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러저러한 큰 읽을 겪고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고 있다.
걸려오는 전화는 받지 않고
누군가의 방문에도 답하지 않으며
아무도 만나지 않고
기르는 고양이인 '정어리'와도 대화하지 않는다
편지가 오면 읽어보지만
답장은 쓰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정어리'가 죽었다.
나는 고양이를 백화점 쇼핑백에 담아 차 트렁크에 넣고
멀리 운전하여 적당한 나무 숲을 찾는다.
종이봉지에 똘똘 뭉친 채로 정어리를 구덩이에 넣고
그 위에 흙을 덮는다.
미안하지만 우리에겐 이게 걸맞는거야, 하고 마지막으로 정어리에게 말한다.
몇시간 후 홀로 앉아 캄캄한 곳에 묻어둔 고양이를 생각한다.
종이 봉지에 흙이 닿는 소리를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걸맞는 거야. 네게나 내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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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읽은 부분이에요.
'미안하지만 우리에겐 이게 걸맞는거야'
'하지만 그게 걸맞는 거야. 네게나 내게나'
하루키 소설 속 주인공을 설명하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20년을 가지고 있던 책을
다시 펼쳐보니 마음이 말랑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