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엄마에게 정말 쥐잡듯이 혼나고 맞고 살았어요.
그런 저는 정말 움츠러져 있었고
보는 사람들마다 어깨좀 피고 걸으라고 핀잔을 했고
눈치 보고 어두운 아이었죠.
초등학교 일학년때 미니마우스가 그려져있던 예쁜 빨간 시계를
교실에서 잃어버렸는데 몇일을 못찾아 너무 속상했어요.
그런데 어느날 담임선생님이랑 무슨 말을 하면서 선생님이 앞에 있던 선생님 책상서랍을 여는데
그 시계가 있는거예요.
아마 주워서 주인을 못찾아 거기에 넣어놓으셨던지.
근데 그렇게 애태우고 속상해 했던 그 시계가 거기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게 내꺼라는 말을 못했어요. 목구멍까지 맴돌았는데 끝내 말을 못했어요.
그냥 혼날거 같은 마음에.
초등학교 3학년때.
3월2일 첫 3학년 올라가던날..아침에 가서 반을 배정받아야 하는데
그날 늦잠을 잤는지 학교에 늦게 갔어요.
갔더니 반배정이 모두 끝났고 각자 새로운 자신들의 반에 들어가 있던 상태.
근데 발을 동동 구르던 전 교무실에 못 찾아가고...
제 반이 알지 못한채 그냥 시간 때우다 집에 들어왔어요.
그러고는요. 한달을 책가방을 매고 학교에 가서
학교 뒤 담벼락 땅바닥에서 도시락을 펴 먹고 하교시간까지 시간 때우다가 집에 돌아갔답니다.
교무실에 찾아갈 용기도, 엄마에게 말할 용기도 없었어요.
아주 단순한 이유로.
엄마한테 혼.날.까.봐.
한달뒤 학교에서 집으로 전화가 갔고 발칵 뒤집어졌죠. 아빠가 낮에 집으로 돌아오시고
얼마나 추궁을 당했는지.
결국엔 사실대로 끝내 말 못하고..
동네 나쁜 애들과 어울려 학교는 안가고 뒷산에도 가고 놀러다니는 그런 나쁜아이로 결론지어졌어요.
겨우 초등학교 3학년..10살 딱 되던 그 시점에 제가요.ㅎㅎ
그 이후 많은 시간을 거치면서
어른이 되면서 저는 단단하고 단단해져서..
지금은 그때의 저와는 아주 정반대이지만.
가끔 어릴때의 제가 생각나요.
지금은 어린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인데
제 아이가 저 같은 아이가 되지 않게 하는게 제 소망인데.
저도 사람인지라 가끔 신경질적이 되어 애를 심하게 혼내게 되면
얼마나 반성하고 반성하는지.
벌써부터 엄마를 무서워하고 눈치보는 아이와 제 어린시절이 자꾸 겹쳐 말이죠.
마음을 다잡고 다잡고 또 다잡습니다.
혼내고 화내고 때리고 어떤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엄마의 아이는 망쳐질수밖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