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가 웃어넘겼어야 하는 걸까요_속풀이

노처녀 조회수 : 1,764
작성일 : 2015-11-08 16:43:25
안지 10년 넘은 언니가 있어요.
예전에는 친했기 때문에 속 얘기도 가끔 할 수 있는 그런 사이에요.
한 5년 넘게 연락 끊겼다가 동일한 프리랜서 업종에 종사하기 때문에 최근에 가끔 마주치게 되었는데요.
전 마흔에 임박한 노처녀거든요. 이 언니도 30대 후반에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살아요.

서로 대화를 하다가 제가 결혼을 못했다고 그 언니가 저를 불쌍해하는 거에요. 안쓰럽다, 너는 다 갖추었는데(사실 그런 것도 아님ㅜㅜ) 결혼을 못해서 평범하게 못살다니, 평범한 삶도 못 살아보고 어떻게 하냐, 본인 아는 선배도 결혼 못했는데 정말 외로워하더라, 너는 어떠냐, 나도 노처녀였을 때 정말 우울하고 삶이 너무 힘들었는데 너도 그러냐, 노후는 어떻게 하냐, 나도 노후가 걱정은 되는데 애가 있어서 괜찮다, 너 주변 사람들은 너 이런 거 보고 의견이 어떻냐, 일반적으로는 너 상황에 대해 뭐라고 하디, 안쓰러워서 어쩌냐.....

전 주변에서 결혼해야지 등등 말해도 한번도 상처받은 적 없는데, 정말이지 한 10분 넘게 대놓고 동정을 표하니 어찌 반응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전 결혼에 목맨 적은 없었기 때문에 제가 그렇게 불쌍하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다른 때는 뭐 누가 저런 말을 하면 맞아요, 외로워요 이러면서 웃거나 좋은 사람 소개시켜주세용 하거나 독신도 좋은 점 있는데용 하고 넘어가는데, 그렇게 그냥 지나가는 말이 아니라 한 10분 동안 계속 대놓고 직접적으로 그러니까 정말 기분이 나빠지더라구요. 아, 이래서 동정하려면 차라리 돈으로 줘 그런 말이 있는거지 속으로 생각하면서 들었어요.
그래서 이야기 중간 중간에 "언니, 내가 지금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 난처해" 이렇게 여러번 말했는데도 계속 이어가더라구요. 그러다가 그 언니가 "너 주변 사람들은 너 결혼못한거에 대해 뭐라고 하디, 궁금하다"라고 하면서 정말 궁금한 표정으로 저를 봤을 때 제가 드디어 빡침까지 도달해서 뭐라 할지 맘을 결정했어요

그 언니한테 그렇게 말하는 건 기분나쁘다고 했어요. 사람마다 외로움에 대한 건 다르게 느낀다, 물론 나도 많이 나이가 더 들면 외로울 것 같긴 하다, 독신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본인은 가진 것(결혼)을 다른 사람이 못 가졌다고 해서 못 가진 사람 앞에서 그렇게 대놓고 말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제 삶에서 지금 제일 힘든 것은 언니한테도 여러번 말했듯이 결혼못해서 외로운 게 아니라 편찮으신 부모님 병간호하는 것이다,...
그 언니가 제 말을 듣고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대답하더라구요. 미안하다는 말은 못 들었어요.
그 언니 표정이 상처받은 표정이더라구요. 이 나이도 어린 동생이 어디서 감히,라는 상처요(저보다 이 언니가 5살 정도 많고 예의를 중요시하거든요. 아랫사람이 윗사람한테 하는 예의요, 동등한 인간 사이의 예의라기보단요)
   
저도 나름 할 말은 했는데, 아직까지도 뭔가 찜찜한 거에요. 내가 웃어넘길 걸 그랬나, 어차피 할 말 해도 불쾌한 건 마찬가진데, 내가 그냥 참았다면 나만 불쾌했을 텐데 이제는 양쪽 다 불쾌하고. 저도 이 언니를 다시 보고 싶진 않다는 생각도 들고. 
노처녀인 게 죄네요. 노처녀인데 성깔있는 게 죄인가 싶기도 하구요. ㅠㅠㅠ
 
IP : 58.141.xxx.16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5.11.8 4:51 PM (218.158.xxx.235)

    언니는 왜 언니기준으로 행복여부를 판가름해?
    잔소리그만~~

    끝!!

  • 2. 언니가 걱정되
    '15.11.8 5:01 PM (14.32.xxx.191)

    라고 하세요. 요즘은 아이들 낳아서 노후에 등골 빠지게 한다는데 언니는 어떻게...
    난 혼자여서 나라에서 노후에 혜택이라도 있는데 언니는 자식 언제까지 뒷바라지 해야하는지 걱정되.
    자식은 업보라고 하던데...언니가 걱정된다....

    아들 둘 있는 애미입니다....

    동생이 미국에 사는 40대 노처녀인데..이 곳에서는 자기보고 결혼했냐고 물어보지 않아서 너무 좋답니다.
    혹시 그 언니 현재 불행할 수도 있어요.

    저 솔직히 요즘 무지 행복한데... 남들한테 티내기가 미안해서 남들 힘들다고 하면 나도 힘들어죽겠다고 맞장구쳐요. 솔직히 힘든거 하나 없는데...

    정말 저런 사람만나면 잘 살고 있는 사람 맘 상하죠...

    그 언니 좀 피하시구요... 정신건강에 안 좋아요...그런 사람땜에 기분 상하는 것도 싫잖아요.

  • 3. ...
    '15.11.8 6:03 PM (1.241.xxx.219)

    이해가 안되네요.
    전 될수 있으면 결혼 안한게 행복한거라고 하는데...
    부럽던데요. 보통 기혼들은 그러지 않나? 할말없어서 말하다보니 너무 나간거 아닌가 싶네요. 그 언니분.

  • 4. ..
    '15.11.8 6:38 PM (119.200.xxx.186)

    말씀 잘하셨어요.
    그렇게 사람에 대해서 배려없고 눈치없는 사람은
    직접 말을 해줘야돼요.
    그럼에도 본인이 무얼 잘못한 줄을 모르는 사람은
    그냥 피하심이 정신건강에 좋을듯..

  • 5. 잘하셨어요
    '15.11.8 6:56 PM (115.140.xxx.134)

    저도 결혼했지만 미혼인 사람한테 불쌍하다느니 그런말이 어떻게 나오는거죠?? 결혼이 인생목표라면 그럴수도 있겠지만 누구에게나 그렇진 않잖아요. 그런 사람이면 차라리 안보는게 낫겠네요

  • 6. 무개념
    '15.11.8 7:11 PM (210.90.xxx.203)

    참 그 언니라는 분, 매너가 너무 없고 인간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네요.
    저렇게 말하고 자신은 결혼못하여 큰 어려움에 빠진 아는 동생을 진정으로 걱정해주는 착한 언니 코스프레 하고 싶었나봐요.
    저렇게 말하고 그래도 언니가 저를 이렇게 걱정해 주시니 너무 감사해요~
    이런말 기대한건가요? 기가막히네요.

    원글니 화나신거 당연하고 빡침을 표현할 가치도 별로 없는 일에 성을 내어 기분나쁘시겠지만
    그 언니 기분 상하거나 말거나 혼자 냅두시고 그냥 잊어버리세요.

  • 7. 원글 노처녀
    '15.11.8 8:02 PM (58.141.xxx.169)

    댓글 주신 분들 감사해요. 위로가 되네요.
    그 언니가 시부모님 모시느라 고생이 많은데 그래서 그랬나라는 생각도 드네요.
    저도 그때 기분 나빴던 게 이 언니가 나를 진짜 생각해서 이런 말을 하는 건 아닌 것 같다라는 느낌 때문에 그랬나봐요. 정말로 누군가가 불쌍하면, 너 불쌍하지 난 너가 안쓰러워 이러면서 상대로부터 그래요 저 불행하고 힘들어요라는 말을 끌어내려고 하진 않으니까요. 일반적으로는 진심으로 누군가가 안쓰럽다면 위로를 하거나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고 하죠.
    82에 이런 속풀이 글은 처음 썼는데, 댓글 주신 분들 고마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8001 응답에서 덕선이 남동생 노을이 ㅋㅋㅋ 12 ll 2015/11/08 6,353
498000 돌선물 고르기어렵네요 9 ᆞᆞ 2015/11/08 1,904
497999 '국정화 맞불' 친일인명사전 학교 비치 "박정희 포함&.. 3 오우 2015/11/08 815
497998 새 아파트 1층 괜찮을까요? 사진첨부 49 드림온 2015/11/08 3,744
497997 전세를 1년만 내놓고 싶은데요 8 봄소풍 2015/11/08 1,761
497996 김정민씨 노래 잘하더라구요 1 가수 2015/11/08 1,098
497995 왜 남자가 나이 먹으면 한참 연하 찾는 게 당연한가요??? 18 ㅇㅇ 2015/11/08 5,940
497994 이미연..ㅡ.ㅡ;; 48 응팔 2015/11/08 23,173
497993 첼로 전공 하신분 계신가요? 7 첼로 2015/11/08 2,448
497992 시부모상 에도 가야하나요? 48 ㆍㆍㆍ 2015/11/08 14,409
497991 해외체류자 일시한국방문후 텍스프리 1 받을수 있나.. 2015/11/08 847
497990 jtbc 손석희 mbn 김주하 같은날 다른인터뷰 집배원 2015/11/08 1,267
497989 난생 처음 해외여행 갑니다. 13 도와주세요... 2015/11/08 2,871
497988 남편이 외벌이면 생활비외 돈쓰는건 터치 안해야하나요? 18 Dd 2015/11/08 5,000
497987 결혼식장에 검정색 청바지 실례일까요? 10 ㅜㅜ 2015/11/08 4,161
497986 송곳 재밌네요. 6 나는 나 2015/11/08 1,168
497985 현금영수증을 끊어줬는데 사업자번호를 잘못 기재했어요 2 스노피 2015/11/08 1,014
497984 200명이 넘는 대상으로 파워포인트 강의할때 배경색 문의 5 도움부탁 2015/11/08 969
497983 엄마가 잣이 필요하다고 하시는데 어디서 사면 좋을까요? 8 .. 2015/11/08 1,033
497982 굴소스는 방사능 안전한가요 요리 2015/11/08 591
497981 응팔 ..남편 찾기 좀 안했으면 13 ... 2015/11/08 2,849
497980 모임에 맘에 드는 남자가 있어요(후기) 22 게자니 2015/11/08 8,180
497979 애인있어요 설리 옷말인데 7 ㅇㅇ 2015/11/08 3,336
497978 제가 뭔가를 좋다고 하면 그거 너~~무 싫어 라고 하는 사람은 .. 8 ㅇㅇ 2015/11/08 1,784
497977 재혼결혼정보회사 어떨까요? 1 Jj 2015/11/08 1,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