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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어머니께 돈봉투 던졌던 사연

jl 조회수 : 5,451
작성일 : 2016-01-19 11:28:14

저기 회사봉투에 돈 넣었다는 며느리 이야기 보다 생각이 나서.

며느리 시어머니 옹심 이야기 아닙니다.


결혼하고 나서 처음으로 시골에 계신 어머님이 저희 집에 오셨을 때 이야기예요.

20년 전이네요.

돌아가실 때 제가 봉투를 준비해 용돈 하시라고 드렸어요.

미리 드리기 뭐해서 택시 타시기 바로 직전에 드렸어요.

그런데 어머님이 한사코 안 받으시는거예요.

정말 택시 앞에 두고 십분은 실랑이를 한것 같아요.

근데 저는, 제 상식으로는 시어머님이 처음 오셨고 시골로 돌아가시는데

용돈을 안드린다는게 상상이 안돼서 정말 필사적으로 드렸어요.

마지막으로 택시에 타는 어머니 주머니에 막 찔러넣었더니만

택시에 탄 후 어머님이 봉투를 밖으로 휙 던지시는 거예요.

저는 절대 질 수가 없었지요. ㅋㅋ

그래서 떠나는 택시를 뒤에서 잡아서 살짝 열린 문 안으로 휙 던져 넣었어요

택시는 그대로 떠났구요.

푸하하.


나중에 그 이야기를 큰 형님께 했더니 형님이 웃으시더라구요.

동서 대단하네 아직까지 아무도 성공한 사람 없었는데....하면서요.

결혼 당시 남편이 박사과정이었고 제 수입으로 사는 형편이어서

어머님이 용돈 받기가 많이 괴로우셨나봐요.

하지만 그땐 그런 생각을 못하고 그냥 제 생각만 했지요.

물론 그때 하도 고생을 해서 그 다음부터는 용돈 안드렸어요^^

시골 갈 때 드리려고 준비해갔다 결국 못드리고 온 적도 있었거든요.


그냥, 그때 생각이 나서 적어봤어요.

택시 창문으로 봉투 던지고 던져 넣고 하던 기억이 하도 웃겨서. .....^^



IP : 125.186.xxx.121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16.1.19 11:30 AM (112.169.xxx.164)

    두분다 대단하시네요
    시어머니가 두고두고 '분하다!' 하셨을까요?ㅎㅎ
    여전히 사이가 좋으실 것 같네요

  • 2. ㅇㅇ
    '16.1.19 11:35 AM (121.168.xxx.41)

    저는 시댁 다녀올 때 어디 두고 오면서
    어머님 어디에 용돈 좀 놔두고 왔다고 전화하고...

    시어머니는 제 가방에 본인이 준비한 봉투 넣어놓아요.
    집에 와서 가방정리 옷정리 하면서 알게 되죠.

    금액 차이는 있지만 저희는 이렇게 주거니 받거니 합니다.

  • 3. ..,
    '16.1.19 11:36 AM (125.177.xxx.179) - 삭제된댓글

    제목만 보고 막장며느리 사연인줄 알았는데...
    읽고보니 예쁜 사연이네요 ^^
    남편 뒷바라지에 힘들었을텐데 시어머님 용돈까지....
    가정교육 잘 받으신 분이네요
    저도 울시어머님께 잘해드려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 4. 전 반대 경우요
    '16.1.19 11:40 AM (222.121.xxx.210) - 삭제된댓글

    시댁에 있는 동안 드리면 도로 저희 머무르는 방에 갖다 놓으실까봐.. 집에 가는날 차에 탄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파바박~~!!!! 드리고 출발하는데 어머님이 출발하는 차창 살짝 열린틈으로 던지며 손자 주라고 소리치며 도망가신 기억이 ㅎㅎ
    이후로 지주 이래 하는데 농담반진담반 창문 열렸나 확인점검하라는 대학생 울아들 ㅋㅋㅋㅋㅋ

  • 5. 우리 친정엄마
    '16.1.19 11:51 AM (119.198.xxx.75)

    같으시네요‥ 저 신혼때 엄마가 3시간 거리의
    집에 놀러오셨는데‥가실때 차비를 드렸더니
    죽어도 안받으시고 제손에 쥐어 주셔서
    엄마 택시 타실때 주머니에 넣었더니
    택시 타시자마자 창문으로 획~
    그땐 정말 눈물 났어요 ㅠㅠ
    제생활 어려운거 알고‥
    용돈드리면 집에 와서 전화로 얘기하십니다
    어디 서랍에 도로 넣어놘다 ‥ㅜㅜ
    지금은? 잘받으세요‥제가 살만큼 살게되서 ㅋ

  • 6. 저두
    '16.1.19 11:59 AM (175.192.xxx.186)

    숨바꼭질하느라 힘들어요.
    잘 못 숨기면 못 찾으실까봐 걱정되고요.
    어떤때는 며칠 지난 후 혼나요. 거기다 숨겨놓고 왜 얘기 안했냐고
    거기 들춰보지 않았으면 그냥 잃어버릴뻔 하지 않았냐고,, ㅠㅠ

  • 7. ....
    '16.1.19 12:13 PM (223.62.xxx.65)

    좋은하루 되세요.^^

  • 8. 점둘
    '16.1.19 12:17 PM (116.33.xxx.148)

    제 시아버지는 작은아버지와 똑같이
    10만원 줬다고 억울하다고 난리를 피우셨는데
    많이 부럽네요

  • 9. ...
    '16.1.19 1:37 PM (114.204.xxx.212)

    언제든 얼마든 드리면 그냥 받으시던대요 ㅎㅎ
    더불어 누구는 용돈 이천만원 줬다더라. 하시기에 ㅡ 땅을 이억원어치 팔아간 모양이죠
    제 정신에 이천 용돈이 말이되요 ? ㅡ 했죠

  • 10. ㅎㅎ
    '16.1.19 1:39 PM (180.230.xxx.163)

    엊그제 외국 사는 딸이 공항에서 용돈 억지로 쥐어 주려 하길래 " 공항 바닥에 뿌린다" 협박해서 포기시키고 왔어요. 힘들게 번 돈 받기 마음 아파요. 죽을 때 까지 자식들 돈 안받고 잘 살다 가고 싶어요.

  • 11. 외삼촌이
    '16.1.19 4:10 PM (211.210.xxx.30) - 삭제된댓글

    저도 한 십년쯤 전에 외삼촌이 창 밖으로 만원짜리 던졌었어요.
    질척한 바닥에 뒹굴던 접혀진 만원짜리가 눈에 선하네요.

  • 12. 싫어요
    '16.1.19 4:20 PM (175.118.xxx.178)

    제 친정엄마가 그렇거든요.큰 돈도 아닌데 평소에는 용돈도 못 드리고 명절이나 생신 때나 좀 크게 드리는데
    그걸 한사코 거절하십니다.매번 실랑이하는 것도 싫어요.
    저한테도 그렇고 올케언니네 한테도 그래요.한번쯤은 눈감고 받으실만도 하구만..
    어쩔 땐 고맙다 하고 받고 그자리에서 반으로 뚝갈라 나누시는 시아버지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들때도..ㅋ
    근데 시어른께서 봉투 바로 열고 나누실 때 충격이긴 했습니다.안 볼 때 나누실만도 하시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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