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집에서 은수저를 쓰면서 컸어요. 집이 부자인 건 아니고, 엄마가 이상하게 은수저를 좋아하셔서.
심지어 자취하면서도 은수저 네벌 가지고 있었다면 말 다한거죠.
그랬던 은수저 네벌이 결혼하면서 두벌은 친정으로 돌아가고, 두벌은 결혼해서도 한참 쓰다가 어느날 뭔 정신이었는지
아파트에 온 매입상에게 냅다... 팔아버렸네요.
그러고 몇년이 흘러 요즘 주방 살림 사는데 맛들이면서 은수저를 다시 사고 싶은데요.
쓰지않는 순금이 좀 있어요. (제가 한땐 또 순금에 꽂혀서-_-;;; 부자도 아닌데... 남들 티파니 반지 사고 그럴때 저는 순금 쌍가락지만 다섯돈짜리 세개가 있네요. 지금은 또 살림 좀 했더니 손가락이 굵어져서 잘 맞지도 않고... 순금 재미도 없고요.)
그 순금을 팔아서 순은(99.9%) 수저 세트를 손님용까지 한 열세트 장만하려 한다 했더니
다들 제정신 아니라고 말리네요... ㅠ.ㅠ
제 생각에는 어차피 쓰지도 않는 쌍가락지 금고에서 썩히느니 그거 팔아서 은수저 사서 신나게 아침저녁으로 사용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
은수저 오래 써 봐서 관리나 그런거 귀찮은 것도 알지만, 잘 할 자신 있고요. 그건 문제가 안되는데...
금팔아 은사겠다는 제가 영 이상한가요? 영 아닌생각이다 하면 절 좀 말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