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간 넘게 엄청난 장문의 글을 썼는데 손가락 하나 잘못 눌러서 싹 다 날아갔네요..................
이렇게 허망할 수가........
복구하는 방법 검색해봐도 없네요......................하아...
사정이 복잡하다 보니 구구절절 설명한다고 글이 어마어마하게 길어졌는데
쓸데없는 말 하고 다니지 말라는 신의 계시라고 받아들이렵니다.
거두절미하고
전과목 꼴찌인 예비고2 딸아이가 있습니다.
탑 예고를 다니고 그중에서도 학과성적이 가장 중요하고 잘해야 하는 전공입니다.
초등학교 때는 매우 성실, 뭐든지 열심히, 뭐든지 잘하고 성격까지 너무 착한, 나무랄 데 없는 아이였고
중학교 오면서부터 그동안 참고 참고 쌓아왔던 것들이 터지면서 사춘기와 맞물려 불성실해지기 시작했고
머리도 좋고 전공에 재능도 있는 아이라 좋은 고등학교에 무사히 합격해서 입학은 했는데
올해 고등학교 들어와서 1년. 최악 오브 최악입니다.
전공 꼴찌. 학과 꼴찌. 전과목 빠짐없이 8-9등급입니다.
레슨선생님, 과외선생님들이 아이 초등학교, 중학교 때부터 오랫동안 봐주신 선생님들인데
올해 1학기 기말고사 전과목 꼴찌 성적표 받아보시고 안되겠다고
마음이 콩밭에 가있는데 머리가 좋으면 뭐하냐고 아이에게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다들 그만두셨다가
가을에 제가 간곡히 부탁드려서 다시 아이를 봐주셨는데 2학기 기말고사도 또 전과목 꼴찌.....
(아이가 다시 시작하길 원했어요. 진짜 앞으로는 잘 하겠다며...-_-;)
단순히 공부가 꼴찌인 게 문제가 아니라 불성실한 태도, 거짓말, 뻔뻔하고 무례하고 버르장머리 없는,
그야말로 행동장애에 해당되는 행동들은 다 합니다.
그동안 무서워하던 선생님들인데도 더이상 무서워하지도 않고 대듭니다.
수업은 잘 듣지만 그게 다입니다. 숙제를 한 번도 안해가니 수업을 못하고 숙제하라고 시키면
몰래 폰 하고 딴짓합니다. 들키면 천연덕스럽게 거짓말하고 대듭니다.
대학 포기하라고 다 그만두라고 해도 꼴에 좋은 대학 가겠다며 공부한답니다.
매번 그렇게 큰소리를 치고 학교에서 공부하고 온다며 밤늦게까지 집에 안옵니다.
당연히 공부하다 온 게 아니겠지요. 그리고 또 꼴찌합니다.
1년 내내 꼴찌했습니다. 문제는 꼴찌는 꼴찌인데 그와중에도 점수는 꾸준히 더 더 떨어져서
매번 최악의 점수를 갱신합니다.
잔소리하거나 혼을 내면 자긴 열심히 공부하는데 왜 안믿냐고 고래고래 소리지릅니다.
수시로 폰 확인하고 폰 쥐고 딴 짓하면서 30분, 한시간 책상에 겨우겨우 앉아있어놓고
공부 열심히 했다고 공부하는 거 안보이냐고 큰소리칩니다.
그냥 공부 못하는 고집 센 아이의 모든 조건을 다 갖췄습니다.
탑 예고이다 보니 애들이 성실하고 공부잘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그와중에 바닥긁는 애들끼리 모여서 어울려다닙니다.
가장 화가 나는 건 같이 다니는 아이들이 공부는 똑같이 못하지만 전공실기는 다들 1,2등 한다는 겁니다...
우리 아이는 전공도 꼴찌구요...
1등하라고 닥달한 적도 없습니다.
월 200만원씩 들여서 과외, 레슨 시키면서도 중간만 하라고 했습니다. 그저 성실한 모습만 보여달라고...
공부 꼴찌할 거면 전공 하나 매달려서 1등을 하든가,
아님 전공도 공부도 평균정도를 유지하든가...
아무튼 그래서 전공선생님이 결국 아이를 포기하셨고
오늘 드디어 과외선생님도 더이상은 너무 힘드시다고 그만두시겠다고 합니다...
수업 후 앉아서 한시간동안 고구마 100개 먹은 듯한 대화가 오가며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비싼 전문과외 하지 말고 대학생이나 휴학생 튜터를 불러서 종일 같이 앉혀두든지
에듀플러스같은 자기주도학원에 보내보든지
겨울방학동안 빡센 기숙학원이나 캠프같은 곳을 한달정도 보내보든지 해보라고 조언을 주셨습니다.
효과 없다고들 하지만 지금도 비싼 과외비에 레슨비에 효과 없는 건 매 한가지 아니겠냐고..
시도라도 해보라고 하시네요. 아이가 더이상 감당이 안되신다고....ㅜ.ㅜ
4개월정도 그만 둔 동안 나아지긴 커녕 더 나빠졌거든요...
원래 침대에는 잘 때만 들어갔는데 과외,레슨 다 쉬는동안 시간이 남아도니 계속 폰 쥐고 침대에서 안나오는 버릇까지
추가로 생겨버렸네요. 냅두면 24시간도 안나옵니다. 화장실도 안가요...
그나마 선생님들이 도와주시던 1학기 때는 국영수 665였는데
이번 2학기는 국영수 888입니다....전공과목은 몽땅 999........7도 없어요.
엑스키퍼(폰관리 프로그램)은 벌써 3년 전에 깔았고
그것도 교묘하게 바탕화면으로 이것저것 다 빼서 종일 헤드폰 끼고 음악만 듣고 있어서
폰 압수도 수십번 하고 분실신고 정지도 해봤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학교에서 숙제하고 과제하고 반 공지 확인 등 폰으로 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 보니 결국은 다시 돌려주게 되구요..
그나마 잘 때 무조건 반납하고 자러 가는 거 하나만 겨우 유지중입니다.
어차피 대학 못갈 거니까 죄다 그만두고, 그 돈으로 노후준비해야지 결심해도
욕창 생길 지경으로 24시간 침대에서 폰만 쥐고 안나오면서 대학 갈거라고 과외 안그만둔다고 소리지르는 꼴을 보면
돌아버릴 것 같습니다.
최하위권 예비고2가 갈만한 학원이나 캠프에 대해 경험 있으신 분들 조언 부탁드립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