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번역할 수 없는 말들의 사전

물주형 조회수 : 3,052
작성일 : 2016-01-11 19:41:49
이런 책이 있더라고요. 불어판이 먼저 나왔고 
영어판이 2014년에 나왔다고 합니다. "번역할 수 없는 말들의 사전". 

Dictionary of Untranslatables: A Philosophical Lexicon. 
아마존 링크는: http://www.amazon.com/Dictionary-Untranslatables-Philosophical-Translation-Tr... of untranslatables

외국어 공부 하다보면, 
아 이 말은 한국어로는 정녕 번역되지 않는 말이다, 
이 말이 그쪽 언어에서는 그렇게 흔히 널리 쓰는 말임에 반해, 
그에 대응할 한국어 어휘가 없거나 있더라도 거의 쓰이지 않는다는 것은 무슨 뜻이냐... 
같은 잡념에 빠질 때 있어요. 

영어에서 integrity 이 말도 그런 말. 
moral integrity, artistic integrity, 이런 구절로 쓰는. 
자신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음, 높은 이상을 ("품질"도, 예술의 경우엔) 언제나 지킴... 이런 뜻인데,  
영한사전에선 "진실성"으로 역어를 주고 있어요. 하.. 과연? 

generous, generosity, 이 말도 
예를 들어 "Jane Marcus was a passionate thinker and her generosity was legend." 이런 문장에서, 뒷부분을 "그녀의 너그러움은 전설이었다"고 한다면 영한 사전이 주는 역어대로 번역한 것일 뿐이죠. generosity와 "너그러움"은 같을 때도 있지만, 같지 않을 때가 훨씬 더 많은 말들이라서. 

그럼 generous, generosity가 무슨 뜻이냐고 누가 묻길래, 
"타인의 행복, 복지를 위해 내 시간과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쓰는 경향" 이것이 그 의미의 핵심이고, 
이건 사실 나와 그 타인의 관계가 평등한 경우에만 성립할 때가 많아서, 우리말의 "너그러움", "베품"처럼 관련자들 사이에 상하 관계를 전제하는 말들과는 사실 맞지 않는다! 

하여튼, 
원칙적으로 어떤 언어에서 어떤 언어로든
번역불가.. 라는 것은 성립할 수 없고 무엇이든 번역할 수 있다고 보기도 해야겠지만, 
어떤 어휘와 어떤 개념이 어떤 이유에서 번역이 까다로운가... 이것은 장난삼아 해보더라도 
많은 재밌는 생각들로 이어질 수 있는 일일 겁니다. 

한국어로도 같은 작업을 위의 저 책과 별개로 누가 하고, 
저 책은 얼른 번역되고, 그랬으면 좋겠네요. 
IP : 203.229.xxx.4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션꼬느리
    '16.1.11 7:46 PM (125.136.xxx.194)

    그래서 외국어는 여러게를 깊게 할수록 좋죠. 아무리 의역을 하려해도 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고 그 것을 아는 즐거움은 외국어를 한 사람만 아니..

  • 2. ..
    '16.1.11 7:53 PM (112.148.xxx.2)

    비슷한 단어로 commitment가 그런 것 같아요. 헌신이라고 하기에는..뭔가 딱 떨어지지 않는 ..
    Dictionary of Untranslatables: A Philosophical Lexicon 사러갑니당. 이래서 82를 끊을 수 없네요. ㅎㅎ
    양질의 정보 정말 감사합니다.

  • 3. ..
    '16.1.11 7:56 PM (218.234.xxx.185)

    공감백배입니다.

    번역하다 보면 정말 그런 단어들 많아요.
    integrity도 그렇고...제 경우는 loyal, engagement도 그렇더군요.
    1대1 대응이 안 되니 하나의 단어로 옮기면 뭔가 부족하거나 의미가 살짝 틀어지는 느낌이랄까요.

    한국어를 외국어로 옮기는 번역도 마찬가지, 아니 그건 좀 더 심하겠죠.

  • 4. ..
    '16.1.11 7:57 PM (218.234.xxx.185)

    오, 윗님 빙고, commitment.... 정말 절 미치게 해요.ㅋㅋ

  • 5. tods
    '16.1.11 7:59 PM (59.24.xxx.162)

    아 이 책 정말 사고싶에요. 감사합니다 ^^
    저는 반대로...우리말 어휘중 영어로 바꾸기 힘든 표현이 있어요.
    아깝다, 속상해, 고소한 참기름...이런 말들은 참 어려워요

  • 6. 물주형
    '16.1.11 8:03 PM (203.229.xxx.4)

    순수히 이 주제로
    어디 카페라도 만들까.. 누가 만들면 매일 가서 볼텐데... 이런 생각 잠깐 했던 적이 있어요.
    외국어 전공자들이 모여서, 번역불가인 말들에 대해 얘기하기. 축적되어갈수록 참 재밌는 무엇들을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카페는, 없는 것 같고.

    commitment, loyal, engagement, 이런 말들.

  • 7. 데미
    '16.1.11 8:08 PM (194.199.xxx.238)

    Vocabulaire européen des philosophies: Dictionnaire des intraduisibles

    프랑스어판은 대놓고 '유럽'언어만 취급하는군요. 아마 지네들끼리는 비슷하면서도 똑같지는 않은(엉? 사이비?) 단어들이 많아서 그걸 좀 교통정리할 필요가 있었던 것 같아요.

  • 8. ..
    '16.1.11 8:10 PM (112.148.xxx.2)

    그러게요. 꼭 이 주제가 아니라도 외국어에 조예가 엤는 사람들끼리
    뭔가 스터디 같은 거 하는 것도 참 좋겠단 생각 많이 했다는. ㅎㅎ 서로 자극도 받고.
    외국어는 해도해도 끝이 없고. 물어볼 사람도 없고. 그렇지요.

  • 9. 물주형
    '16.1.11 8:19 PM (203.229.xxx.4)

    그런데 정말 "고소한 참기름"은 영어로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지금 사전을 찾아보니 aromatic이라고. -_-; "(고소한 커피)향 참기름"인가.
    우리말의 "고소한"엔 감정적 만족이 담겨 있는 것같네요. 그런가 하면 영어로는,
    우리말이 그러듯이 세밀하게 오감의 변화나 정신적 충족감을 음식맛을 대상으로 묘사하진 않는 거 같고요.
    국이나 찌개가 "시원하다"가 대표적인 예일 것같고.

  • 10. 한국말을
    '16.1.11 8:29 PM (125.129.xxx.212)

    영어나 다른 외국어로 번역하기 힘든것도 얼마나 많은데요.

    '가슴 앓이'같은거 영어로 절대 번역 못해요,

  • 11. 한국말을
    '16.1.11 8:31 PM (125.129.xxx.212)

    영어로 번역 안되는 최고는 한국말에서 찾음 될것 같네요

    똑같은 제목으로 한국말에 관한 서적이 나왔음 굉장히 특별하겠네요

  • 12. 감사합니다
    '16.1.11 8:31 PM (180.150.xxx.116)

    Dictionary of Untranslatables: A Philosophical Lexicon

  • 13. ..
    '16.1.11 8:39 PM (218.234.xxx.185)

    색깔을 나타내는 그 무수한 우리말 표현들...의성어, 의태어들...그걸 무슨 수로 다른 언어로 옮기겠어요.
    파르족족한 입술이 결코 blue lips는 아닐 텐데요.

    아, 이런 대화 넘 잼나요. ^^

  • 14. 물주형
    '16.1.11 8:45 PM (203.229.xxx.4)

    왜 그 수전 손택이 작가들에게 주었던 조언,
    “Love words, agonize over sentences. And pay attention to the world.”

    나는 말을 사랑합니다.
    ㅋㅋㅋㅋ 그렇게 말하고 싶어질 때 있습니다...;;; 많습니다...;;

  • 15. 미테
    '16.1.11 8:48 PM (59.9.xxx.6)

    흥미로운 글이예요^^
    '답답하다', '한' '정' 도 영어나 유럽어에 없죠. 지금 떠오르는게 없는데 은근 많아요. 문화의 차이겠지요.
    저에겐 이태리어에서 카톨릭 용어가 일상속에 너무 뿌리 깊어 아주 세밀하게 많은데 도저히 번역 불가능. 신부님도 계급이 어찌나 많은지. 저쪽 외국인들이 불교문화권 번역하려면 마찬가지일거에요.

  • 16. 미테
    '16.1.11 8:51 PM (59.9.xxx.6)

    파르족족한 입술은 viola lips겠네요.

  • 17. 알롱지
    '16.1.11 9:21 PM (39.115.xxx.183)

    Dictionary of Untranslatables: A Philosophical Lexicon.
    번역할 수 없는 말들의 사전, 저장합니다. 감사해요.

  • 18. 미테님
    '16.1.11 10:37 PM (218.234.xxx.185) - 삭제된댓글

    viola...비올라라는 악기명 외에, 제비꽃의 학명이기도 하네요. 그런데 파르족족한 입술이라 할 때는 색깔만이 아닌, 약간의 병색을 함축하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번역이 어렵다는 거죠. ^^

  • 19. 미테님
    '16.1.11 10:38 PM (218.234.xxx.185)

    viola...비올라라는 악기명 외에, 제비꽃의 학명이기도 하네요. 그런데 파르족족한 입술이라 할 때는 색깔만이 아닌, 약간의 병색을 함축하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번역이 어렵다는 거죠. ^^

    viola lips하면 색깔도 색깔이지만 제비꽃처럼 작고 예쁜 입술로 읽힐 것만 같은....그러니 의미가 틀어지는 거고요.

  • 20. 부럽당....
    '16.1.12 2:21 AM (92.111.xxx.187)

    저도 여기 껴서 대화 나눌 수준이 됐음 좋겠어요~

  • 21. 감사합니다.
    '16.1.12 5:21 AM (175.200.xxx.109)

    Dictionary of Untranslatables: A Philosophical Lexicon

  • 22. 감사합니다.
    '16.1.12 5:21 AM (175.200.xxx.109) - 삭제된댓글

    Dictionary of Untranslatables: A Philosophical Lexicon

  • 23. 오호라
    '16.1.17 6:49 PM (1.241.xxx.88)

    Dictionary of Untranslatables: A Philosophical Lexicon.. 재미있겠다 하며 아마존 장바구니에 넣어놨어요. 근데 애들과씨름하며 과연 하루에 몇단어나 읽게될려나..ㅎ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7730 답답하네요.. 혹시 최근에 대출받아보신분.. 1 sierra.. 2016/01/12 1,099
517729 영어유치원 2년보내신 분..조언부탁해요 15 ..... 2016/01/12 5,047
517728 예비고1 아들 평소 소화력이 약하고 배에 가스가 1 2016/01/12 752
517727 이사로 인한 소유자와의 갈등 8 bhmom 2016/01/12 1,614
517726 '동성애 반대' 목사, 박원순 시장 출근길 막다가 체포돼 6 세우실 2016/01/12 872
517725 자꾸 졸리고 머리가 무거워요 1 아졸려 2016/01/12 851
517724 근대화거리를 조성해놓고 기모노 체험ㅈ이라니 17 포항시장은 .. 2016/01/12 1,615
517723 대전 남자 눈썹문신 잘하는 곳 추천해 주세요 1 주니 2016/01/12 5,992
517722 보고 배운거 없는 사람.. 요즘 느낌 2016/01/12 787
517721 화가 치밀어요 6 이혼 2016/01/12 1,200
517720 익산은 원불교 성지인가 그런데 아니에요? 3 익산 2016/01/12 1,119
517719 요즘 대학 졸업자들 입사철인데 ........ 2016/01/12 573
517718 홍대입구역 근처 접대할 만한 식당이요~ 3 ㅇㅇ 2016/01/12 1,258
517717 저희 아빠 제사 다음날 휴가를 내겠다는 남편.. 속상한 제가 속.. 63 소심 2016/01/12 12,629
517716 중학 3학년 2학기중 가장 어려운 단원은?? 4 뭘까요 2016/01/12 872
517715 아이의 혈액형 검사 2 궁금 2016/01/12 761
517714 치인트 재방 곧 시작해요 3회 1 .. 2016/01/12 744
517713 문재인, 삼성전자 첫 여성 고졸 임원 양향자 상무 영입(상보) 21 며칠전 2016/01/12 2,990
517712 지인이 암말기라는데요 14 2016/01/12 4,079
517711 금니대신 사기재질 괜찮을까요 6 ㅜㅜ 2016/01/12 2,227
517710 마트에서 파는 커피음료 중 가장 맛있는 게 뭔가요? 9 커피 2016/01/12 2,440
517709 어제 퇴근 전에 올리려고 했던 기사들을 모아 올립니다. 세우실 2016/01/12 351
517708 서울에 3억 정도에 살만한 20평대 아파트... 어디가 좋을까요.. 39 노처녀 2016/01/12 13,477
517707 4인가족 주부가 받는 생활비 150..의견주세요 38 2016/01/12 8,437
517706 가평역 근처나 남이섬 닭갈비좀 추천부탁드려요 1 땅지맘 2016/01/12 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