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죽사발을 핥아 드신 깡패 고양이

nana 조회수 : 1,663
작성일 : 2015-12-07 23:26:33
제가 지난 토요일 출장 다녀오면서 먹은 것이 체해서 어제 하루 종일 앓았습니다. 오늘 겨우 출근했다 들어오면서 즉석 죽을 하나 사왔어요. 그걸 데우려는데 고양이가 득달같이 달려오심. 고개를 들이 밀고 냄새를 맡으면서 뭐 먹느냐, 나도 달라 에옹에옹 난리에요. 

그를 밀어내면서 겨우 뜯어서 전자레인지에 데워 한 술 먹으려니, 냄새가 좋다고 아까의 열 배 크기로 아아오오옹 울면서 달려옵니다. 도저히 모른 척할 수가 없어 밥그릇에 한 술 덜어줬습니다. 죽이 뜨거우니 빨리 못 먹고 그 앞에 대기 중입니다. 그 틈에 저는 제 몫의 죽을 후루룩 급히 먹었지요. 다 먹어 가는데 그가 막 달려와서 더 내놓으라고 난리에요. 다 먹었다, 흥, 하고 죽 빈 그릇을 보여주니 바닥에 묻은 죽을 마구 핥아 싹싹 닦아드시는군요. 개 핥던 죽사발이 아니고 고양이가 핥아 먹은 죽사발. 

지금 그 죽사발 버리려고 식탁 위에 뒀는데 미련을 못 버리고 다시 덜그럭거리면서 핥아드시는 소리가 나는 군요. 

이건 다른 얘기인데, 저는 처음에 고양이 입이나 손이 조금이라도 닿은 음식은 절대 안 먹었어요. 그 손이 똥모래 푸던 손이잖아요 -_-;; 그런데 요즘은 그가 손을 국그릇에 넣으려고 해도 전처럼 기겁하게 되진 않아요. 이러다 고양이가 손을 담근 반찬도 먹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어요. 
IP : 118.32.xxx.113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d
    '15.12.8 12:13 AM (58.140.xxx.164)

    ㅋㅋ귀여운 글이네요.
    무슨 죽이길래 냥님께서 싹싹 핥아드실 정도였을까요?

  • 2. ...
    '15.12.8 12:40 AM (125.176.xxx.84) - 삭제된댓글

    님 심정 다 이해해요
    저는 강아지랑 같이 사는데 콩 한쪽도 나눠 먹어야 됩니다
    뭐든 혼자 먹을 수가 없어요
    혼자 먹으려면 화장실 가서 먹어야 됩니다

  • 3. 만두를 사랑하는 사람
    '15.12.8 12:57 AM (221.221.xxx.157)

    안녕하세요, 다시 접니다.
    만두를 사랑하며 고양이 글을 읽고 만두글 올리신 분인지 여쭤본.
    반갑습니다.

  • 4. ....
    '15.12.8 12:59 AM (118.176.xxx.233)

    고양이들은 탄수화물 별로 안 좋아하는데...
    깡패고양이는 식성도 귀엽네요.

  • 5. 저도요.
    '15.12.8 1:00 AM (221.140.xxx.236) - 삭제된댓글

    개똥 이런거 질색 팔색했는데 강아지가 우리집에 오고나서 부터는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휴지 한장 뜯어 개똥을 싸서 변기에 버리고 오줌도 더럽다는 생각 없이 닦게 됐어요.
    털도 침대 쇼파 옷 심지어 음식에서 발견돼도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되더군요. 지나치게 깔끔 안 떨고 무던하게 변해서 제 자신을 위해 좋아요.^^

  • 6. 고든콜
    '15.12.8 1:01 AM (59.6.xxx.224)

    상상하며보니 재밌는 시트콤 한편 본것 같아요ㅋㅋ
    참고로 전 냥이 입덴거 먹어요..제가 과자먹을때 냥이가 옆에서 달라해서주면 할짝할짝 조금 얻어먹거든요..그 침묻은 과자 그냥 먹어도 아무렇지않아요..

  • 7. 밤호박
    '15.12.8 1:20 AM (125.182.xxx.68)

    저희집 개냥이는 고구마도 조금 먹고 날김도 잘 먹는답니다.

  • 8. ...
    '15.12.8 8:23 AM (175.114.xxx.217)

    저희집 고양이 중 한넘은 사람 먹는것은
    다 먹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앤데 특히
    홍시, 참외, 아이스크림, 과자 요런거
    엄청 좋아해요. 저는 주거니 받거니 같이
    먹어요. ㅎㅎ

  • 9. 저도
    '15.12.8 8:38 AM (59.17.xxx.48)

    11년째 키우는 강아지와 입댄 음식 서로 나눠 먹기도...

  • 10. ㄷㅈ
    '15.12.8 12:05 PM (61.109.xxx.2) - 삭제된댓글

    ㅋ 저도 처음에 고양이 만지고 손씻고 했었는데 아까는 얘가 킁킁대며 입댄 과자 그냥 다 집어먹었답니다 아 근데 발댄 거는 아직 남아있네요 ㅋㅋ

  • 11. 예, 저도 이해합니다.
    '15.12.8 3:18 PM (183.96.xxx.120) - 삭제된댓글

    남들이 결벽증이라 할 만큼 청결에 신경쓰는 사람이예요.
    "고양이손=고양이 똥 푼 손"이라는거 저도 잘 알고 있는데요.....
    저희 고양이는 컵에 담긴 물을 항상 손으로 찍어 먹어요. 특히나 사람 먹는 물컵을 제일 좋아해요.
    근데 고양이가 손으로 찍어먹은 물 컵을 제가 마실때가 많더라는거죠.
    결국 고양이 똥 싸고 손 씻은 물이라는건데....
    저도 이해가 안가요. 귀찮아서인지 안 더럽다고 느껴져서인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아까 분명히 고양이가 물 찍어 먹는거 봤는데도 나중에 그냥 그 물 마시고 있더라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24595 강남구는 초등학생 급식비가 유상급식인가요? 5 급식 2016/02/03 1,610
524594 간호학과 가려면 16 유기농 2016/02/03 3,478
524593 김을동 조언 논란 "여성이 똑똑한 척 하면 밉상&quo.. 4 희라 2016/02/03 1,197
524592 하기스포인트 적립 원래 느린가요? .. 2016/02/03 919
524591 응팔 닮은꼴 배우 3 ㅇㅇ 2016/02/03 1,335
524590 중위가 7급공무원? 9 ### 2016/02/03 3,213
524589 펌) 그날 제주 공항에는 무슨 일이 있었나 4 .... 2016/02/03 3,237
524588 부동산 복비 내야하나요? 4 레몬 2016/02/03 1,331
524587 홈*러스 대박세일 중이라는데 어떤가요? 1 ㅇㅇ 2016/02/03 2,074
524586 많이 배우지 않고 경제적 여유 없는 부모들 보면 자식한테 20 dd 2016/02/03 13,156
524585 슬라이스 훈제연어로 회덮밥 해먹어도 2 될까요? 2016/02/03 1,379
524584 고양이 중성화수술회복이 3주째에요 14 고양이 여아.. 2016/02/03 2,087
524583 열이 안내려요. 어떻게 하죠.. 23 성인 2016/02/03 4,407
524582 회사에서 은따 비슷해요.... 6 ,,,, 2016/02/03 4,053
524581 제일 오랜기간 함께 해온 나만의 향수 궁금해요~^^ 60 별이 빛나는.. 2016/02/03 7,132
524580 그릇을 깼는데 8 .. 2016/02/03 1,220
524579 질문 언니 주택담보대출??? 3 초보 대출.. 2016/02/03 1,076
524578 미국에 돈 어떻게 보내나요? 5 울랄라 2016/02/03 966
524577 이 시각 버거킹 와퍼 3 열시전 2016/02/03 2,110
524576 부루펜이 생각보다 강한약인가봐요 25 ..... 2016/02/03 14,552
524575 “한국 대졸 초임 日보다 많다”…경총의 이상한 계산법 11 세우실 2016/02/03 1,092
524574 와인무식자 질문좀 ㅋ 4 ..... 2016/02/03 784
524573 쇼팽갈라콘 다녀왔어요 20 덕이 2016/02/03 3,619
524572 오쿠 중탕기 사고 싶은데 가격이 천차만별 6 토끼리 2016/02/03 4,918
524571 표창원, 조응천, 박주민... 15 balloo.. 2016/02/03 2,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