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종교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살다보면 기적같은 우연을 경험하고는 해요.
20대 중반에 눈이 많이 내리고, 땅에도 발목까지 소복하게 쌓여있던
크리스마스 이브날.
돈이 땡전 한푼이 없었어요. 버스도 놓친 야심한 시간에
집쪽으로 무작정 걸었지요.
눈에 발이 푹푹 빠지니 더 이상 걷기도 힘들었어요. 야근하느라 많이 피곤했구요.
택시비 하게 돈 만원만 주웠으면 싶었죠.
그때 바로 앞에서 눈 위에 떨어진 만원을 주웠어요.
ㅎㅎ
30대 초반에 한눈에 뿅.. 간 남자를 만났어요.
날마다 만났네요.
그런데, 20일 되던데, 그날은 만날 수 없다고 하더군요. 가족 모임이 있다면서.
그래서, 간만에 동료들이랑 독일식 맥주집을 갔어요.
그런데, 거기에 그 남자랑 어떤 여자랑 맥주마시고 있더군요.
그 남자랑은 그날 끝났지만, 다시 만나게 되었을때는 그때 처럼 미친듯이 빠져서 만나지는 않았어요.
그일 뿐 아니라, 알고보니 나쁜남자였구요.
30대 후반에 두 남자한테 오해를 산 적이 있어요.
홧병 날 정도로 큰 일이었죠.
만나서 오해를 풀어야 하는데, 둘 다 제 전화를 받지 않았어요.
집에 들어가다 말고 도저히 그냥 들어갈 수 없어서 소주 한잔 하고 들어가려 했죠.
술집 문앞에서 그 둘을 딱 마주쳤어요.
정말, 신기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