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댄스댄스댄스 다시 읽어요

하루키 조회수 : 1,234
작성일 : 2015-11-25 10:29:04

'나'는 이러저러한 큰 읽을 겪고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고 있다.

걸려오는 전화는 받지 않고

누군가의 방문에도 답하지 않으며

아무도 만나지 않고

기르는 고양이인 '정어리'와도 대화하지 않는다

편지가 오면 읽어보지만

답장은 쓰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정어리'가 죽었다.

나는 고양이를 백화점 쇼핑백에 담아 차 트렁크에 넣고

멀리 운전하여 적당한 나무 숲을 찾는다.

종이봉지에 똘똘 뭉친 채로 정어리를 구덩이에 넣고

그 위에 흙을 덮는다.


미안하지만 우리에겐 이게 걸맞는거야, 하고 마지막으로 정어리에게 말한다.


몇시간 후 홀로 앉아 캄캄한 곳에 묻어둔 고양이를 생각한다.

종이 봉지에 흙이 닿는 소리를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걸맞는 거야. 네게나 내게나.'


--------------

오늘 아침에 읽은 부분이에요.

'미안하지만 우리에겐 이게 걸맞는거야'

'하지만 그게 걸맞는 거야. 네게나 내게나'

하루키 소설 속 주인공을 설명하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20년을 가지고 있던 책을

다시 펼쳐보니 마음이 말랑해지네요





IP : 222.107.xxx.182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11.25 10:30 AM (210.217.xxx.81)

    집에 있는데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20대에는 그저 책을 글자만 읽었나봐요
    내용이 기억이 하나도 안나네요

  • 2. ㅂ ㅂ
    '15.11.25 10:32 AM (222.237.xxx.130)

    오래전에 읽었는데 반갑네요 ㅠㅠ
    미안하지만 그게 걸맞는거야......
    하루키 다워요 ㅠㅠㅠ

  • 3. 행복
    '15.11.25 10:34 AM (122.32.xxx.131)

    하루키 소설중에 정말 좋아하는 책이예요
    하두 읽어서 너덜너덜해졌지요
    화장실 갈때 들고가서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도 모든
    문장이 재미있어요
    이 책을 읽고있노라면 소설속
    인물들과 장소가 너무 생생한것이
    내가 그 자리에 있는거 같아요
    하루키가 얼마나 몰입해서 써내려갔는지
    열정이 읽혀져요

  • 4. ...
    '15.11.25 10:34 AM (223.62.xxx.83)

    심드렁하고 시니컬한 말투
    이게 넘 좋아요.

  • 5. 어릴적 읽었는데..
    '15.11.25 10:47 AM (175.141.xxx.198)

    기억이 안나요..ㅠㅠ 저도 다시 읽어야 하나봐요

  • 6. 아이슬랜드
    '15.11.25 11:05 AM (39.118.xxx.51)

    저도 하루키 책중에 가장 좋아하는 책이에요... 이거랑 양을 둘러싼 모험..

  • 7. ㅇㅇ
    '15.11.25 11:19 AM (219.240.xxx.37)

    하루키 책이라면 에세이까지 다 찾아 읽었는데
    원글님이 쓰신 글귀 기억이 안 나네요. ㅎㅎㅎㅎ
    도대체 난 뭘 읽었을까요?

  • 8. 하루키
    '15.11.25 11:24 AM (222.107.xxx.182)

    저도 1973년 핀볼,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이어지는 양을 둘러싼 모험, 무척 좋아요
    얼마전 하루키 레시피라는 책을 빌려 읽었는데
    거기 보면 하루키와 관련된공간을 찾아다니는 분들이
    꽤 있나보더라구요
    쥐외 시간을 보냈던 J's바,
    나오코와 오래 걸었던 길,
    하루키가 직접 운영했던 재즈바,
    하루키 책 속 음식만을 파는 음식점...
    저도 하루키를 무척 좋아했지만
    젊어 한 때려니 심드렁해지기도 했었는데
    아직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사는 분들은
    여전히 청춘이 아닌가 싶어요
    가슴이 돌덩어리인채로 살다가
    소설 한편에 위안을 얻네요

  • 9. 하루키
    '15.11.25 11:26 AM (222.107.xxx.182)

    그리고 저도 기억하고 있지 못했어요
    다시 읽어보니
    그 문장이 쿵 하고 오는 거죠
    기억나지 않는다고 좌절하지 마시길 ㅎㅎ

  • 10. ....
    '15.11.25 12:16 PM (203.255.xxx.86)

    저도 하루키 책 중 댄스댄스댄스가 제일 좋더라구요. 가장 하루키 답게 쓴 글 같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03419 살짝 배려심있는 6세 아들 이야기입니다. 11 귀요미 2015/11/25 2,071
503418 김제동 SBS 퇴출요구 엄마부대 "우리 압구정 산다&.. 49 비전맘 2015/11/25 4,833
503417 김승우의 매력은 뭘까요..?? 14 ... 2015/11/25 5,647
503416 왜이리 짜증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9 ,,, 2015/11/25 1,887
503415 댄스댄스댄스 다시 읽어요 10 하루키 2015/11/25 1,234
503414 초등 직전 유치원 생일선물 6 아들궁금 2015/11/25 1,200
503413 학군을 따라 이사를 가야 할까요?? 아님 있는곳에서 잘 ~ 해야.. 11 학군 2015/11/25 2,650
503412 NPL펀드 이용해 보신 분 있나요? 3 언제나 마음.. 2015/11/25 1,036
503411 한완상 "YS 밑에서 어떻게 김무성-서청원 같은 제자 .. 49 샬랄라 2015/11/25 930
503410 이런날씨에도 교복만 입고간 딸아이 9 .. 2015/11/25 1,865
503409 송유근 지도교수는 송유근 군면제 해야한다고.. 12 ... 2015/11/25 5,081
503408 김장할때 설탕이나 올리고당대신 매실액기스? 11 코스모스 2015/11/25 2,631
503407 한겨레 그림판- '국정원 여직원'의 추억 복면IS 2015/11/25 678
503406 유근이는 카이스트로 갔었어야 했어요 49 추워요마음이.. 2015/11/25 6,577
503405 맹경순의 아름~프로에서 간단한 사주 봐드려요 2 국민티비 2015/11/25 1,335
503404 소고기콩나물국 냉동보관될까요? 3 아아아아 2015/11/25 2,372
503403 고3들..요즘 뭐하고 지내나요? 14 .. 2015/11/25 2,440
503402 중고나라 열심회원인데 카페글쓰기등이 안되는데 어떻게 해야하나요?.. 댓글도 못달.. 2015/11/25 662
503401 연예인 웨딩드레스 사진 모음-이영애 한가인 역시 군계일학 30 웨딩드레스 2015/11/25 9,057
503400 황신혜씨딸 태연이랑 똑닮았네요 8 ㅇㅇ 2015/11/25 3,076
503399 닭육수내려면 살만으론 안될까요? 2 닭육수 2015/11/25 902
503398 송유근논문표절 정확히 무슨 이야긴가요? 49 국정화반대 2015/11/25 3,894
503397 반찬 몇가지 놓고 식사하세요? 7 반탐 2015/11/25 2,295
503396 친구같이 편안하고 잔잔한 연애 vs. 정신없이 불타는 연애 2 궁금 2015/11/25 3,979
503395 도어락이 가끔씩 안열려요. 4 ... 2015/11/25 2,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