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문민정부 첫 통일부총리
한완상 전 교수 인터뷰
-왜 그리 가슴 아팠나?
“지금 완전히 유신체제로 돌아갔다. 유신의 딸이 아버지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노력이 끈질기다. 그런데 와이에스한테 정치를 배웠다는 사람들, 스스로 정치적 아들이니 제자니 말하는 사람들이 하는 행태를 보면 와이에스의 과감하고 뚝심있는 개혁 정치인으로서 모습들은 다 망가지고 말았다. 와이에스를 국회에서 제명하고 탄압했던 유신체제의 딸 밑에서 충성을 다하려고 서로 경쟁하고 있지 않나. 정치적 허무감을 느낄 뿐만 아니라 정치적 후퇴로 인해서 우리가 또 당해야 할 고통을 생각하게 된다. 우리 세대에서 이 고통은 끝났으면 좋겠다. 와이에스를 정치적 대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와이에스를 가장 모르고 오해하고 있다.”
-주변사람만의 책임인가?
“와이에스가 적대적 공생관계를 깨달았으면 그렇게 안 하죠. 체제의 권력 엘리트들은 남북 모두 악화를 빌미로 해서 자기 권력을 강화하려고 한다. 그 사람들은 남북관계 악화를 기다리는 거야. 그 프레임에 대통령이 갇힌 거야. 남북관계가 악화되면 민주화 인권실현 복지 경제민주화 등 모든 개혁의 내용이 좌절된다는 진실을 와이에스가 몰랐어. 진실을 깨달을 만한 가슴이나 머리의 능력이 있었다면 달라졌겠지. 냉전수구 세력들의 여러 가지 참새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 거야. 나중에는 냉전수구 세력들이 ‘와이에스는 드디어 우리 손안에 잡혔다’고 환호작약했지. 그래도 와이에스는 여백이 있는 인간이니, 주변에 정말 철학과 비전, 용기 있는 사람이 채워졌으면 달라졌을 텐데, 수구냉전 세력이 그 여백을 메워버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