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응팔
미워할 수 없는..
그래서, 세번째 듣고 앉았는 꽃노래
덕선이와 만옥이는 자라서
미란이와 선우엄마와 성동일의 나이가 되었고
브라운관이 LED로 바뀐 세월 속에도
TV 속 두 세대의 이야기를 과거와 현재로 공감하고 있으니,
이야기가 늘어진다케도
포맷이 뻔한다케도 대수랴
로맨스니 사랑이니
나이들면 다 사그라들 불꽃인 줄 알았더만
그 시절
월남치마와 뽁은 파마머리 과수댁 아줌씨와
떡진 머리로 아침마다 골목길 쓸던 애 하나 홀아비 사이에도 있었음을
알고 남을 나이가 되었으니,
뽀인트는 덕선이 신랑이 누규?냐가 아니라
쌍팔년도 고딩 덕선이가 성덕선으로
정팔이가 김정환으로
희동이가 최택구단으로 되어가는 과정이고
그 과정속에서 살고 겪고 알아가는 스토리라는 거.
그런 의미에서, 요번 회차 에피소드는 모멘텀.
정팔이가 간발의 차이로
존심때문에 찾아간 이승환 콘서트장앞에 서 있는
쓰레빠 투혼의 덕선이를
반발 앞선 택이한테 뺏기고 한 독백
..아..아주 가끔 우연히 찾아드는 극적인 순간인 타이밍은 왜 내편이 아니데..
..신호등은 왜 또 내 발목을 잡냐..
그러던 그 드립이
..그러나,
..운명은..
..그리고 타이밍은 ..
..그저 찾아드는 우연이 아니다.
..간절함을 향한 숱한 선택들이 만들어 내는
..기적같은 순간이다.
..주저없는 포기와
..망설임없는 결정들이 타이밍을 만든다
..그 녀석이 더 간절했고
..나는 더 용기를 내어야 했다.
..나빴던 건..
..신호등이 아니라,
..타이밍이 아니라,
..내 수많은 망설임이였다..
라는 깨달음으로 바뀌었을 때
여기..여기..
라미란과 똑 같은 태도로 남푠을 대하는 한 여인
한 쪽에 오뚜기 카레 만들면서
십분 안에 이 글 써놓고
애새끼들 불러 밥 먹여야 하는 이 여인은
정팔이의 득도 순간에
카레가루 풀어 놓고,
저어야 하는 순간을 놓쳐 떡을 만들면서도
깨방정 몰아일체, 심심상인, 이심전심을 느끼며
숱한 지루함의 유혹에도
끊지 않고 시청했던 응팔에 대해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