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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소년의 마음 속 온도

..... 조회수 : 4,729
작성일 : 2016-01-22 07:26:16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sisa&no=653350






마음속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
-  영양 수비 초등학교 6학년 1반 정 여 민 -

여름의 끝자락에서 바람도 밀어내지 못하는 구름이 있다. 그 구름은 높은 산을 넘기 힘들어 파란 가을 하늘 끝에서 숨 쉬며 바람이 전하는 가을을 듣는다..
저 산 너머 가을은 이미 나뭇잎 끝에 매달려 있다고 바람은 속삭인다.
내 귓가에 속삭이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 집에는 유난히 가을을 좋아하고 가을을 많이 닮은 엄마가 계신다.
가을만 되면 산과 들을 다니느라 바쁘시고 가을을 보낼 때가 되면 ‘짚신 나물도 보내야 되나 보다’ 하시며 아쉬워 하셨다.
그러시던 엄마가 2학년  가을, 잦은 기침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큰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해보라는 결과가 나왔다.

우리 가족들은 정말 별일 아닐 거라는 생각에 오랜만에 서울 구경이나 해 보자며 서울 길에 올랐다. 그러나 예상과 다른 결과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암3기’라는 판정이 나왔다.
꿈을 꾸고 있다면 지금 깨어나야 되는 순간이라 생각이 들 때 아빠가 힘겹게 입을 여셨다.
“혹시 오진일 가능성은 없나요? 평소 기침 외에는 특별한 통증도 없었는데요.”
무언가를 골똘히 보던 그때의 선생님은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미소를 우리에게 보이셨다. 세상의 모든 소음과 빛이 차단되는 것 같은 병원을 우리 가족은 한동안 떠나지 못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스쳐 지나가도 우리의 시간은 멈추고만 있는 것 같았다.

집에 오는 내내 엄마는 말을 걸지도 하지도 않으며 침묵을 지켰지만 집에 도착하자마자 토할 것 같은 울음을 저 깊은 곳에서부터 쏟아내었다.
그 울음소리가 너무나 안타까워 나도 소리 내어 울었다. 왜 하필 우리 집에 이런 일이 생겨야만 하는 것일까?
엄마는 한 동안 밥도 먹지 않고 밖에도 나가시지도 않고 세상과 하나 둘씩 담을 쌓기 시작하셨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엄마는 어느 날, 우리를 떠나서 혼자 살고 싶다 하셨다. 엄마가 우리에게 짐이 될 것 같다고 떠나신다고 하셨다. 나는 그 동안 마음 속에 쌓아두었던 울분이 터져 나왔다.
“엄마가 그러면 안되는 거잫아! 엄마는 그러면 여태껏 우리가 짐이였어? 가족은 힘들어도 헤어지면 안되는 거잖아. 그게 가족이잖아!  내가 앞으로 더 잘할께!”
내 눈물을 보던 엄마가 꼭 안아주었다. 지금도 그 때 왜 엄마가 우리를 떠나려 했는지 이해하지는 못하겠다.
엄마를 살리기 위해 아빠는 직장까지 그만두고 공기 좋은 산골로 이사를 가자고 하셨다.
우리가 이사한 곳은 밤이면 쏟아질 듯한 별들을 머리에 두르고 걷는 곳이며, 달과 별에게도 마음을 빼앗겨도 되는 오지산골이다.

이사할 무렵인 늦가을의 산골은 초겨울처럼  춥고 싸늘하게 여겨졌지만 그래도 산골의 인심은 그 추위도 이긴다는 생각이 든다.
어스름한 저녁, 동네 할머니가 고구마 한 박스를 머리에 이어 주시기도 하고,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베트남 아주머니가 봄에 말려 두었던 고사리라며 갖다 주시기도 하셨다. 그리고 엄마가 아프다는 사실에 함께 아파해 주셨다.
이 곳 산골은 6가구가 살고, 택배도 배송 되지 않는 곳이다. 그래서 일부러 사람이 찾아오지 않는다면 사람 얼굴도 못 보겠구나 생각할 무렵, 빨간색 오토바이를 탄 우체국 아저씨가 편지도 갖다 주시고, 멀리서 할머니가 보낸 무거운 택배도 오토바이에 실어 갖다 주시는 것이다. 그것 만으로도 엄마는 너무 감사해 하셨는데 엄마가 암환자라는 얘기를 들으셨는지 ‘구지뽕’이라는 열매를 차로 마시라고 챙겨주셨다.

나는 이곳에서 우리 마음속의 온도는 과연 몇 도쯤 되는 것일까? 생각해 보았다.

너무 뜨거워서 다른 사람이 부담스러워 하지도 않고, 너무 차가워서 다른 사람의 상처 받지도 않는 온도는 ‘따뜻함’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이지 않아도 마음으로 느껴지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 질 수 있는 따뜻함이기에 사람들은 마음을 나누는 것 같다. 고구마를 주시던 할머니에게서도 봄에 말려두었던 고사리를 주셨던 베트남 아주머니도,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산골까지 오시는 우체국 아저씨에게도 마음속의 따뜻함이 전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이 산골에서 전해지는 따뜻함 때문에 엄마의 몸과 마음이 치유되고 다시금 예전처럼 가을을 좋아하셨음 좋겠다고 소망해 본다.

“가을은 너무 아름다운 계절 같아!” 하시며 웃으셨던 그때처럼 말이다..


IP : 61.101.xxx.111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
    '16.1.22 7:34 AM (39.124.xxx.80)

    대단한 소년. 천재 맞네요.
    좋은 글 가져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 2. ㅇㅇ
    '16.1.22 7:48 AM (107.3.xxx.60)

    세상에 초등6학년이 어떻게 이렇게
    속깊은 글을 쓸까요
    너무 아름답고 애잔하고 따뜻한 글이네요
    엄마 꼭 완치됐으면 좋겠어요.

  • 3. 감사
    '16.1.22 8:37 AM (49.171.xxx.34) - 삭제된댓글

    감사합니다.
    13살딸에게도 읽어보게 하려구요.
    눈물나고 아름다워요.
    요즘 뭔가가 아름답다고 느껴진게...얼마만인지....

  • 4. 제제
    '16.1.22 8:43 AM (119.70.xxx.159)

    천재소년의 글

  • 5. 간절함으로..
    '16.1.22 8:51 AM (116.40.xxx.17)

    꼭 기적이 일어나서
    이 어린이 가족이 건강해지길 기도합니다..

  • 6. 아침부터
    '16.1.22 9:00 AM (118.100.xxx.41)

    글을 읽다가 울었습니다.

  • 7.
    '16.1.22 9:13 AM (221.138.xxx.184)

    어머니 나으시기를...

  • 8. 여민이 어머니
    '16.1.22 9:16 AM (121.155.xxx.234)

    꼭 병마 이겨내시고 따뜻한 가정 지키시길 기도합니다

  • 9. ....
    '16.1.22 9:23 AM (211.172.xxx.248)

    링크도 가보세요. 더 많은 시와 사진이 있어요.

  • 10.
    '16.1.22 9:24 AM (223.62.xxx.16)

    아름다운 글이네요
    어떻게 어리소년이 이런글을 쓸수있는지 신기하네요
    꼭 치유되시길 바랍니다 !!

  • 11. ..
    '16.1.22 9:26 AM (210.217.xxx.81)

    엄마가 저런 아들 두고 어찌 떠나요 꼭 건강해지실꺼에요..

  • 12. 얼마전에
    '16.1.22 9:31 AM (1.236.xxx.144)

    영재발굴이란 프로에 나왔어요.
    어찌나 글을 잘쓰는지... 원래 말수가 적었는데 엄마가 아픈후부터 더 말수가 없어졌다고 하더라구요
    엄마 병때문에 산골오지에 살면서 걱정을 잊으려 책읽는것과 글쓰는 몰두하더군요.
    받은 상장도 엄청 많구요. 보면서 많이 울었어요. 저 엄마 살려달라고 마음속으로 기도 많이 했구요ㅠㅠ

  • 13. ㅠㅠ
    '16.1.22 9:44 AM (180.230.xxx.194)

    영재맞네요
    어머님께서 암 이겨내시고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네요

  • 14. ...
    '16.1.22 10:11 AM (125.176.xxx.215)

    아침부터 눈물이 나네요
    저 감성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엄마가 꼭 나으시길
    짧은 글이지만 아름답고 슬픔이 느껴집니다.

  • 15. ㅇㅇㅇ
    '16.1.22 10:13 AM (219.240.xxx.151)

    큰 작가가 되어서 많은이들에게 좋은글로 감동을 주는 삶을 살았음 좋겠네요..정말 6학년이 쓴 글이라고는 믿기질 않아요.

  • 16. 감사
    '16.1.22 10:14 AM (175.211.xxx.108)

    저도 어머니께서 하루 빨리 좋아지시길 바랍니다.
    행복한 일상으로 가족 모두 행복해 지시길..

  • 17. 따뜻함
    '16.1.22 10:23 AM (110.8.xxx.206)

    아침부터 글 읽고 우네요...
    저 아이 가족모두 행복했으면.....

  • 18.
    '16.1.22 10:27 AM (125.182.xxx.27)

    눈물나네요 글도 마음을녹이는 따뜻한글이네요
    아이도잘생겼고
    자라면서 차갑게변하지않았음하는바램이네요

  • 19. 부디
    '16.1.22 10:33 AM (116.40.xxx.2)

    착한 마음이 주변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기를.
    꼭 툭툭 털고 일어나는 엄마를 볼 수 있기를.

    ... 글이 과하게 어른스러워 부담되네요. 6학년 그 나이의 눈으로 보는 세상이 더 값진 것이예요.

  • 20. . .
    '16.1.22 10:40 AM (211.209.xxx.154)

    꼭 나으시길. .

  • 21. 이거요
    '16.1.22 10:56 AM (119.70.xxx.159)

    이 어린이의 글을 제 휴대폰에 저장하려면 어떻게 하는지요?
    좀 가르쳐주세요.
    두고두고 보고 친한 친구들에게 보내주고 싶어서요.

  • 22. 어쩜
    '16.1.22 11:15 AM (182.222.xxx.32) - 삭제된댓글

    이렇게 글을 잘 쓸 수가 있을까요?
    내용도 아이의 생각도 너무 깊고....타고난 글빨이네요.
    아이가 엄마의 회복으로 얼른 행복해지길 기도합니다.

  • 23. 어머
    '16.1.22 11:20 AM (182.222.xxx.32) - 삭제된댓글

    잘 생기기까지.....
    의젓해요. 명필에....글솜씨가 어린아이의 것이라고 보기
    힘들정도로 달필입니다. 어른이 쓴 것보다 훨 잘 써요.와~~
    정말 훌륭한 작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 24. ..
    '16.1.22 12:44 PM (119.18.xxx.198) - 삭제된댓글

    글이 수채화 같은데요
    애 마음이 예술이네요

  • 25. ..
    '16.1.22 12:47 PM (119.18.xxx.198) - 삭제된댓글

    글이 수채화 같은데요
    도시 아이들한테 나올 수 없는 글빨 ..
    역시 산골소년이네요 ㅎ

  • 26. ..
    '16.1.22 12:58 PM (119.18.xxx.198) - 삭제된댓글

    글이 수채화 같은데요
    도시 아이들한테 나올 수 없는 글빨 ..
    역시 산골소년이네요 ㅎ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지녔을 만한 품성으로
    자연을 아름답게 표현했네요

  • 27. ..
    '16.1.22 1:02 PM (119.18.xxx.198) - 삭제된댓글

    글이 수채화 같은데요
    도시 아이들한테 나올 수 없는 글빨 ..
    역시 산골소년이네요 ㅎ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지녔을 만한 품성으로
    자연을 서정적으로 그려넸네요

    아이의 재능이 엄마의 병도 낫게 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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