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베스트글에 남편이 직장에서 돈도 많이 벌어오고,
가정적이어서
가사일도 도맡아 하고, 주말에는 아이랑 잘 놀아준다고 하죠.
하지만, 내가 얘기를 하면 공감을 해 주지 않아, 벽 같이 느껴진다고요.
화를 낸 적도 없고요.
친구가 거의 없고, 가정 위주로 지낸다고요.
행복하지가 않아서, 이혼 얘기를 꺼냈다고 하는데
남편은 회피에 가깝게 별 다른 반응 없이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고요.
댓글에 비슷한 남편과 사는 몇분은 그 고통을 공감하구요.
대부분은 그 정도 남자면 나를 주라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100% 만족시키는 사람은 없다고 결혼을 유지하라고 했구요.
아이들 봐서 가정은 유지하고, 차라리 외도를 권하기도 하구요.
아내의 이혼 얘기에 반응없는 남편을 보니,
남편이 자신의 특징을 잘 알고 있고,
자기쪽에서는 어떤 결정도 할 수 없음을 아는 듯 해요.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되, 상대의 적극적인 행동에 따라 결과가 정해지는 상황요.
아내는 남편이 자신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달라 애원을 하거나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하자는 등 논의를 기대하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으니 답답한 상황요.
저는 그 남자 보면서 톰행크스의 포레스트 검프가 생각났어요.
자신의 길을 최선을 다해 가는 남자요.
날마다 꾸준히 한길로 쭈욱.
이런 사람은 평소 성실이라는 단어를 삶의 전반에서 실현하기에, 위기가 없이 평탄한 삶이 가능하죠.
이러한 삶은 게으름, 미루기 같은 유예, 떠넘기기 등의 유혹으로 점철된 인생을 사는
다수의 사람들의 삶과는 다르죠.
보통의 사람들은 그 남자처럼 욕망이 절제된 성실한 사람들과 달리 희노애락이 심한 굴곡선을 그리며
거기에서 나오는 수많은 스토리를 공유하며 살죠.
그 남자는 극단적으로 성실한 경우이고, 보통 사람들은 싫지만 성실하려고 노력하죠.
그 남자 같은 사람과는 서로 공감대 형성하기가 힘들구요.
가정이든 직장이든 제 일을 정확하게 하고, 그 공간을 벗어나면
최선을 다했기에 뒷얘기는 필요없는 거죠. 결과도 좋구요.
문제는 함께 사는 아내는 희노애락이 점철된 보통의 아내라는 거죠.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고, 이성에게 인기도 좋은 그녀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지는 좌절과 희노애락을 경험하는.
그래서, 자신의 좌절과 희노애락을 함께 나누는 것이 중요한 보통의 사람.
저는 그 남자를 잔잔한 남자라고 생각해요.
그릇의 크기에 따라 강 같은 남자, 바다 같은 남자이기도 하고요.
거기에는 풍랑도 없고, 폭포도 없고.. 고요와 평화가 있죠.
잔물결 마저 없이 잔잔하게 흐르는 강물이나 바다의 고요한 물처럼요.
저는 이 고요와 평화가 환영 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