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딱 30년 채운 아파트에 8년째 사는대요.
들어올 때 리모델링 많이 하고 왔는데살다보니 그것도 낡아가구요.
녹물 필터 색깔은 점점 진해지고, 여기저기 한번씩 고장나서 일이십 만원씩 자잘하게 깨지구요.
무엇보다 지겨워서 이사 한번 가고 싶어요.
애가 아직 중딩이라 기숙사 딸린 특목고 가면 2년, 일반고 가면 5년 더 이 동네 살아야 하는데
한번씩 치고 올라오던 이사에 대한 욕망때문에 갈등되네요.
집 가까이 새 아파트가 좀 있으면 입주하는데
거기 지나갈 때마다 꼭 갖고 싶은 장난감 가게 지나는 애 마냥(너무 비싼 장난감이죠^^;;)
내내 돌아보이고 그래요.
수납고민 좀 안 하고, 드레스룸이랑 보조주방있는데서 나도 더 나이들기전에 함 살아보고 싶어요ㅠㅠ
쉰 넘어 주름 자글자글하면 파우더룸인들 뭐 반가울까 싶구요.
이참에 가진 돈 다 긁어 한번 들어가 볼까요?
지금 집 팔고 세금, 등기 다 하고 나면 있는 돈 다 써야 하긴 하네요.
계속 지금 집 살면 얼마라도 더 모으긴 하겠죠.
근데, 집값은 오히려 새 집이 올랐으면 올랐지. 지금 집은 앞으로 몇년간은 계속 잠잠할 것 같거든요.
남편은 애 고등 들어갈때까지 참고 살고, 돈이나 더 모으면서 애 진학 상황 봐 가며 결정하자 하구요.
애는 온갖 시스템 갖춘 새 아파트 혹하긴 한데, 학교가 지금보다 15분쯤 더 멀어지니 그게 걱정이고
대청소나 함 다시 하고 마음 다 잡을까요?
아니면 이참에 한번 저질러 볼까요?
인생 짧은데, 참 뭔 일마다 결정을 잘 못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