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열이 좋아하는 시 - 그대 씨앗만은 팔지마라 (박노해님)
종자로 쓰려는 것은 그 해의 결실 가운데
가장 훌륭한 것만을 골라 매달아진다
수백 수천의 옥수수 알들은 단지
한 톨의 씨앗에서 비롯되었다
씨앗이 할 일은 단 두 가지다
자신을 팔아넘기지 않고 지켜내는 것
자신의 대지에 파묻혀 썩어 내리는 것
희망 또한 마찬가지다
헛된 희망에 자신을 팔아넘기지 않는 것
진정한 자신을 찾아 뿌리를 내리는 것
그대, 씨앗만은 팔지 마라
- 박노해 '그대, 씨앗만은 팔지 마라'
Laos, 2011. 사진 박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