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식이라고 생각하고 쉽게 던지는 말이, 사람을 상처 주는 경우가 많아요.
3년 사귀고 결혼이 오가다 시어머니 되실 분의 한마디에 크게 상처를 받았어요.
남친이 직장도 없는데 결혼을 추진하더군요. 저도 준비가 안됐어요.
이유는 어머니가 나이가 들어간다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저 보고 결혼할 때 돈을 얼마나 준비할 수 있냐고 해요.
저희 집 가난해요. 결혼할때 돈 몇백 주는 수준이에요.
제가 1년 정도 벌면 또 몇백 벌겠지요. 그 돈 합치면 천만원 정도 되겠다 말씀 드렸어요.
대뜸 그 돈으로 어떻게 결혼을 하냐고 해요.
결혼을 해도 우리가 결혼하거든요. 제 마음의 거리는 제 3자일뿐인 분이 제 결혼의 주체가 되어서
상황에 따라 추진하는 것도 아니고, 제 마음에 상처까지 주더군요.
그렇죠. 그 돈으로 어떻게 결혼을 하나요? 그러나 그 말이 상처가 돼요.
내가 돈 없는 게 내 잘못인가요? 그 후로 결혼 자체에 회의적이 되더군요.
나는 아무도 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표정을 상대가 캐치하고 상처 받는 경우가 많아요.
예전에 놀러 갔는데요. 여러 부서 사람들이 섞이다 보니 서먹함도 있고 부들부들 하지 않았어요.
저한테 농 걸면 제가 다 받다 보니, 그날 인기가 좀 있었습니다.
제가 술을 잘 못하는데, 그날 술도 좀 마시고 차에서 관광버스 아줌마처럼 춤추고 놀았어요.
제가 춤추면 야시까리하지 않고, 상당히 코믹해요. 막춤이면서 제가 춤감각이 있어서 봐줄만 해요.
그런데, 그 꼴이 아니꼬왔는지, 나중에 뽑은 사진을 보니 똥 씹은 표정을 하고 있는 여자가 있군요.
내가 누군가에게 거부감을 주는 존재라는 사실이 엄청 상처가 됐습니다.
그 후로 적극적으로 나서거나 사람들과 친분을 쌓는 것 자체에 회의적이 되더군요.
성의 있는 대화까지는 아니어도 대꾸 정도는 기대했는데, 묵살하면 상처를 받아요.
사람에게 어떤 말을 꺼내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지 경험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그냥 아무 말이나 하죠.
사람에 따라서는 부적절하기도 할 겁니다. 그러면 대충 대답하는 시늉이라도 하고,
약간 미소만 띠어 줘도 무안하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말을 먹더군요. 표정도 없어요.
서울대 법대 나와 행시 패스한 어떤 여인이 말입니다.
저는 상처가 되더군요. 내가 가볍게 나마 함께 말 섞을 만한 상대 조차 되지가 못 하구나.
저는 인기가 아주 좋았어요. 저는 그 인기의 비결이 잘 나서가 아니라, 누구든 그 사람을 존중하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사람들은 존중하지 않더군요.
가난해서, 밥맛이라, 나 보다 못배웠다고.
저는 알게 모르게 사람 무시하는 그 사람들이 언젠가 나 아닌 누군가에게라도 꼭 상처를 돌려 받았으면 하고 간절히 바랍니다.
실제로 결혼에 태클 건 시어머니 되실 분 집안에 재앙이 닥쳤을 때,
3년간의 교제에도 불구하고 걱정하는 마음이 들지 않았어요.
똥씹은 표정 지은 애는 천년만년 잘 나갈 것 같이 도도하더니, 지금은 집에서 논다고 해요.
평소에도 잘 날 것도 없는 커리어로 그 잘 난척을 하더니.
그 행시걸은 뭐 잘 나갈 것 같지는 않아요. 누군가에게 나는 너를 거부하지 않고, 너의 말을 무시하는 것은 너를 무시하는 것과 같기에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태도가 없는 사람이 잘 나갈리 없잖아요.
잘 나간다면 그러다가 제발 딱 고꾸라졌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