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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병 아이와 그간 쌓인 감정을 풀었어요

조회수 : 2,336
작성일 : 2016-02-01 15:25:34
중2인데 말그대로 중2병이 심하게 왔었어요
그 전에도 좀 그랬지만 작년 한 해 정말 정말 힘들었어요
남편 저 아들 셋 다 말 없고 각자 투명인간처럼 지냈어요
자식이 엇나가니 부부 사이도 힘들어지더라구요

그러다 얼마 전에 차로 억지로 학원을 데려다주는데
제가 이성의 끈을 놔 버릴만큼 못된 말만 골라하는 아이에게 너 오늘 학원 가지 말라면서 그 자리에서 폭발했어요
제가 그동안 자식에게 쌓인 말을 막 하니 아이도 질세라 그동안 쌓인 얘기를 하더라구요

제가 놀랐던 건 아이가 초등학교 때 얘기를 하는 거에요
엄마는 내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4학년 때까지 날 신경이나 썼냐고 그러더군요
그 말 듣고 놀랐어요
그때 저는 시어머니 중병 걸리셔서 혼자 독박 쓰며 매일 밤낮 없이 병간호 하고 시어머니 돌아가시자마자 시아버지 치매 걸려 또 그 뒷바라지 했어요
아이가 어리니까 울 친정엄마한테 맡겨도 되겠지 안일하게 생각했어요
제가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든 시기에 아이한테 나름 신경 써준다고 했는데 아마 그렇지 못 했겠죠 아이 입장에서 항상 엄마는 우울하고 아빠는 무서웠겠죠
근데 아이도 상황을 아니까 이해해주겠지 괜찮겠지 생각했어요

그러다 친정엄마가 이년 전에 돌아가시고 그때부터 아이의 반항이 매우 심해졌어요 아마 저보다 더 엄마같은 외할머니의 부제가 컸겠죠
아이가 그러더군요 자기는 초등학교 때 너무 힘들었는데 맨날 엄마는 집에 없고 있어도 항상 울상에 날 정말 사랑해주긴 했었냐고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엄마가 미안하다 너에게 미안할 일인데 미안한 줄 모르고 그저 반항하는 너를 원망했다
너가 옛날 일을 마음에 두고 있는지 몰랐다 너가 어리니까 할머니 사랑 만으로 충분할 거라 생각했고 너도 대충 상황 아니까 이해할 거라 생각했다 엄마가 안일하고 이기적이었다 이러면서 저의 속 얘기를 했어요
그때 엄마도 할아버지 할머니 병간호에 경제적으로 육체적으로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엄마도 사람인지라 힘든 걸 너에게 숨기지 못 했다 미안하다 사과했어요 그때 널 못 챙겨주고 사랑주지 못 한 거 지금부터라도 잘 챙겨주겠다 했어요

근데 신기한 게 그날 대화 이후로 서로 어색하긴 한데 아들이 집에 오는 길에 아이스크림도 사다주고 늦으면 늦는다고 연락도 주고 방에만 있던 아들이 거실로 나와 같이 무한도전도 보면서 웃고 그러더라구요
아직 사춘기 지날려면 좀 기다려야겠지만 많이 발전한 것 같아요
제가 많이 부족한 엄마였나봐요 그래도 제 마음 알아준 아이한테 넘 고맙고 작은 변화지만 조금씩 행복한 것 같아요
아이가 아무리 어린 것 같아도 부모와 자식도 사람 대 사람이라는 것, 부모의 상황과 부모의 마음을 아이가 이해 못 할 것 같아도 차근차근 설명해줘야 한다는 거 이제야 깨닫네요

문득 떠오르는 건
정말 제게 지독하게 굴었던 시부모님이었는데 그분들 병간호 하느라 정작 내새끼 마음에 상처를 줬나 싶어 새삼 또 원망하게 되더군요...저도 그때는 참 착했네요 남편이 너무 가부장적이기도 했고....그런 남편도 나이가 드니 그때 미안하다 사과하고 집안일도 도와주고 조금씩 유해지더라구요

앞으로 우리 가족 더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IP : 223.62.xxx.5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행복하세요.
    '16.2.1 3:28 PM (61.80.xxx.7)

    자식이 부모가 잘 알지 못했던 지난 상처를 꺼냈을 때 바로 사과하는 원글님은 참 좋은 부모에요.
    많은 부모들이 기억도 못하거나 이해못하거나 자기입장만 늘어 놓고 오히려 또다시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거든요.

  • 2.
    '16.2.1 3:32 PM (14.47.xxx.73)

    그래도 서로 속말도 하고 희망이 보이네요
    저흰 갈등의 원인이 게임이라 해결이 나려나싶어요ㅜ ㅜ

  • 3. ...
    '16.2.1 3:34 PM (121.182.xxx.36)

    아드님도 착하고 원글님도 좋으신 분이네요
    자식이라도 솔직하게 사과 잘 못하잖아요 세가족 앞으로는 자주 대화하시면서 풀어나가세요

  • 4. 짤쯔
    '16.2.1 4:07 PM (116.37.xxx.157)

    짝짝짝

    응원합니다. ^^
    아드님 많이많이 안아주세요
    첨에는 엉덩이 쭉 뒤로 빼고 어색해해도 은근 좋아하더라구요
    아직 애기네요

  • 5. 저도 그게 제일 원망
    '16.2.1 4:10 PM (118.32.xxx.51) - 삭제된댓글

    딸이 고1 아들 중1 올라가자마자 시어머니 쓰러져서..
    지금 8년째예요.
    재산물려받은 큰아들 ..시누 몰라라하니
    소심한 남편이 독박쓰고 여적입니다.
    얼마나 많은 일을 겪었겠어요..
    딸은 공부를 나름 잘하니 무나하게 대학가겠지하고 방치하고..
    절대 무난하게 대학안가는걸 몸으로 징하게 느꼈죠.
    아들은 아직 어리다고 방치하고
    부부가 시어머니병수발에 형제간의 모략에 시달렸어요.

    아들이 그시기 사춘기를 진하게 하고..
    대학가니 예전의 순댕이귀요미로 컴백하고 있어요.
    우리애들 한참 뒷바라지해야할 그시기에 방치한게
    제일가슴아픕니다.
    차라리 돈은 시간지나니 별로 아까운 생각도 없는데..

    아들은 대학2학년 올라가는데
    지금도 엄마는 날 안사랑하는구나??..이런 농담을
    하루종일(방학이라)내뱉어요.
    그때마다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너라고 말해요.

  • 6. ....
    '16.2.1 4:53 PM (223.62.xxx.50) - 삭제된댓글

    원글님 축하드리고...장하십니다~~^^
    저도 큰아이...사춘기도 오기전에 마음의 문을
    닫으려던 아이...제가 변하려고 노력하니 어느날
    불쑥 던지듯 묻더라고요. 자기 어렸을때ㅡ유딩때
    ㅡ 왜 자기를 지지하지 않고 한번도 자기편이
    아니었냐고....ㅜㅜ
    머리에서 종소리나게 한방 먹은 느낌이었어요.
    근데 그때 제가 바로 사과했네요.
    변명 일절 안하고 미안하다고 엄마가 너를많이
    사랑 했지만 사랑하는 법, 표현하는법을 몰랐다고
    지금은 엄마도 많이 후회하고 고치려고 하고 있다고요.
    그러자 아이가 쿨 하게 제 사과를 받더니...신기하게
    그날 이후 그 이야기는 전혀 입에 담지 않더군요.
    그리고 사춘기도 수월하게 넘어가고 있어요.

    원글님 댁에도 이해의 꽃이 피었네요.
    사과하신 원글님도 받아준 자녀도 훌륭하십니다.

  • 7. ㅠㅠ
    '16.2.1 5:12 PM (223.62.xxx.41)

    고생하셨습니다..
    행복하세요..ㅠㅠ

  • 8. ㅠㅠㅠ
    '16.2.1 6:17 PM (118.139.xxx.93)

    아웅...눈물날라 그래요..
    그 시절 가족 모두가 힘들었네요...
    앞으로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특히 아이의 앞날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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