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현재 부모님이 살고 있는 집을 급하게 팔아야 하는데,
급매가 안 될 거 같다고 제 명의만 빌려달라는 부탁을 했어요.
가족의 개인회생 문제 등등 얽혀 있어서 본인 명의로 하면 안 될 거 같아
그나마 집도 아직 없고 미혼이라서 걸리는 거 없는 친구인 저에게 어렵게 말을 꺼낸 모양이더라구요.
그런데 일단 불법적인 일에 얽히는 거 싫고(명의 대여 불법 맞죠?ㅜㅜ),
자유직이라서 당장 생각해도 국민연금, 건보료 등등 오르는 문제도 생각나고.
답정녀 같긴 한데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명의는 빌려주지 않는 게 낫겠죠?
3년 전에 친구에게 명의대여 부탁을 받고 쓴 글이에요.
좀 생각해보다 거절하고 쿨한 척 했지만 내내 마음 한 구석이 찜찜했었어요.
친구가 명의를 빌리려고 했던 상황이 빌리지 않으면 망한다 같은 급박한 상황도 아니었고
가난한 저에 비해 친구는 부자이기도 하고요.
자신의 돈을 쓸 생각을 하면 아마 해결 가능한 상황이었을 거예요, 지금도 별 문제 없이 살고 있구요.
그걸 안 하기 위해서 명의를 빌릴 생각을 하는 게 좀 황당했어요.
게다가 친구가 다른 친구들에게는 아무에게도 부탁하지 않고 오직 저에게만 저런 말을 꺼냈었다는 걸 알고
기분이 더욱 나빠졌었구요.
나는 만만해보이나? 찔러보고 안 되면 잃어도 되는 친구라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내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다가 조금 아까 좀 따져물었는데
미안하다고 하긴 하네요. 그렇게 기분 나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곤 하지만.
따져보면 시원해질까 했었는데 아니군요-_-
어째 기분이 더 찜찜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