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최근에 핸드폰 비번 자주 바꾸고, 문자에도 비번을 걸었길래, 뭔가 이상하다 싶었어요.
제 성격상 구차하게 구는 게 싫어서 모른 체 하고 있었는데 오늘 가방에서 처음보는 알약을 찾았네요.
이름부터 벌써 무슨 약인지 알겠더라고요. 비아그라 대용 국산 알약이예요.
대충 감 잡고 있었다 해도 실제로 물증이 나오니 분노와 자존심 짓밟히는 기분에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네요. 일단 남편이 핸드폰 너무 관리하고 있어서 상대녀가 있는 건지, 유흥업소녀인지
알아내긴 어려울 것 같아요.
저는 남편에게 미련이 없어요. 평소에도 지극히 이기적이고 소시오 패스 같은 언행과 시집 식구들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는데, 결정적인 한 방 날려주네요. 제가 지금은 경제적 능력 없지만,
비상금도 있고 뭐라도 해서 혼자는 먹고 살겠지요. 그런데 아이가 있으니 정말 쉽지가 않네요.
제가 분노를 주체할 수 없어서, 잘못하는 건 줄 알면서도 아이에게 '평일엔 아빠와 살고 주말에
엄마 만나면서 살자'고 얘기했더니 아이가 엉엉 소리내어 우네요. 그 모습을 보니 너무 가슴이
찢어지고, 아이에게 너무 큰 죄를 지어서 가슴에 바윗덩이가 올려져 있는 것 같아요..
이혼 각오로 다 까발리고 갈라서야 할 지 (남편 성격상 사과는 커녕 몰래 가방 뒤졌다고 탓할 사람),
뒤집어 엎고 용서하는 척 해야 할 지 (그래봤자 몇 달 못 가겠죠),
모르는 척 넘어가야 할 지..정말 머리가 깨질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아이가 대학 들어갈 때까지는 이를 악물고 참으려고 했는데, 그 마저도 쉽지 않네요.
이혼 각오로 싸우고 경제권 뺏어 오고 싶은데, 요새 저희 관계가 좋지 않아서, 이 일을 밝히면
정말 이혼하게 될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어찌하면 좋을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