일 때문에 서로 떨어져있다가 몇 달 만에 만났어요 남편을.
15년 전에 캠퍼스에서 만나 일 년 반 연애하고 바로 결혼해서
가진 것 없이 단칸방에서 시작했었죠.
그 당시 스쳐지나간 다른 남자들과는 달리
남편은 안정감을 주는 따뜻한 사람이었네요.
학생이었을때도 손수 만든 샌드위치를 싸가지고
교실 앞 잔디밭에 돗자리 깔고 나 수업 끝나기를 기다렸다 같이 먹었죠.
잠깐 떨어져있다 만났더니....더 반가워요.
이 사람은 십오년동안 변함이 없구나..하는 맘이 들어요.
외국으로 나와 피곤할 법도 한데
아침이면 나 피곤할까봐 더 자라며 자기는 벌떡 일어나서
양배추 디톡스 쥬스 만들어두었다가 갈아주고,
애들 스쿨버스 타는 곳까지 데려다주고 와서는
집에서 늘어져서 쉬고싶을텐데
나 공부하는 곳까지 또 함께 가서는 혼자 도서관에서 자기 공부 하며 기다렸다 같이 와요
감정기복 있는 내가 짜증을 부릴 때면, 조용히 나가서 초코렛을 사다 주며
또 그날이 가까워 오나 보다고 하죠..
외국이니까 이래도 된다며 헤어질 때 길에서도 뽀뽀해주고,
집에 혼자있을 때는 진공 청소기 온 방 다 돌려놓고,
밤에는 마누라 공부하라며 자기가 애들 다 재우고,
자기 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서로 떨어져서 힘들었던 이야기 하며 도닥여주고,
같이 좋은 설교 동영상 보면서
우리 다시 힘내서,
우리 힘들게 한 누구도 용서하고,
새로 온 누구누구 더 도와주고 그러자고..
그러고 나보다 먼저 죽기 없기..이렇게 약속하고 손 꼭잡고 잘 때..
이런게 행복인가 싶어요.
인생이 늘 잘 풀리는 것도 아니고,
누구하나 완벽한 것도 아니고..
우린 가진 것도 없고, 미래도 불확실한 일 투성이지만..
행복은 항상 작은 것으로부터 마음에 스미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남편 생각하면 고맙고, 미안하고, 짠하고 그래요.
저의 성장환경은 불우했는데,,남편 생각하면 항상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