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버지의 마지막

.... 조회수 : 3,153
작성일 : 2015-12-18 11:59:43

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외국에서 나왔어요.

다행히 위기를 넘기시고 지금 병원에 계신대 이번주를 넘기기는 힘들거라고 하네요.

아버지가 의식이 있으신 몇일 동안은 내내 병원 아버지 곁에  있었는데 이젠 병원에 가기가 싫어요.

의식없이 몰핀에 의지에 죽은듯 주무시고 있는 아버지를 보고 있는게 힘들어서...

아니 사실은 아버지 옆에 있어도 할일이 없어서...


영화를 보면 죽어 가는 부모님 손도 잡아 드리고 사랑한다 이야기도 해드리고 하지만

전 사랑한다는 말이 도저히 나오질 않아서 옆에 있는게 너무 힘들더군요.


아버지를 생각하면 무능력하고 도박과 바람으로 어린시절 상처 받은 기억밖에 없어서

빈말로라도 사랑했노라는 말이 안나오더군요....

의식없이 누워 있는 아버지 손이라도 잡아 드려야 하는데 손도 선뜻 잡기가 싫어요.ㅠㅜ


살아 계실때 최고는 아니었지만 최선은 다했어요.

대학졸업후부터 지금까지 30년이 넘게 생활비 보내 드렸으니 할만큼은 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생각했던것보다 더 담담한 제 자신이 놀랍고 이정도로 내가 아버지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네요....

마지막 가시는 아버지께 사랑한다는 말도 못하는 내가 너무 처참하게 느껴져 가슴이 아프네요...ㅠㅜ 

저..너무 나쁜 딸이죠....?

IP : 210.116.xxx.5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산사랑
    '15.12.18 12:03 PM (175.205.xxx.228)

    그래도 살다보면 그리고 좀더 나이들어 우리가 그나이가 되면 많이 생각날겁니다.

  • 2. .....
    '15.12.18 12:06 PM (182.215.xxx.227)

    원글님
    위로합니다..
    나쁜딸 아니구요
    넘 솔직해서그래요 감정에...

    편히 아버님 보내드리세요.-

  • 3. ..
    '15.12.18 12:10 PM (112.149.xxx.111) - 삭제된댓글

    보통 이런 경우는 안 나오지 않나요.

  • 4. ++
    '15.12.18 12:19 PM (119.18.xxx.49)

    이렇게 병원에 있는 자체가 대단하다 생각합니다.
    그냥 마음 편히 있으세요...
    할만큼 했네요.

  • 5. 토닥토닥
    '15.12.18 12:27 PM (203.251.xxx.228)

    나쁜딸 아니에요.
    이런 말은 꼭 해야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담담하셔도됩니다.
    그냥 곁에서 지켜봐 드리는 것도 좋아요.
    먼저 태어나셨으니 먼저 가시는 것 뿐,모두 가는 길입니다.
    편하게 가시라고 기원하세요.

  • 6. 원글
    '15.12.18 12:50 PM (210.116.xxx.5)

    평소에 아버지를 증오하던 언니는 잠도 못자고 울고 불고 괴로워하며 단한번도 아버지한테 맘을 안줬다고 너무 후회하고 힘들어 하는데 왜 전 이토록 담담한지 모르겠어요.
    너무 담담해서 오히려 언니가 부러울 지경이에요.

    제가 원래 엄청나게 예민하고 감성적인 사람이라 세월호 사건때는 두달을 거의 제대로 잠도 못자고 거의 폐인처럼 울며 지냈던 사람인데...노통 죽음때도 두달을 울고불고 아직도 노통 생각하면 가슴이 저리고 아파서 눈물이 나는 사람인데 내 생부가 죽어 가고 있는데 어쩌면 이렇게 차가울 수 있는지...ㅠㅜ 어찌 이럴 수가 있는지 도저히 모르겠어요. 도저히.....

  • 7. 그보다는
    '15.12.18 12:53 PM (211.230.xxx.117)

    원글님 아버지보다는 좀 나으셨지만
    도박은 없었으니까요 폭언과폭력 바람
    한번도 아버지를 사랑해본적이 없어요
    돌아가시기 전까지 병수바라지 최선을 다해서 했구요
    병수발 들면서도 여전히 힘있을땐 폭언하셨었구요
    근데요
    생전엔 생활비 다달이 보냈었구요

    임종전에 마음속에서 이젠 이 인연이 끝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 잊으시고 그냥 가시는길 편안히 가세요 라고 인사했어요
    사랑했다 감사했다 이런말 진심이 아니라서 못했구요

    돌아가신지 4년이 돼 가는데
    한번도 아버지가 그립다는 생각이 안들었어요
    다음생이 있어도 다시는 만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두요
    저도 제가 너무 냉정한거 아닐까 생각은 드는데요
    제할도리는 다 했었다는 생각에 안도감도 같이 들어요
    전이제 초로의 인생이구요
    삶은 고쳐살수 없는것이라는거 절감해서
    하루하루 잘 살려고 많이 노력해요
    모든게 뿌린대로 거둔다고 믿어요
    아버지는 아버지 삶의 수확을 하신거구요
    저도 제가 살아온 삶을 수확해서 저세상으로 가게 될거구요

  • 8. ㄴㄴ
    '15.12.18 1:01 PM (219.240.xxx.151)

    당연한거에요...저도 말기암 3개월...아빠가 집예 계셨는데,,,,,고통으로 누워만 계신 모습보는게 너무 힘들고 괴로웠어요. 아빠아픈모습 보는게 어디 쉽나요...그냥 편히 잠결에 가셨음하고 바라게되더라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4074 외대소수어과 잘아시는분 7 소수어과 2015/12/28 2,606
514073 관리사무실에 안정기 교체 요청 괜찮나요? 33 혹시 2015/12/28 27,963
514072 부모님께 유산 받아보신분 1 000 2015/12/28 1,643
514071 요즘 본 영화 이야기입니다. 16 지나가다 2015/12/28 5,425
514070 아이 치과치료. 웃음가스 써야할까요? 13 치과 2015/12/28 6,896
514069 닭볶음탕 쏘스 어떤 것이 좋나요? ........ 2015/12/28 579
514068 저녁에 배추찜 해먹었는데;; 5 ㄴㄴ 2015/12/28 2,977
514067 내신1등급이여도 수능 3,4등급 나오는 지역이 정말 있나요? 11 ㄹㅇㄹㄴ 2015/12/28 4,624
514066 문형표 기용, 국민연금, 금융시장 부양에 동원하나 1 연금에눈독들.. 2015/12/28 719
514065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여쭙니다. 3 2015/12/28 922
514064 오늘부터 휴가네요 1 남편 2015/12/28 907
514063 영등포에 놀만한데..추천좀~~^^* 7 하늘 2015/12/28 1,117
514062 KIST, `박정희 동상` 세운다 3 2015/12/28 1,051
514061 추워도 너무 추워요~ 8 .. 2015/12/28 2,503
514060 왜안철수랑 문재인이랑 결별한건지 설명좀 부탁드립니다? 40 설명 2015/12/28 2,997
514059 직장다니며공부하는게 보통일이 아.. 2015/12/28 642
514058 저렴한 여행상품 예약했는데 취소하래요 4 아이둘 2015/12/28 2,151
514057 전세집을 기한은 다가오고, 매매 내놨다는데, 거래는 없네요. 11 궁금이 2015/12/28 2,807
514056 "일본, 소녀상 제거 등 다 얻었다" 18 샬랄라 2015/12/28 2,467
514055 소라넷 ,, 티비가 다가 아니었네요 17 ,,, 2015/12/28 6,389
514054 냉부...박진희씨 냉장고 18 반성하자 2015/12/28 16,626
514053 남자는 길 묻는걸 싫어한다더니 울 남편도 그렇네요 3 ... 2015/12/28 993
514052 응팔 선우엄마 요리솜씨요 14 ㅇㅇ 2015/12/28 6,529
514051 응팔 제일 지루한 부분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42 ... 2015/12/28 4,636
514050 나는 성전환을 거부한다 dldldl.. 2015/12/28 6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