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남자들이 많은 중공업 대기업에 다니고 있어요.
공대를 나왔고, 업종이나 근무 분위기가 그렇다 보니 항상 남자들과만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4년전 쯤, 남편이 근무하는 부서로 여사원 한명이 부서이동을 해서 왔다고 하더라구요.
부서에 서무를 제외한 유일한 여사원이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있어요.
연말 송년회는 항상 가족모임으로 하는데, 덕분에 세번정도 보기도 했구요.
그 여사원도 결혼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아이도 있고.
송년회 때 그 여사원은 항상 아내들 이야기 하는 쪽에 끼어서 같이 어울리고 이야기하고 했는데
성격 자체가 애교가 많더라구요. 얼굴도 참 이쁘게 생기고.
그래서인지 부서에 있는 모든 분들이 다 챙겨주고..그런 것 같이 느껴졌어요.
저는 집에서 아이 키우는 입장인지라
그 여사원이 속으로 좀 부럽기도 했어요. 밖에 나와서 남자들 많은 곳에서 저렇게 어울리면서 이쁨받고..일하고 있는 모습이
저랑 좀 비교되는 것도 같아..제가 은근히 그 여사원을 신경썼었나 봐요. (여러 의미로요..)
남편은 회사에서 그 여사원과 어떻게 지낼까..그 여사원을 어떻게 생각할까..괜히 궁금하기도 했구요.
그런데..최근에 남편 휴대폰을 보다가
(남편 후배가 카톡으로 계좌번호를 보냈고, 제가 그걸 볼 일이 있었어요. 남편은 옆에 있었구요)
그 여사원이 남편에게 고맙습니다. 잘 먹을께요~ 라는 카톡을 보낸걸 봤어요.
남편 답장은 고생하고 내일 봐. 정도였구요.
그래서 옆에 있던 남편에게 물어봤더니..그 여사원이 요즘 일이 많아서 계속 야근을 하는데
먼저 퇴근하는게 미안해서 조각케익을 사주고 퇴근했다고 하더라구요.
그게 고마웠는지 카톡을 보내온 것 같다고.
남편을 오해하거나 하는게 아니예요. 바람을 피운다..뭐 이런식으로 생각하는것도 절대 아니구요.
그 이후에 더이상 뭘 묻지도 않았고, 물을 필요도 못느꼈고 싸우거나 하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그냥..이건 무슨 기분인지 모르겠어요.
남편이 다른 여자에게 베푼 저정도의 호의도 이해 못하고 제가 지금 기분이 이상한건지..
아니면 평소에도 조금 신경쓰였던 여자였기 때문인지 (정말 이쁘고 귀여웠거든요...)
전 정말 속이 좁아 터진건지...
사회생활을 하면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싶으면서도 묘하게 기분 나쁜 이건..그저..제가 속이 좁은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