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를 어릴때부터 보아왔어요. 초등 3학년때 우리 동네로 이사와서 전학왔는데
오자마자 눈에 딱 띄더군요. 진한 블랙 바탕에 굵은 인디언핑크 하트무늬 티셔츠 프릴 잔뜩 달린거...
웬만한 여자아이들도 그나이되면 입기 싫어할만큼 심하게 여성여성한 옷이었어요.
네. 그 아이는 남자아이예요.
남의집 아이, 아직 어린애 가지고 함부로 말한다고 하지 마세요.
그 아이 경우는 너무 눈에 띄게 확실해서 어떻게 아니라고 말할수가 없어요.
말투나 몸짓, 완전히 여자아이같고요. 아니 여자아이보다 더 과장스러운 여성성이랄까요...
부모가 맞벌이라서 동네에서 거의 못보고 대신 용돈을 풍족하게 주는 모양인데
동네 보세가게에 가면 걔를 항상 만날수 있어요.
머리핀 클러치 파우치 화장품 장신구... 아주 환장하고 정신없이 사재껴요...
초등 3학년때부터 봐서 지금 중2예요. 근데 아직도 그래요 더 심해졌다고 해야하나.
초등학교때까지는 여자아이들 틈에 섞여서 놀더라고요.
근데 중학교 가니까 남학교 여학교로 갈라졌어요.
남학교에서 틴트랑 비비 바르고 다녀요... 정말 십리밖에서 봐도 알겠어요... ㅠ.ㅠ
머리도 어떻게 기막히게 손질을 하는지, 짧은머리인데도 아주 희한하게 여성적인 그런 분위기를 내요.
처음엔 저는 그냥, 저러고 다니다가 성폭행이라도 당하지 않나 걱정하는 정도였는데요
어느날 제 아들방을 치우다가, 그아이가 보낸 편지를 발견했어요
제 아들놈은 천방지축 생각없는 놈이라서 그런 편지를 방바닥에 막굴리고 있더라고요
여친생겼나 하고 봤다가 얼마나 기절초풍하게 놀랐는지......
직접 사귀자고 말하진 않아도 은근하고 간접적인 유혹으로 가득하더라고요
샤워하고 무슨 크림을 바르면 자기 몸이 치즈케이크처럼 향긋하고 보들보들해진다고...
니가 축구하는 모습을 보면 자기가 골대가 되어서 널 맞이하고 싶어진다고...
이건 간접적인거 아니라 완전 노골적인거죠....ㅠㅠㅠㅠ
그 편지를 보고 제가 어른으로서 뭘 어떻게 해야하나 정말 눈앞이 캄캄해요.
일단 아들녀석한테는 단단히 일러놨는데
그녀석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걔 원래 좀 특이하지 않냐고,
자기 말고도 그런 편지 받은 애들 많아서 다 걍 웃고 말았답니다
어릴때부터 보고 자라서 그런지 이상하다 여기지도 않는 모양이에요.
엄만 걱정하지 말라고, 자기들은 다 그러려니 하고 잘 지낸다고 하는데
제 아들을 위해서 그 아이를 위해서 우리 동네 아이들을 위해서
제가 뭘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중입니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는게 최선일까요?
도무지 모르겠네요
이런문제를 잘 아시느분 있거든 도움말씀좀 주세요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