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하고 싶지 않지만, 국민들 상대로 사기치는 저 따위가 우리나라 대통령입니다.
꼭 읽어보세요.
고등학교 1, 2학년때 같은 반을 했던 친구가 있습니다. 참 개구쟁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절친은 아니지만, 2년 연속으로 같은 반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그 친구에 대한 것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일도 참 잘 했습니다. 평소엔 장난기가 많았지만, 체험학습을 가게 되면 제일 먼저 나무에 올라가 여자애들에게 과일도 따다 주곤 했습니다. 농삿일도 잘해서 선생님네 딸기밭 비닐하우스 세우는 일도 다른 친구들을 데리고 가서 뚝딱뚝딱 해치우곤 했던......
저는 언젠가 짝궁이 되었을 때 "네 이름은 누가 지어주셨니?"라며 친구가 가진 특이한 이름에 대해 물어보았고 그게 시작이 되어, 그날부터 저는 친구 아버지에 대해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친구 아버지는 서울소재 유명 대학 재학 중, 출세를 마다한 채 민주화를 위해 학생운동에 힘쓰셨던 분이셨습니다. 5.18광주 민주화운동 유공자이기도 하시지만, 살아남은 자는 할 말이 없다며 유공자 보상신청도 마다하고 묵묵히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살아오시기도 했지요. 그 개구쟁이가 자기 아버지 이야기를 할 때는 평소와 다르게 엄청 진지해지더군요. "나는 우리 아버지가 제일로 존경스러워."라고 덧붙이는 친구 앞에서 저는 '자식에게 부끄럽게 살지 않는 부모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당시 우리 학교에는 부와 명망있는 부모를 둔 친구 및 선후배들도 많았지만 그 친구만큼 자기 아버지를 존경하는 사람을 저는 본 적이 없었습니다. 후에 친구는 아버지처럼 살고 싶다며 농대에 간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 친구 아버지께서 14일 서울에서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고 계십니다. 당시 머리를 조준사격했던 물대포는 친구 아버지께서 튕겨져나가 아스팔트 위에 내동댕이쳐진 이후에도, 그리고 이를 구하러 가는 사람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직사되었고 그 결과 친구 아버지께서는 코뼈 골절 및 안구손상과 뇌출혈 등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친구가 SNS를 하지 않기에, 정확한 소식은 모르지만 3일이 지난 오늘 회생이 불가능할수도 있다는 소식 등이 SNS너머로 간간히 들려옵니다.
며칠째 발 동동 구르며 걱정만 하고 있다가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이렇게 글이라도 올립니다. 국민이자 농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말을 하러 서울로 간 것 뿐인데 그 결과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랍고 무섭게 다가옵니다.
앞으로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용기를 내야 하는 것일까요? 경찰청장은 '과잉진압이 아니었다'는 말로 집권당의 어떤 정치인은 '미국에서는 경찰이 시민을 총으로 쏴도 되더라'는 말을 내뱉습니다. 자칭 중앙 일간지라는 주류 언론들은 심지어 먼 나라 파리에서 일어난 테러 참극에 대해서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그 날 10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왜 전국에서 모여들었는지,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했는지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친구 아버지이신 백남기 어르신(69)은 전남 보성에서 쌀, 밀 등 농사를 지으시면서도 가톨릭농민회 활동 및 우리밀살리기 전국회장 등을 도맡아 일하시면서 농촌운동도 열심히 하셨다고 합니다. 이 날 서울에 가신 이유도 '농촌이 너무 어렵고 힘드니 농산물 가격 좀 제대로 받게 해달라'고 요구하러 가셨다고 합니다. 평소에도 '농민들이 빚 없이 농사짓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며 평범한 농민들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온몸으로 살아오신 분입니다.
대통령은 대선 당시 80kg에 17만원 하던 쌀값을 21만원으로 인상해주겠다던 공약을 내걸어 당선되었지만, 오히려 현재 쌀값은 15만원으로 내렸고 쌀시장 전면개방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안겨주었습니다. 게다가 정부는 TPP협정을 들먹이며 농수산물 시장의 전면 개방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여기에 가입하게 되면 국산 농수산물의 가격이 내려가는 것은 물론, 외국산 GMO식품들이 합법적으로 허용되게 된다고 합니다.
한 사람의 국민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서... 그리고 친구로서 부탁드립니다. SNS를 하지 않아서 이런 소식을 전혀 모르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언론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 소식을 접한 분들도 계시겠지요. 오늘이 고비라는데, 제발 친구 아버지께서 의식을 회복하고 깨어날 수 있도록 간절히 마음 모아주세요. 그리고 왜 이 날 많은 농민들이 저 멀리 서울까지 올라갔어야 했는지 제발 관심 가져주세요. 농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당장 우리의 문제니까요. 제발 깨어나시기를 함께 빌어주세요.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