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10년 후를 생각하면 허물어져가는 시골집 마루에 삭아 낡아진 헝겊 쪼가리 같은 노인네가 쭈그리고 앉아 멍한 눈으로 먼 산을 바라보는 그림이 연상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내가 똥을 치우지 않으면 언젠가는 그 똥을 내가 밟게 된다. 똥치우기를 남에게 떠넘기고 '나만 아니면 되' 하면서 똥을 피해 요리조리 살아왔지만, 그런 것을 능력이라고, 성공이라고 선전하면서 살아왔지만 이제 사회는 똥으로 가득 찼다. 못난 놈은 이전처럼 계속해서 똥을 밟으며 사는 것이고, 잘난 놈은 더 이상 미꾸라지 행보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계급모순, 분단모순, 제국주의와의 관계모순이 임계점이 이른 것이다.
학생들이 공부하지 않고 오락게임이나 하고, 연예인 꽁무니나 쫓아다니면 결과는 뻔하다. 어른 사회도 마찬가지다. 사회의 모순구조를 올바로 인식하고 제대로 된 사회구성체를 건설하기 위한 투쟁 대신에 연속극에 눈을 처박고, 연예인들 가십거리에 귀를 들이밀고, 부동산투기에 눈알을 부라린 결과는 똥 천지, 똥통을 만들었다. 이제는 그 똥통속에서 너도 나도 동서지간이 되어 똥칠갑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