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 아버지 어머니, 식당 아저씨, 동네 미용실 아줌마들이 이런 세상을 만들고 있다.

조회수 : 1,740
작성일 : 2015-11-17 14:53:19
안희곤
4시간 · 수정됨 · 

요 며칠 새누리 의원들의 발언들을 보자니 1980년의 광주가 떠오른다. 

나는 겨우 고등학생이었지만 TV와 신문에 나오는 말들이 죄다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때 광주 시민들은 간첩들과 빨갱이들에게 선동 당한 폭도들이었고, 

그들이 자위책으로 든 소총은 경찰서를 습격해(텅빈 곳을!) 탈취한 것이었으며, 

그들을 쏴죽이건 몽둥이로 패죽이건 그건 국가가 할 만한 정당한 행위였다. 

TV와 신문으로만 소식을 접하던 사람들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저 전라도 빨갱이 새끼들, 다 죽여도 그만이지”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뇌까렸다.

경찰이 불법시위를 한 시민을 총으로 쏴죽여도 그만이고, 

데모를 못하도록 아예 광화문 광장, 시청 광장을 없애버려야 하고, 

심지어 위수령도 발동할 수 있다는 말을 국회의원이 대낮에 아무렇지도 않게 발언한다. 

그들은 1980년을 그리워하는 자들이다. 

그리고 그런 자들을 뽑은 게 유권자다. 

TV에서 줄창 비춰주는 성난 시위대의 모습과 난장판이 된 길거리, 

물대포와 최루액으로 가득한 모습만을 보던 유권자는, 

그런 국회의원의 말이 틀린 게 없다고 생각한다. 

사경을 헤매는 농민은 “자기가 한 일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일 뿐이다.

새누리당에 민정당이 오버랩되고, 광화문 사거리가 광주 금남로로 오버랩된다. 

광장을 빈틈없이 에워싼 차벽은 80년 광주를 물샐틈 없이 봉쇄한 군대를 떠올리게 한다. 

그들의 전략은 고립과 차단이고, 그밖의 사람들에게 진실은 감추고 폭력과 두려움의 막연한 이미지만 남기는 데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차벽 안에서, 광주 안에서, 무슨 살상이 벌어져도 “저들 탓에 벌어진 일”이 된다.

누가 죽어도 눈 깜짝하지 않을 세상이다. 

방송 시간의 절반은 북한 얘기로 조롱하고 시시덕대고, 

나머지 절반은 남한의 좌파빨갱이 얘기로 시시덕거리는 종편들을, 

그것도 “재미가 있다”고 하루종일 틀어놓고 시간 보내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 식당 아저씨, 동네 미용실 아줌마들이 이런 세상을 만들고 있다.

세상은 언제쯤 조금 바뀌려나. 1980년에서 35년이 흘렀건만.

IP : 121.131.xxx.10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5.11.17 2:53 PM (121.131.xxx.108)

    https://www.facebook.com/heegone/posts/748833995260111?pnref=story

  • 2.
    '15.11.17 2:54 PM (121.131.xxx.108)

    80년 광주가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요즘 82 자게도 보면 희한한 소리 날리는 분들이 많아졌더군요.
    종편의 힘이 무섭습니다.

  • 3. beechmount
    '15.11.17 3:50 PM (84.203.xxx.151)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것 같은 불안함

  • 4. 당장
    '15.11.17 4:40 PM (119.67.xxx.187)

    여기 82자게만해도 그런데요!
    회원개인 사생활고민보다. 연예인의. 사생활 누가 더 예프냐 아니냐. 나 개인의. 미래 안녕 국가보다 즐기고. 가꾸고 먹는데 더 관심두지. 정치는 당장의 내일로 직결될거 같지 않으니 관심을 안두죠!!

    나라가 보수가 아닌 극우로 치닫고 있고 청년들도. 나서지 않거나. 일부만 움직이니. 동력이 떨어지죠!!야당은 분열갈등의 온상지고!!!

    지금 가장 열정적으로 공격 방어하고 집권열망으로. 가득차 단합잘된 힘있는 곳은 박그네 주변이에요!!
    수단과방법 가리지 않고 한곳만 바라보고. 멍청한 국민들 덴리고 죽어라 전진하는곳!!

    나머진 저기세에 눌려 겁먹은 상태!!야당도 싸우는 시늉!! 언론은 아예 지들 밥줄 끊어질까 전전긍긍 시키는대로!!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궁민들!! 답답한 깨어있는 일부만 암세포 유발하기직전!!

    오로지 그네님만 외치는 대구 경상도 노예들!!예산 잔치로. 얼마나 우려먹나 공주님이 얼마나 하사할까 잔뜩 기대에. 부풀어 그 입만 쳐다보고!!!!

  • 5. ..
    '15.11.17 11:51 PM (98.109.xxx.79) - 삭제된댓글

    70년대 광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저로써는
    요즘의 세태가 개탄스럽기만 합니다

    독재에서 민주화로 가는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에 광주에 자부심과 희망을 느꼈었는데..
    여당, 야당 할것없이 암울하기만 하네요

    민주화를 위해 돌아가신 분들에게 참 죄송한 요즘입니다

  • 6. ..
    '15.11.17 11:52 PM (98.109.xxx.79)

    70년대 광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저로써는
    요즘의 세태가 개탄스럽기만 합니다

    독재에서 민주화로 가는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에 자부심과 희망을 느꼈었는데..
    이제 여당, 야당 할것없이 암울하기만 하네요

    민주화를 위해 돌아가신 분들에게 참 죄송한 요즘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01409 -- 58 수능 2015/11/18 11,315
501408 비립종이 없어졌어요 6 신기 2015/11/18 6,506
501407 한샘꺼 실측후 초과금액을 개인실측기사한테 입금이 정상인가요? 9 . . 2015/11/18 1,330
501406 머릿속이복잡하여글올립니다 .. 2015/11/18 818
501405 이과 수험생 도와주세요 중대 2015/11/18 1,005
501404 웃고 싶으신 분들. 여기 한번 들어가 보세요. ㅋ 4 beechm.. 2015/11/18 1,608
501403 1가구 2주택 세금여쭤봐요 2 Rhledl.. 2015/11/18 1,556
501402 14개월된 아기가 아직도 이유식 거부해요ㅠㅠ 13 파리cook.. 2015/11/18 3,947
501401 이마트에서 이케아 흉내내서 향초팔던데 미쳤네 2015/11/18 1,165
501400 미나리에 붙은 거머리 3 ㅇㅇ 2015/11/18 1,703
501399 시어머니께 막말을 했는데 분이 안풀려요 71 그랑블루 2015/11/18 23,631
501398 목이 너무 마를땐 뭘 먹어야 하나요 ㅠㅠ 2 오렌지 2015/11/18 1,543
501397 노희경 그사세, 아내의 자격,미생, 막영애,두번째스무살, 인생드.. 23 2015/11/18 4,260
501396 캐시미어 100% 머플러 선물했는데 어떨까요 5 ㅇㅇ 2015/11/18 2,680
501395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성명서 12 고맙습니다... 2015/11/18 2,938
501394 외국사는 맘인데요... 11 조언부탁해요.. 2015/11/18 4,330
501393 백남기님 자제분 친구가 올린 글이라고 합니다 6 ... 2015/11/18 2,423
501392 애견옷파는사이트 13 강아지옷 2015/11/18 1,240
501391 “KBS 기자들에게 기레기가 돼라 강요하고 있다” 1 샬랄라 2015/11/18 964
501390 경북 농민들 시위하면 총 쏴죽여도 정당 이완영 사퇴 촉구 시위 9 ... 2015/11/18 1,858
501389 표준점수랑 백분위 잘아시는분 1 코코 2015/11/18 1,432
501388 제가 예민한건지 친구가 저를 따돌리는 건지 모르겠어요. 12 동산 2015/11/18 4,174
501387 내일 경찰서에 분실한 지갑을 찾으러 가요 5 .... 2015/11/18 1,569
501386 왜 세계는 코리아를 위해 기도하나? 3 샬랄라 2015/11/18 1,614
501385 김치 안먹는데 시댁 김장에 가시는 쿡님들 있으신가요? 13 소국 2015/11/17 3,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