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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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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화장실 치우라는 방법도 가지가지

요물냥 조회수 : 1,540
작성일 : 2016-01-21 20:02:53
가끔 보면 진짜 집사라는 단어가 진짜
사람 vs 냥이 관계에서 스스로의 위치를 정확히 표현하려고 
쓰는 단어라는게 실감나요. 

지금 이 방에서 컴퓨터 하고 있었는데, 
마루에서 주무시던 냥님이 방 문 앞에 오신 느낌이 들어서 휙 돌아보니
이쁜 고양이자세로 앉아 두 눈을 아주 똥그랗게 뜨고 빤히 올려다 보더라구요.
지금 뭐해??? 이런 표정으로. 뭐하는거양? 딱 요 느낌으로. 
그래서 제 배위에 올라와 꾹꾹이하고 싶어 그러나 싶어 옆으로 의자를 쓱 돌리고
못 본척 하고 있었죠. 오시라고. 그래야 체면 안 구기고 오시거든요.

그랬더니 계속 그 '뭐해?' 갸우뚱? 이 자세인거에요. 
그래서 왜그러시냐고, 이리 올라오라고 하면서 사진이나 찍었죠.
그랬더니 앞 방 (두 방이 마주보고 있고 문이 다 열려있음), 자기 화장실 있는 방으로 쓱 가는거에요.

그래서 아하~ 화장실 간다고 얘기한거구나!
알았다고, 얼른 하면 내가 치워준다고 그랬죠.
그랬는데 그 방에 앉아 딴청하면서 먼산 바라보는거에요.
그러더니, 내가 자기 거기 있는거 본 지 확인한 후,
또 다른 방, 안방에 침대로 가요.

그래서 뭐하는거냐 도대체. 
화장실 안 가냐. 
같이 땅바닥에 앉아서 그랬죠. 

그랬더니 총총총 또 혼자 가면서 침대로 펄쩍 뛰어 올라 자리잡는거에요.
뭥미??? 하는 기분으로 넌 대체 왜그러냐, 뭐하자는거냐, 하여튼 못 말린다, 등등의 헛소리를 했어요.

그러다가 눈에 띠는 것이...
땅바닥에 희미하게 보이는 (안방 불이 꺼져있었음) 화장실 모래랑 먼지.

아까 정말 잠깐 쓰레기 밖에 내 놓느라고 나가있었는데,
그새 화장실을 사용한거죠. 
그러고선 내가 금방 안 치우니(전 집에 있을땐 얘가 화장실 갔다온 후 금새 치워드려요)
한마디로 "왜 안치우고 뭐하냐?? 설마 (니가 할일을) 모르냐??" 
이런거죠.

기분은 황당하면서도 위대하신 분 같아요.

IP : 125.129.xxx.24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진주귀고리
    '16.1.21 8:07 PM (122.37.xxx.25)

    ㅎㅎ 담엔 더 신속하게 치워드리세요. 저희집 냥이는 밥 다먹고나면 밥그릇을 내동댕이칩니다. 스텐레스그릇이라 무시할 수 없는 소리가 나죠 ㅋ

  • 2. ...
    '16.1.21 8:09 PM (115.140.xxx.189)

    ㅋㅋㅋ
    그러게요 그렇게 뜻이 있는 데도 원글님은 헛소리?를 하시고 말이죠,,,
    고양이는 안키우지만 가끔 지인의 거처에서 고양이를 만나는데 이 녀석이
    저 옆에 오기전에 꼭 발톱으로 톡톡 의자를 친답니다
    옆에 온다는 소리겠죠,,,살짝 자리를 비켜주면 눈을 내리깔면서 옆에 와서 자리잡고 엎드려서 가르릉 거려요
    얼마나 이쁜지 몰라요,

  • 3. ...
    '16.1.21 9:22 PM (222.237.xxx.47)

    전.....매일 아침 집사 깨운다고 화장대 화장품 떨어뜨리는 냥이 모시고 삽니다...
    앞발로 떨어뜨리면서 슥 저를 꼭 쳐다봐요...........

    그래서 화장대 위를 다 치웠더니, 이젠 제 명치에 대고 꾹꾹이를 .....
    인간의 급소를 정확히 아는 냥이예요..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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