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3학년인데 취업이 되어 오늘 첫출근을 합니다.
어제 저녁엔 아들이 잘 먹는 생선회랑 해물탕을 해줬어요.
옛날에 임신해서 우유 천미리랑 쵸코파이 한통을 앉은 자리서 다 먹고
귤도 한꺼번에 스무개씩 먹어 치우고서는 배가 불러
남편과 손잡고 같이 운동 다녔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언제 이렇게 세월이 흘렀나 싶어요.
그러고 보니 그때 일 마치고 온 남편은 고단하기도 할텐데
한번도 안한다 소리 없이 배불뚝이 아내랑 늘 함께
운동 해주던 그 자상함은 지금도 변함이 없네요.
그땐 당연하다고 생각해 고마움도 몰랐는데 저두 이제야 철이 드는건지..
여유로운 형편이 못되어 아들에게 용돈을 늘 부족하게 줬더니
일도 하기 전에 벌써부터 첫월급 받음 그 달은 자기 소원풀이
다 할거라는 아들의 말에 조금은 미안하기도 하고..
돈벌면 자기 생활비는 내겠다는 아들을 보니 또 대견하여
내가 돈복은 없어도 남편 복 자식 복은 쌍으로 터졌구나 싶으고..ㅋ
키울때도 어찌나 순하던지 정말 넘 편하게 키웠어요.
백일울음도 없이 밤 9시에 자면 아침 7시까지 대부분 푹 잤었고
애기때부터 아파서 열이 펄펄 나도 안보채고 어찌 그리 잘 놀던지
지금 생각해도 그게 참 신기해요.
울지를 않으니 우리 남동생이 오죽하면 일부러 엉덩이를
꼬집어 울음 소리를 듣고 싶어 할 정도로 순했어요.
엄마라고 저를 찿을 땐 딱 배 고플때만 울었던 것 같고
서너살 무렵엔 제가 어쩌다 낮잠 잔다 싶음 티브 소리도 알아서
제일 작게 하고 봐서 제 자식이지만 어린것이 참 기특하더라구요.
학교생활도 잘해 교사들도 저만 보면 아들 칭찬하니
부끄부끄하여 나는 몸둘바를 모르겠더라는..
정말 단 한번도 속썩힌 적이 없이 잘 커준 것 같은데
아들의 새로운 출발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래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