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표창원 영입 추진…수도권 물갈이 신호탄되나
20대 총선을 앞두고 2012년 국정원 대선개입 댓글 사건의 주인공인 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정원 직원의 불법 대선개입 댓글 경찰 수사를 담당했던 권은희 새정치연합 의원은 탈당후 천정배 신당행을 타진하고 있다. 권 의원은 24일 '국민회의' 창당을 추진중인 천정배 의원을 찾아가 만났고, 이 자리에서 천 의원은 권 의원에게 신당 합류를 제안했다.
권 의원은 지난해 7월 재보선 당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로부터 광주 광산을 지역구 전략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당시 천 의원은 광주 광산을 지역구로 무소속 출마까지 고려하다 뜻을 접었고, 올해 4월 재보선에서 광주서구을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권 의원은 이에 대한 부채 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권 의원은 천 의원과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야권에 고민이 아주 깊고, 그 고민을 같이 하고 있는 게 저와 저의 지역"이라며 "천 의원이 이런 고민을 가장 먼저 시작하며 야권의 개혁과 새정치의 변화를 먼저 요구하고 필요성을 제기했던 선배 정치인이라 만남을 청했다"고 했다. 또 "천 의원이 새정치의 변화와 필요성을 제기했던 고민의 지점과 제가 고민하는 지점이 같다"고도 했다.
천 의원도 "저는 호남에서 뉴DJ 들을 찾고 있다. 그 맨 앞에 서 있는 한 분이 권 의원"이라며 "권 의원이 앞으로 많은 국민들을 위해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런 길을 갔으면 좋겠다"고 영입 의사를 숨기지 않았다.
권 의원 탈당이 기정사실화 되는 가운데,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2012년 국정원 대선개입 댓글 사건 당시 주목받은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표 전 교수를 직접 만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 전 교수는 2012년 대선 당시 경찰대 교수로 재직하다 국정원 직원의 대선개입 댓글 의혹이 불거지자 경찰의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하면서 교수직을 사직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해명을 주장했고, <보수의 품격> 등 저술과 방송 출연을 통해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해왔다.
정치권에서는 표 전 교수가 인재 영입과 수도권 물갈이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문 대표는 국정원 댓글 사건의 검찰 수사를 담당한 윤석열 전 여주지청장부터 이준구 서울대 교수,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까지 광범위한 중도 인사를 영입하기 위해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표 전 교수의 연고가 경기도 용인시라는 것도 흥미롭다. 현재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사무실이 용인에 있으며, 분구 가능성이 높은 용인을의 구성지역에는 경찰대학이 입주해 있다. 이 때문에 표 전 교수는 지난해 지방선거까지도 정치권과 지지자들로부터 용인시장으로 출마해달라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표 전 교수의 영입이 '안철수 신당'에 대한 견제구도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경찰 출신으로 '보수의 품격'을 말해 온 표 전 교수의 행보와 안철수 의원이 추구하는 방향은 겹치는 부분이 많다.
표 전 교수는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 쪽에서 제안받은 적은 없다"면서도 "내년 1월까지는 준비 중인 학생 대상 추리캠프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여권에서는 대구에 출사표를 던진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주목받고 있다.
김 전 청장은 권은희 새정치연합 의원이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으로 근무하던 2012년 당시 "김 전 청장이 전화를 걸어 국정원 직원 컴퓨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보류하라고 종용했다"고 지목한 인물이다.
김 전 청장은 이에 따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지만, 지난 1월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무죄선고를 받았다.
김 전 청장은 지난 15일 대구 달서을 지역구에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김 전 청장은 출마선언문에서 "강한 새누리당의 주춧돌이 되고, 박근혜 정권을 지키는 수문장이 되겠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성공시켜 보수 정권의 재창출에 앞장서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Copyrights ⓒ 조선비즈 & Chosun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