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82쿡에서 응팔에 관련하여 글을 쓰지 않으려 했지만,
다른 일을 하다가도 욱-하고 올라오는게 있어서 글을 적습니다.
싫으신 분들은 패스 하시길...
저도 끝난 드라마를 가지고 이렇게 말하는 것도 웃기고,
도대체 이렇게 설명해야 하는 이유도 모르겠고,
반대로 이렇게 설명해야 하는 드라마를 만든 원호&우정도 이상하다고 생각될 정도니까요.
응팔은 지난 응사나 응칠을 봤던 분이라면아시겠지만
원래 복선이나 숨은 그림찾기가 가득한 트렌디 드라마입니다.
그리고 드라마의 시선이 남자주인공이 아닌,
여자주인공에 의해서 움직이고 결말도 맺어진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설령 그걸 모른다고 하더라도,
그걸 모르는 시청자가 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장르 자체를 코믹 가족극이라고 설정하였고
친절하게도 "쌍팔년도 쌍문동, 한 골목 다섯 가족의 왁자지껄 코믹 가족극"이라고
처음부터 못을 박고 시작한 드라마였습니다.
지난 응칠 제작시 제작환경의 어려움은,
케이블 TV에서 초창기 드라마를 제작해본 스텝이라면 누구나 알 정도로 어려웠고,
KBS에서 승승장구하던 신원호 PD나 이우정작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했고
그 결과로 원호&우정은 제작의 주도권을 갖게 됐습니다.
그리고 제작한 응사가 성공을 거두었습니다만은....몇 가지 교훈을 얻었죠.
처음부터 남편후보를 여러명 내세워,
아 이남자도 저남자도 그리고 요남자도 멋있고,
그렇게 멋있는 남자들이 좋아하니까
누가 되더라도 시청자들은 응원해주겠지?
(그야 말로 판타지 아닙니까?)
그리고 나정이의 시선과 쓰레기를 극 초반에 노출했고,
그래서 반전의 상황을 만들고자,
절절한 칠봉이에게 넘어가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만들게끔
극 후반에 칠봉이에게 너무나 힘을 쏟아주다보니
결과는 아시다시피 칠봉이 패는 죽어라 하고 쓰레기를 욕하고
쓰레기 패는 죽어라 하고 칠봉이를 욕하고,
나중에는 나정이를 죽어라 하고 욕하는 상황까지 됐습니다.
그래서 응팔은 2년여의 시간동안
남편찾기와 함께 누구나 볼 수 있는 가족극.으로 만들었고,
극 초반에 남주를 직접 노출 시키지 않고,
그 존재가 잊혀지지 않게 숨은그림 찾기와 복선으로 노출 시키는 방법을 택한 겁니다.
1회부터 김정환이 치고 나온 건 이와 반대되는 거겠죠.
그럼, 여기서 왜 도대체 원호&우정은 이렇게까지 했는가?
...라는 의문이죠?
몇 번의 댓글에도 달았던 적이 있긴 하지만,
헉습 능력은 시청자에게만 있는게 아닙니다.
학습 능력은 원호&우정에게도 있습니다.
하지만 원호&우정이 이번에도 실수를 했습니다.
어남류라는 말을 파생시키고,
시청자들이 남편을 착각하게 만드는 것 정도를 기대했는데,
일부 시청자들이 어남류 프레임에 갇혀 드라마 자체의 흐름을 읽지 못할 거라는 건
그들의 입장에서는 생각치 못했겠죠.
(어떤 댓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막장 드라마가 인기 있는 건 다 이유가 있는데 원호&우정이 몰랐나 봅니다)
전에 칠봉이 팬들이 격분한 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칠봉이의 퇴장에 전혀 친절하지 않았고,
지나친 쿨병이 불러온 첫사랑 DC까지.
(모르는 분 계실까봐 설명하자면 나정이랑 쓰레기랑 애를 셋을 낳고 칠봉이 집에 전세로 삽니다.
그런데 칠봉이가 전세를 시세보다 낮게 주죠. 유명하게 회자되는 첫사랑 DC가 바로 이겁니다.)
그래서 그 학습의 결과로 정환을 멋지게 퇴장시켜 줬더니,
또 불만입니다.
하지만 40대가 된 정환이가 나오고 동룡이가 나오는 건,
정말 드라마를 남편찾기로만 끝내게 되는 오류를 범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이 드라마의 장르는 원호&우정이 내세운,
그래서 친절하게 응팔 소개에서도 말했고,
각족 포털 사이트에도 등록되었듯이 가족극'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19,20화에 대해서도 말이 많지만
선우&보라의 문제와, 보라의 아버지와의 갈등 해소를
17,18화 정도에 해줬으면 참 좋았겠지만,
그러면 남편 마무리를 19,20화에 했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있을 수 밖에 없는 시청자가 느낄 지루함과 늘어짐,
그리고 과도한 남편 찾기라는 비판을 과.하.게. 고려하여
택과 덕선의 사랑 이야기를 앞회에서 끝낸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건 많은 포털 댓글에서 달렸듯이,
우리는 그들이 단순히 커플이 되었습니다.라고 끝나는 걸 원치 않는다. 달콤한 연애시절이 보고 싶다!!!!라고 외치는
시청자들을 나름(?) 배려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유명한 드라마 리뷰어인 닥터콜'이라는 분이
자신의 리뷰에 댓글로 단 내용 중에 공감이 되는 표현이 있습니다.
택=겨울, 덕선=봄, 선우=여름, 정환=가을로 표현하며
카이와 겔다로 택과 덕선을 표현한 건 너무나 절묘하다고 생각합니다.
"겨울이 녹아 봄이 되듯이.." 라는 변진섭의 그대 내게 다시.라는 브금이 깔린 것도 정확했구요.
마지막으로, 숨은그림 찾기나 복선에 짜증나는 분들이라도
덕선이가 "스스로의 용돈"을 모아서 산 "노랑색 자켓"을 입은 건 "택"이 앞에서만 이었다는 걸,
동룡이가 "네가 좋아하는 사람은!"이라는 충고를 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이것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뭐 그 외에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숨은그림이나 복선은 많지만,
사실 그걸 찾아보는 건 VOD로 여러번 돌려보고,
DVD나 블루레이가 나왔을 때 사는
열성적인 분들을 위해서 작가나 감독이 준비한 서프라이즈 선물이라고 생각하는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정환, 덕선, 택이 분명히 우리에게 즐거움을 줬지만,
응답하라 1988의 다른 출연진도 우리에게 큰 기쁨을 준 건 누구도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드라마가 일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2달 여동안 분명히 우리를 즐겁게 해준 드라마를
평점 1점짜리로 매도해 버리는 작금의 사태가 답답하여 글 올립니다.
(네이버 평점이 이제 4점으로 올라가긴 했지만, 타 드라마에 비해서 과연 응답하라 1988이 10점 만점에 4점짜리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