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은 대출이 안 됩니다. 하지만 보증인을 세우면 가능합니다.”
어린이집 보육교사 성모(여·34)씨는 올 초 길거리 전단지에서 본 대부업체에 대출신청을 했다가 이런 안내를 받았다. 이미 그는 카드론과 저축은행, 대형 대부업체 10여곳에서 수천만원의 대출을 받고 이자도 갚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자고 나면 불어나는 연체이자가 두려웠던 그는 결국 가정주부인 친구를 보증인으로 세웠고, 8개 대부업체와 캐피털사에서 3600만원을 더 빌렸다. 그렇게 빚을 갚기 위해 또다른 빚을 내면서 지난 10년간 총 24곳으로부터 그가 받은 대출 원리금은 1억1000만원에 달했다. 매달 600만원 넘게 갚아야 했다. 대학원에 다니는 남편을 대신해 어린 아들까지 세 가족 생계를 책임지는 그의 월급은 150만원에 불과하다. 그는 “아이만 아니면 죽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