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 선생님 자격이 있을까요?

꼬모띠 조회수 : 1,629
작성일 : 2016-01-22 02:59:52
교사를 목표로 진로를 변경하려는 직장인입니다
교사는 적성을 특히나 타는 직업이라던데
제가 아이들을 진정 좋아하는건지 판단이 서질 않아요
기본적으로 손아래 사람들에게 무한 애정을 보내는 사람이라고
저스스로 믿어 왔어요

미운짓을 해도 밉지 않고 그보다 문제가 뭔지 같이 찾아보고싶고
아무리 어려도 인격적으로 대하는게 맞다 믿고
뭔가를 가르치는데 있어서 아이가 이해를 못해도 답답하거나 짜증한번 안나고
그럼 이렇게 생각해 볼까? 하면서 아이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설명을 개발하는게 즐겁더라구요

주변에서는 넌 딱 교사 체질이라 인정해주고
저 스스로도 교사만큼 숭고한 직업이 없다 생각했습니다
운이 좋게 품성이 뛰어나신 선생님들을 유년기에 많이 만났었는데
그때 제가 받은 소중한 경험들을 또 아이들에게 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요

근데 너무도 헷갈립니다
이런 마음들이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과 별개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부쩍들어요
일단 전 아이들과 농담 따먹기하는걸 즐기지 않아요
수업이나 고민 상담 이외에
아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웃고 떠들 자신이 없어요
그나마 중고등학생과는 대화가 된다해도
초등학생의 그 유치한 장난들을 마주하면 굳어집니다
제가 그릇이 작은 것 같아요
진심으로 아이들과 같이 뒹굴며 재밌게 어울리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우스꽝스러운 행동도 섞어가며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는 선생님들
존경스럽습니다 그치만 저는 그럴 그릇은 아니란 생각에 착잡한 심정입니다

또하나는 교사가 되면 수업보다는 보육에 더 초점을 맞춘다던데요
남한테 지시하는걸 제가 견뎌낼수 있나 싶어요
아주 세심한것까지 이거해라 저거는 하지말아라
우유곽은 이렇게 접어라 우유 한모금도 안남기고 먹었냐
쓰레기는 쓰레기통 정중앙에 넣어라
이런 것들을 관리하는 것까지 교사의 역할인데
(그게 아이에게 중요한 일임을 알면서도)
그런 말을 몇십년 반복하는 저를 보면서 비참함을 느낄것 같아요

엠비티아이로는 ESTP인데 정이 없이 목표지향적인 타입이라
아이들을 인격적으로 대할순 있을지언정
애정과 관심(어떻게 보면 감시)로 아이들을 대할수는 없을것 같구요

초등교사로서 아이들에게 해주고픈게 참 많고
교육관련 다큐를 보며 눈물흘리며 감동하기도 하지만
저같은 사람은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선생님 실격이 아닌가 싶네요

학부모 입장에서 혹은 교단에 서신 분들이 보시기에 어떤가요?
아이들에게 피해가 되는 거라면 제 욕심으로 밀어부치고 싶진 않아요
IP : 211.36.xxx.244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꼬모띠
    '16.1.22 3:14 AM (211.36.xxx.244)

    수업준비 열심히 하고 차별없이 아이들에게 잘하지만
    직장 동료 대하듯 사무적으로만 아이들을 대한다면
    초등교사로서는 부적격이겠죠?
    원체 정이 없어서 걱정이네요

  • 2. 미미
    '16.1.22 3:21 AM (211.217.xxx.7)

    아이들에게 부적격이 더 걱정이신가요
    아님 본인이 일할때 적성이 안맞을까 가 더 걱정이신가요
    제가볼땐 서로 힘들것 같구요 차라리 원글님 성격엔
    학업 중심의 고등이나 대딩이 맞지 않을까요
    이상 초등 선생이었슴다

  • 3. 우리
    '16.1.22 3:21 AM (14.34.xxx.210)

    학교 다닐 때 초등교사들이 다 정이 많은건 아니었잖아요?
    사람도 노력하면 쬐끔은 변하니
    함 도전해 보세요.

  • 4.
    '16.1.22 3:25 AM (223.62.xxx.120) - 삭제된댓글

    뭐 이런 선생님.저런 선생님 다 있고 그걸 겪는 것도 아이들한테는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글에서 느껴지는 건 생각이 너무 많으신 분이에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발목을 잡는...
    자아가 강하신 분인 것 같고요.
    제가 주위에 보면 저학년일수록
    자의식 별로 없고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편,
    생각을 깊이 파고들지 않는 사람이
    본인의 행복도 면에서 봤을때는 버티기 유리해요.
    "아...내가 몇십년을 이런 자질구레한 일까지 하며 살아야 할까" 이런 생각 자체가 없이
    그냥 우유 남기지말고 먹어~!!!하고 마는 사람 쪽이 견디기 쉽겠지만
    막상 일을 시작도 하지 않고는 님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몰라요.
    님의 걱정대로 될 수도 있지만
    나는 뭐뭐는 하기 싫다라는 틀을 확 깨고 변할 능력이 있는 분일지도 모르고
    그건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모릅니다.
    정 걱정이 되신다면 고등학교 쪽을 생각해보세요.

  • 5. 미미님
    '16.1.22 3:25 AM (211.36.xxx.244)

    감사해요
    둘다 걱정이죠 서로 행복했으면 하거든요
    특히 아이들이 저로 인해 피해를 보면 안되구요
    제가 나이가 들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달라짐을 느끼는데요
    위에 설명한 성향들은 크게 변함이 없을까요?
    어린 나이엔 유치한게 너무 싫다가 조금씩 나이가 들면서
    유치한것도 귀엽다 느껴지며 포용하게되는 그런거요

  • 6. 원글
    '16.1.22 3:36 AM (211.36.xxx.244)

    솔직히 고등학교 가고 싶어요^^
    고등학생들과 있을때는 시간가는 줄도 모르게 즐겁더라고요
    사소한 대화를 해도 통하는 느낌이 들어서 수업을 마칠때쯤이면 더 힘을 받아 오기도 하고요
    중학생은 그게 덜하고
    초등학생은 더욱 덜해지고요
    정말 부끄럽지만 중등 임용고시 구멍을 뚫을 자신도
    경제력도 시간도 없어서
    초등을 생각하는거라 아이들에게 죄스런 맘이...있어요
    나이들면서 점점 어린애들까지도 이뻐보이니
    저 스스로한테 혹시나 하면서 기대를 걸고 있구요

    생각이 많다는거 뜨끔했어요^^;;

  • 7. ㅇㅇ
    '16.1.22 8:34 AM (118.100.xxx.41)

    전 어릴때 아이들 자체를 싫어했어요. 그리고 중고등학교 다니면서 몇몇 선생님에 대한 안 좋은 기억들이 있어서 교사라는 직업이 싫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강요에 사대를 가게되고 어쩌다보니 교사의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번도 제가 교사라는 적성이 나에게 맞는다 생각한 적이 없네요. 저의 꿈은 과학자나 연구원이 되는거였거든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건 교사의 적성은 별 특별한게 없다는 겁니다. 내가 맡은 학생에 대한 책임감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책임감이란 교사가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필요한 자질이겠죠.

  • 8.
    '16.1.22 11:00 AM (183.98.xxx.150)

    35년간 중고교사로 재직했던 사람입니다.
    님의 성격은 고등학교 교사로서는 적격입니다.
    어느정도 인격이 형성된 아이들과 학습적으로
    교류하다보면 그에 따른 감정교감까지 되거든요
    중학생만해도 학습적인거 이상으로 함께 농담하고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며 우스꽝스러운 농담과 비어까지도 받아넘길 수있어야 버틸수 있거든요
    그런데 초등은 임용이 쉽지만 중고는 너무 어려워 걱정이네요..
    퇴임 전 교육대학원 졸업하고 1년간 기간제교사로 온 남자선생님이 있었는데 밖에서 보는 것과 너무 다르다며 1년 버티고 나가서 주유소 차렸답니다.
    학교가 수업외에 일도 많고 학생과 학부모 대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만 대기업에 다니는 제 딸을 보니 남녀 차별 없고, 상하 차별이 없는 좋은 직장을 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 9. 원글님 생각이 맞을 거예요.
    '16.1.22 11:16 AM (124.54.xxx.63)

    아이들은 한 해가 달라요.
    중 1과 중 2는 같은 아이들이 아닙니다
    초등과 증등은 더 차이나겠지요??
    고등학생은 작은 어른이라 할 수 있지만
    초등 중등은 그냥 아이입니다.
    아이랑 어른은 달라요.

    아이들이 어릴수록 감성적인 부분이 필요하고
    나이가 들수록 이성적인 면이 먹히죠.

    원글님이 아이들을 잘 돌보고 아이들과 잘 지낸다 하더라도
    아이들이 원글님을 따르는 감정이 부담스러우실 수도 있어요. 그 감정이 공감이 안되어서요..그러면 아이들에게 미안한 감정에 맘이 편치 않을 거예요.

    그런데 아이들의 그런 본능적인 애정표현에서 무한한 에너지를 얻는 유형들이 있답니다.
    그리고 그런 분들은 처음부터 초등교사를 선호하죠

  • 10. ......
    '16.1.22 11:58 AM (59.24.xxx.81) - 삭제된댓글

    중등남자아이들은 같이 수준 맞춰주고 농담해 줘야 좋아하더라구요.
    학교에서 남자샘들이 아이에게 해 줬다는 얘기 들어보면 야한 얘기도 있고 웃긴 것도 있고 여자샘들은 자기성형하러 갔던 얘기 등등 아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가며 수업시간을 끌고 가더라구요. 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23089 피부관리실 정기회원권을 끊었는데요. 1 뭘까 2016/01/28 1,356
523088 나옷좀입는다하는40대분들..ㅠㅠ 옷좀골라주세요 33 눈누난나 2016/01/28 15,209
523087 그래도 가장 선명하게 깨끗하게 발색이 되는건 베네피트 인듯한데... 립스틱 2016/01/28 572
523086 마주 보고 대화할때요. 고개내려 앞사람 옷 쳐다보나요? 6 ..... 2016/01/28 1,152
523085 검색어에 앵커브리핑 3위!! 다음 2016/01/28 629
523084 박수홍이야 말로 진짜 동안이네요.. 4 ㅇㅇ 2016/01/28 2,555
523083 문재인.박근혜는 하나도 안지키는데 안철수만 지켜야 되나? 1 .... 2016/01/28 537
523082 새아파트 줄눈과 탄성 4 2016/01/28 2,600
523081 코리아엑스포제, 한국 아동학대 문제 원인 집중 조명 light7.. 2016/01/28 393
523080 병아리콩은 어떤 맛인가요 6 콩사랑 2016/01/28 4,599
523079 응팔 마저 볼까요? 13 ;;;;;;.. 2016/01/28 1,708
523078 한의원에서 진찰하는 게 뭔가요? 증상에 대한 원인도 알 수 있나.. 2 한의원 2016/01/28 688
523077 키몸무게 봐주세요 7 ㅇㅇ 2016/01/28 1,181
523076 9주차 임산부, 설날에 시댁에 안가도 괜찮을까요? 50 번식중 2016/01/28 7,879
523075 손석희 앵커브리핑~~~!!! 25 사이다 !!.. 2016/01/28 3,905
523074 대학교 정시 합격자 발표 4 끝났나 2016/01/28 2,523
523073 중학생 아이 옷 서랍장 있어야 할까요?(침대 서랍이 있어요) 3 ㅇㅇ 2016/01/28 1,171
523072 오사카 사시거나 잘 아시는 분? 9 에고 2016/01/28 1,600
523071 초등졸업식때 대외상 시상 9 졸업 2016/01/28 1,725
523070 요즘 본 영화 이야기. 7 부귀영화 2016/01/28 1,433
523069 이 친구가 저 싫어하는거죠? 전 어떻게 해야 하는거죠? 7 ..... 2016/01/28 1,854
523068 하루에 10시간 공부해도 대입실패하는 경우 많나요? 9 ㄹㅇㄴ 2016/01/28 2,626
523067 엑셀에서요..줄의 글이 다 보이게 할려면..ㅠㅠㅠㅠㅠㅠ rrr 2016/01/28 1,154
523066 꿀단지 드라마 부성 2016/01/28 719
523065 초년운이 별로이신 분들 계신가요? 7 . 2016/01/28 9,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