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백남기님 자제분 친구가 올린 글이라고 합니다

... 조회수 : 2,273
작성일 : 2015-11-18 01:04:55
박근혜가 농민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도 나옵니다.
욕하고 싶지 않지만, 국민들 상대로 사기치는 저 따위가  우리나라 대통령입니다.
꼭 읽어보세요.



고등학교 1, 2학년때 같은 반을 했던 친구가 있습니다. 참 개구쟁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절친은 아니지만, 2년 연속으로 같은 반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그 친구에 대한 것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일도 참 잘 했습니다. 평소엔 장난기가 많았지만, 체험학습을 가게 되면 제일 먼저 나무에 올라가 여자애들에게 과일도 따다 주곤 했습니다. 농삿일도 잘해서 선생님네 딸기밭 비닐하우스 세우는 일도 다른 친구들을 데리고 가서 뚝딱뚝딱 해치우곤 했던......
 

 

저는 언젠가 짝궁이 되었을 때 "네 이름은 누가 지어주셨니?"라며 친구가 가진 특이한 이름에 대해 물어보았고 그게 시작이 되어, 그날부터 저는 친구 아버지에 대해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친구 아버지는 서울소재 유명 대학 재학 중, 출세를 마다한 채 민주화를 위해 학생운동에 힘쓰셨던 분이셨습니다. 5.18광주 민주화운동 유공자이기도 하시지만, 살아남은 자는 할 말이 없다며 유공자 보상신청도 마다하고 묵묵히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살아오시기도 했지요. 그 개구쟁이가 자기 아버지 이야기를 할 때는 평소와 다르게 엄청 진지해지더군요. "나는 우리 아버지가 제일로 존경스러워."라고 덧붙이는 친구 앞에서 저는 '자식에게 부끄럽게 살지 않는 부모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당시 우리 학교에는 부와 명망있는 부모를 둔 친구 및 선후배들도 많았지만 그 친구만큼 자기 아버지를 존경하는 사람을 저는 본 적이 없었습니다. 후에 친구는 아버지처럼 살고 싶다며 농대에 간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 친구 아버지께서 14일 서울에서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고 계십니다. 당시 머리를 조준사격했던 물대포는 친구 아버지께서 튕겨져나가 아스팔트 위에 내동댕이쳐진 이후에도, 그리고 이를 구하러 가는 사람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직사되었고 그 결과 친구 아버지께서는 코뼈 골절 및 안구손상과 뇌출혈 등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친구가 SNS를 하지 않기에, 정확한 소식은 모르지만 3일이 지난 오늘 회생이 불가능할수도 있다는 소식 등이 SNS너머로 간간히 들려옵니다.
 

며칠째 발 동동 구르며 걱정만 하고 있다가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이렇게 글이라도 올립니다. 국민이자 농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말을 하러 서울로 간 것 뿐인데 그 결과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랍고 무섭게 다가옵니다.
 

앞으로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용기를 내야 하는 것일까요? 경찰청장은 '과잉진압이 아니었다'는 말로 집권당의 어떤 정치인은 '미국에서는 경찰이 시민을 총으로 쏴도 되더라'는 말을 내뱉습니다. 자칭 중앙 일간지라는 주류 언론들은 심지어 먼 나라 파리에서 일어난 테러 참극에 대해서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그 날 10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왜 전국에서 모여들었는지,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했는지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친구 아버지이신 백남기 어르신(69)은 전남 보성에서 쌀, 밀 등 농사를 지으시면서도 가톨릭농민회 활동 및 우리밀살리기 전국회장 등을 도맡아 일하시면서 농촌운동도 열심히 하셨다고 합니다. 이 날 서울에 가신 이유도 '농촌이 너무 어렵고 힘드니 농산물 가격 좀 제대로 받게 해달라'고 요구하러 가셨다고 합니다. 평소에도 '농민들이 빚 없이 농사짓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며 평범한 농민들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온몸으로 살아오신 분입니다.
 

 

대통령은 대선 당시 80kg에 17만원 하던 쌀값을 21만원으로 인상해주겠다던 공약을 내걸어 당선되었지만, 오히려 현재 쌀값은 15만원으로 내렸고 쌀시장 전면개방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안겨주었습니다. 게다가 정부는 TPP협정을 들먹이며 농수산물 시장의 전면 개방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여기에 가입하게 되면 국산 농수산물의 가격이 내려가는 것은 물론, 외국산 GMO식품들이 합법적으로 허용되게 된다고 합니다.
 

한 사람의 국민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서... 그리고 친구로서 부탁드립니다. SNS를 하지 않아서 이런 소식을 전혀 모르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언론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 소식을 접한 분들도 계시겠지요. 오늘이 고비라는데, 제발 친구 아버지께서 의식을 회복하고 깨어날 수 있도록 간절히 마음 모아주세요. 그리고 왜 이 날 많은 농민들이 저 멀리 서울까지 올라갔어야 했는지 제발 관심 가져주세요. 농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당장 우리의 문제니까요. 제발 깨어나시기를 함께 빌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IP : 175.120.xxx.17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몰랐던 사실이네요
    '15.11.18 1:10 AM (211.36.xxx.137)

    공약깨고 쌀 전면 개방하면 농민들은 어쩌라구요.
    백남기 어르신 제발 깨어나셔서 무사하시길 바랍니다ㅠㅠ

  • 2. penciloo2
    '15.11.18 1:13 AM (67.168.xxx.184) - 삭제된댓글

    좋은글 정말 감사합니다
    정신없을 가족들 대신해서 주위분들 이런 글들 많이 올려주셨음해요
    제발 깨어나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강직하게 살아오신 만큼 다시 일어나시길요 ..

  • 3. 나쁜뇬
    '15.11.18 1:15 AM (211.223.xxx.203)

    주어없고...

    어르신 꼭 쾌차하시길 빕니다.

  • 4. 그저..
    '15.11.18 1:36 AM (121.167.xxx.153)

    눈물이 앞을 가릴 뿐입니다. 무슨 말을 더 할까요...

  • 5. ,,
    '15.11.18 1:58 AM (180.229.xxx.50) - 삭제된댓글

    "젊은 날엔 아버지에게, 노년엔 그 딸에게 당해"
    민중총궐기 물대포 부상자 백남기씨, 박정희·전두환 정권 때도 고난

    "젊은 시절에는 현 대통령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한테 옥고와 고문을 당하고, 노년엔 그 딸의 정권 아래서 폭력을 당했으니…. 가족들이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60851&CMPT_CD=P...

  • 6. 콩콩이큰언니
    '15.11.18 2:15 AM (211.206.xxx.61)

    그저 꼭 쾌차하시기를 바랄뿐입니다.
    가슴에 돌덩이가 점점 크게 자라나고 있는듯 하네요.

  • 7. 대한민국
    '15.11.18 8:49 AM (112.149.xxx.131)

    너무도 안타깝네요ㅠㅠㅠ 칼자루를 밑에서 사는 기분입니다!!!!!

  • 8. 홍이
    '15.11.18 8:54 AM (211.36.xxx.57)

    아...정말ㅜㅜㅜㅜㅜ

  • 9. ㅜ.ㅜ
    '15.11.18 9:02 AM (211.38.xxx.181) - 삭제된댓글

    저런 보배같은 분들이 정부의 폭력에 희생되다는 사실이....
    정말 뭐라도 해야 할꺼 같아요.. 무기력하게 자판만 두드리고 있는 제 자신이 한심합니다.. ㅜ.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09003 안철수 "새정치, 집권할 수 없고 집권해도 안돼&quo.. 49 샬랄라 2015/12/15 2,350
509002 대학 장학금 아시는 분~ 5 .. 2015/12/15 1,269
509001 급)운전면허 학과시험시 건강검진 유효기간요 1 면허 2015/12/15 900
509000 가스건조기 사용하시는 분들? 5 궁금 2015/12/15 1,350
508999 상상하면 몸이 뜨거워지는 연예인을 수십년만에 발견했네요 15 2015/12/15 5,764
508998 린나이보일러 조절기는 왜 40도부터 시작할까요? 7 ^^ 2015/12/15 5,435
508997 응팔 김성균 같은 남편 어떤가요? 21 ... 2015/12/15 4,851
508996 외고 졸업해서 제일 좋은 학과가는경우는 어떤 케이스인가요? 2 궁금 2015/12/15 2,142
508995 고1겨울방학 도움 2015/12/15 604
508994 갈치속젓 맛있게 먹는법 알려주세요~ 15 갈치 2015/12/15 11,122
508993 4/6학년이면 이제... 1 456 2015/12/15 636
508992 수입산콩은 다 gmo인가요? 6 gmo무셔 2015/12/15 1,317
508991 수돗물로 설거지하면 얼룩 작렬... 3 이사오고나서.. 2015/12/15 2,430
508990 머리많이 쓰는 직업 전문직 기업임원 교수등등 남자들이 정력이 약.. 3 .. 2015/12/15 2,284
508989 대학 어디로...추가글 있어요... 49 고3엄마 2015/12/15 1,747
508988 금리인상 담달에 발표나는 건가요? 6 ㅇㅇ 2015/12/15 1,833
508987 겨울에 제주도 가면 어때요? 13 추운데 2015/12/15 3,988
508986 은행 통장에서 현금으로 돈찾을때수수료 때나요? 6 궁금 2015/12/15 1,394
508985 층간소음 1 ... 2015/12/15 722
508984 세월호 청문회 합니다. 2 ... 2015/12/15 328
508983 부상사상터미널에서 성모병원 가려면? 7 외할머니 2015/12/15 507
508982 기분 나쁠만하지요.. 5 작은 일 2015/12/15 1,091
508981 제가 지금 베트남에 있거든요? 82쿡 광고가 2 아름다운 날.. 2015/12/15 1,314
508980 양배추 샐러드 들어간 햄버거 체인점 이제 없나요? ... 2015/12/15 525
508979 중학생 수학과외비 어느정도 하나요? 5 와글와글 2015/12/15 5,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