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기 앞에서는 절대 싸우면 안되겠어요

... 조회수 : 6,106
작성일 : 2015-12-28 15:24:51

남편과는 평소에 사이가 좋고 싸우지도 않아요

그런데 어제 돌 지난 아이 앞에서 처음으로 고성이 오갔어요

남편이 요리를 하고 있었거든요 전 아기를 돌보고 있었고

 

아기가 평소에 부엌싱크대에서 냄비와 냄비뚜껑을 꺼내서 뚜껑을 냄비에 맞춰보며 놀곤 했어요

그 날도 그렇게 놀고 있었고 전 아기가 그렇게 노는걸 보면서 옆에 앉아있었어요

남편은 냄비가 무거워 아기가 갖고놀기에는 위험하니 아기를 데리고 가 있으라 했고요

전 늘 하던거니 괜찮아 하면서 데리고 있었고

그렇게 일이 터진겁니다

 

아기가 냄비 손잡이를 잡고 이리저리 움직거리다가 냄비 손잡이에 아기 입술이 부딪혀 피가 났어요

아기가  놀라서 울었고 저도 당황했고

남편이 아기 입술에서 피가 나는걸 보고 사색이 되어서 소리를 지르는 겁니다

뭐하는거야 여기 있지 말라고 했잖아 하면서요

 

아기는 울다가 큰소리에 놀라서 더 울고

저는 왜 소리를 지르냐고 더 크게 소리를 지르고요

남편이 아기 입술을 찬찬히 들여다보다가 괜찮다고 했고

아기 괜찮은것 확인하고 저는 그때부터 남편한테 소리를 지르고

왜 아기 앞에서 소리를 질렀냐고 더 크게 고래고래 ㅡㅡ;;;;;

급기야는 방안으로 문을 쾅 닫고 들어가버렸어요

그러고 몇시간 지나서야 나갔는데요

 

남편이 무릎위에 올려놓고 책 읽어주고 있더군요

엄마껌딱지라 엄마한테만 오려하던 아이가 저를 곁눈질 하더니 다시 책에 눈을 고정..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하더군요 억지로 외면하려는 느낌..

아이가 낯설었어요

제가 옆에 가만히 앉아있으니 책 다 읽고나서야 

아이가 조심조심 와서 슬픈 표정을 짓더니 두 손으로 제 얼굴을 가만히 감싸요

제 눈을 가만히 쳐다보는데 그순간에는 정말 아이 같지 않고 어른같았어요 표정이

잉잉잉 우는 흉내를 내더니 다시 아빠한테 가요

자기전까지 저한테 안 오더군요;; 

몇분 안되는 시간이었지만 제가 소리지르는 걸 보고 충격을 받은것 같더군요

 

아.. 정말 싸우면 안되겠구나...

아이와 저 사이에 한순간에 확 경계가 생긴 느낌

아이는 저를 무서워했어요

그리고 아이도 다 알더군요

그 분위기...

 

하 진짜..어제는 진짜 잘못했어요

IP : 112.170.xxx.36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12.28 3:35 PM (218.236.xxx.167) - 삭제된댓글

    남편몸에 사리 나오겠네요

  • 2. ...
    '15.12.28 3:37 PM (112.170.xxx.36)

    남편한테도 미안했죠
    아이도 상황을 아는건지 평소에 저한테만 오려던 아이가 남편에게 가더군요

  • 3. ..
    '15.12.28 3:55 PM (59.15.xxx.193)

    당연 그 상황에서 소리 지르죠
    애앞에서 소리 질렀다구 같이 소리지름 싸우죠
    애기 항상 조심해야해요

  • 4. 그거.. 그런것들이 무의식에 쌓이는걸테죠
    '15.12.28 3:55 PM (211.199.xxx.31) - 삭제된댓글

    아기가 충격받았겠지만 괜찮아질거에요..
    뭐 한번도 안싸우는 부모는 없을테고 앞으로 주의하시면 되죠...
    그게 힘들다는거.. 그래도 엄마가 아는 것과 모르는 건 다르니까요..

  • 5. ...
    '15.12.28 3:56 PM (211.36.xxx.240)

    요즘엔 이렇게 무조건 상대 누르고 보자는 여자들이 많네요 남편분 힘드시겠어요

  • 6. ...
    '15.12.28 4:00 PM (112.170.xxx.36)

    그렇죠 아기는 그러고 제가 방에 들어가버리니까 2차로 버림받은 느낌 들었을 것 같구요
    그렇게 방안으로 들어가고 나니 오기가 생겨서 또 들어앉아있는데 참 뻘쭘하더군요
    내가 왜 그랬을까 싶기도 하고요
    아기 생각안하고 제 자존심만 세웠던 것 같아 부끄럽네요..

  • 7. ...
    '15.12.28 4:03 PM (112.170.xxx.36)

    음님 말씀을 보니 정말 잘해야겠어요..
    반성하는 기분으로 글 남깁니다

    ...님 이건 여자남자의 문제가 아니고요 제 성격 자체의 문제입니다
    남편분 힘드시겠다는말에는 동의합니다
    남편이 안되어보였어요 어제 진심으로

  • 8. 토닥토닥
    '15.12.28 4:19 PM (121.166.xxx.208) - 삭제된댓글

    ^^ 잘했다는건 아니지만 확대 해석 하지 마시고요.. 앞으로 안그러시겠다니 뭐 알아서 잘하시겠죠.
    누구나 엄마 되는게 쉽지 않아 시행착오 겪고 실수 하고 그러는 거예요. 상처 받지 마세요~
    예쁜 가정 이루고 행복하게 사세요~

  • 9. ...
    '15.12.28 4:24 PM (112.170.xxx.36)

    어제 너무 충격받았거든요..
    아이가 언제나 나한테만 올 줄 알았어요 내가 어떤 잘못을 해도 마냥 엄마바라기 되어줄지 알았어요
    이렇게 또 그러면 아이가 나를 완전히 외면하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감사해요..반성하고 열심히살겠습니다 ㅠ

  • 10.
    '15.12.28 9:35 PM (119.214.xxx.131)

    남편부터 잘한 거 없는데요 뭐 버럭 소리부터 지르고.

  • 11. 궁금이
    '15.12.29 12:08 AM (220.117.xxx.178)

    평소에 냄비들을 가지고 놀게 하면 안될 거 같은데요..
    그냥 장난감 가지고 놀면 안되나요? ㅜㅜ
    그리고 아빠가 먼저 아기의 안전이 걱정돼 무의식중에 소리 지른건 알겠는데
    그래서 애가 더 운거 알면서 맞장질러 소리지른 부분이랑... 문 쾅 닫고 들어간 거...

    전 글쓴님이 너무 많이 잘못하신 거 같아요ㅜㅜ
    남편분은 그냥 침착하고 좋은 분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3528 (생방송)일본대사관앞-1211차 수요집회 5 팩트TV 2015/12/30 519
513527 10년만에 빚잔치 끝냈어요 26 연말..이니.. 2015/12/30 6,604
513526 엄마 생신 당일에 뭘 해드리면 좋을까요? 2 효도하자 2015/12/30 559
513525 공무원 연금 수령시기 1 궁금 2015/12/30 3,669
513524 근력운동하면 몸무게 느나요? 4 운동 2015/12/30 3,441
513523 동탄2신도시 아파트분양받을만 할까요? 6 동탄사시는분.. 2015/12/30 5,519
513522 유책배우자가 이혼을 요구하며 소송을 걸면 어떻게 12 되나요? 2015/12/30 2,777
513521 (빵터져요)문재인 금괴보유! 9 ㅇㅇㅇ 2015/12/30 1,588
513520 1년치 월세를 한꺼번에 내는경우도 있나요.??? 22 아이블루 2015/12/30 10,291
513519 살빼야 시집잘간다고 하는데.. 13 .. 2015/12/30 3,253
513518 정부때문에 우울증생기네요 14 ........ 2015/12/30 1,270
513517 어제 김구라에게 상 준 사람은 누구에요? 1 엠비씨 2015/12/30 1,269
513516 자신의 궁예질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5 펌글 2015/12/30 898
513515 지금 속초가는데 차없네요..한산.. 00 2015/12/30 699
513514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책중에 4 ㅇㅇ 2015/12/30 1,730
513513 일본군 성노예문제 협상 물타기 시도하는 친일세력들 4 ... 2015/12/30 448
513512 도와주세요~ 11 2015/12/30 356
513511 원서.. 결국 한마디하고 말았네요. 16 저기 2015/12/30 5,450
513510 인생에 디딤돌이 된 경험이 있으신가요 5 ㅇㅇ 2015/12/30 1,487
513509 방문판매로 화장품 사고싶은데 인터넷으로 알아봐야하나요? 2 .. 2015/12/30 532
513508 소녀 상을 전국 방방곡곡에 66 우리 2015/12/30 2,558
513507 파래무침이먹고싶은데 4 해피데이 2015/12/30 1,107
513506 29살에 일억 삼천 14 -- 2015/12/30 3,947
513505 수학학원비 문의좀... 9 고등자녀두신.. 2015/12/30 2,292
513504 겨울방학 운동 좀 여쭤요... 운동아시는분!! 예비 중3딸.. 2015/12/30 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