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두 달 된 새댁이여요.
시어머니께서 만두를 빚어주셨어요.
(정확히는 어머니꼐서 속하고 피 만드시고 아버님께서 빚은..^^)
제가 고기를 안 먹은 지 10여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원래 만두를 참 좋아해서 초기에는 채식식당 가서 만두 사 먹고 그랬었어요.
그것도 귀찮아서 이제 아예 안 먹는 음식이려니 하고 살았는데
고기 없이 소를 만든 탐스러운 만두를 이~만큼이나 만들어주셨네요.
생각도 못했는데 왕왕 감동이예요.
어찌나 맛있는지 오늘 아침 점심 저녁으로 먹었어요 ㅋㅋㅋ
저희 아버지는 56년 왕십리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왕십리에서 마치셨어요.
명절에 시골에 내려가본 적이 없어요. 마포, 분당 정도..?
저도 서울에서 나고 죽 자라 직장까지 서울에서..가족은 전형적인 서울토박이...
식재료는 다 그냥 사 먹고 사는 줄 알았어요.
시댁이 충주인데 시부모님 두 분은 충주 시내에서 직장 생활 하시는 분이시고,
두 분 다 외가댁 친가댁이 농사를 지으셔요.
주변 친구분들도 농업 종사하시는 분들 많으신 것 같고요.
그래서 과일이며 야채, 쌀 그런 걸 엄~~~청 받으시고 주문하시고 그러세요.
결혼하고 시댁 두 번 다녀왔는데
넘 향긋한 참기름, 들기름 직접 짠 것, 이모님이 직접 양농하신 벌꿀..!
귀한 것들 챙겨주셔서 행복하면서도 신기하더라고요.
또 시어머니께서 음식을 너~~~무 잘 하세요.
제가 떡 좋아한다고 쑥가루 쌀가루 직접 방앗간 가서 빻아서
팥소 만들어서 갈 때마다 떡도 빚어 주시네요. 너무 신기해요!
이것저것 챙겨주시는데 제 입장에서 너무 귀하고 좋은 것들이라
어머 이렇게 받아도 될까 싶은데 어머님 아버님은 오히려
이거 줘도 되니, 저거 줘도 되니 허락 구하시고 주시네요.
먼저 장가 보낸 주변 시어머니들께 교육 받으셨대요.
며느리한테 막 퍼주면 며느리들이 싫어한다고 꼭 허락 받아서 달라는 것만 주라고 ㅋㅋㅋ
(네.. 그런 경우 있져..제 친구는 임신했을 때 시골에서 돼지 한마리 잡아서 올라오셨다고..ㅠ)
지금은 시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비어 있는 시골 집에 결혼 전에 가본 적이 있는데
앞마당에 모과나무, 복숭아나무, 사과나무가 그득그득..
수확하셨다고 보내주셨는데 다 너무너무 맛 좋고 향기 좋고..!
시골에서 직접 농사 짓고 믿음직한 식재료들 너무 귀한 거 맞죠? ㅠㅠ
그리고 며느리가 고기 안 먹는데 고기 먹으라고 잔소리하는 대신
두부랑 콩으로 요리해 주시고 야채만두 만들어주시는 시어머니 시아버지 정말 좋은 분들이시죠?ㅠㅠ
우리 시댁 주변에 막 자랑하고 싶은데 친구들한테 팔불출 소리 들을까봐
82 와서 요로코롬 샤샤샥 자랑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