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주도를 매년 가요
가서 언제나 모든 걸 사먹는 편이지요....전 불량주부거든요 말만 주부지 일에서 손 놓은지 얼마 안되서 베테랑 주부들이 보면 어설픈 나름 30대 새댁입니다.(새댁이라 우깁니다.)
이번에 제주도 가면서 제주도 밥 해먹기를 실천하고자 큰 마음을 먹었습니다.
결론은 반반이에요.
일단 집에서 전기팬을 가져갔어요. 끓이고 구울 수 있게. 각종 향신료는 안 가져가고 그냥 집에 있던 허브솔트만 가져갔습니다.
요즘 마트가니까 양념들을 많이 팔길래 그냥 혹시나 해서 집에 있던 자투리 야채를 잘라 지퍼팩에 넣고 가져갔어요
야채까지 사서 하기에는 많이 남을 듯해서 생각한 자구책입니다.
저녁에 도착한 저는 마트에 들려 제주우유(맛나요) 달걀(이것도 괜찮아요) 제주도에 있는 마트 옆 빵집에 들려 아침에 먹을 달지 않은 빵을 샀어요.(식용유는 집에서 가져갔으면 했는데 그냥 조그만 거 샀어요 집에서도 먹을려구요)
4박5일의 일정이었는데 아침에는 달걀후라이와 집에서 가져간 커피에 우유 타서 라떼 만들어 먹고 빵으로 간단히 아침을 시작했습니다.
점심은 코릿푸드페스티벌(음...그래요 배고팠어요 돈은 3만원인데, 다양한 음식을 맛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네요)
저녁엔 하나로마트 들려 흑돼지 삼겹살, 목살에 제주산 상추 등등 사서 숙소로 들어왔어요.
정말 맛나서 행복했습니다. 흑돼지 800그램에 4만원 정도 들었는데 얼마나 맛난지. 야채도 연하고 맛났고요
집에서 가져간 자투리 야채와 하나로마트에서 파는 국내산 콩두부(잘라 파는 것)사다 그냥 된장찌개 양념 사다가 끓였는데도 맛난다고 남편이 칭찬하더라구요
담날은 무료 조식, 점심은 해녀의 집에서 칼국수랑 해삼 소라 전복 한접시...조금주면서 3만원 ㅜㅜ
이 날 저녁에 동문시장에 들렸어요.
뭐 먹을까하다가 회떠서 파는 곳에서 갈치랑 고등어회 15000원어치, 낚시로 잡아서 반짝이며 윤이 나는 은조기 마리당 4천원씩 2마리. 잠깐 들른 이마트에서 제주 한우를 무려 40% 세일하길래 채끝을 사서 즐겁에 숙소로 고고.
제가 가져간 팬에 다가 제주 한우를 먹었는데 기름기 없는 곳으로 샀더니 때깔에 비해 즐겨서 속상했지만 신선한 느낌이 있더라구요. 회는요......저희가 애는 안 먹고 성인 두 명이서 맛이나 보자고 샀는데 정말 음 맛이나 봤네요
어찌나 얇게 썰어 주셨는지 15000원치보다는 돈을 더 들였어야 ㅜㅜ
이날 산 것 중에 은조기가 정말 맛났어요.
종이 호일깔고 애들 구워줬는데 큼직하니 살도 많고 맛나서 옆에 있던 4천원짜리 도미도 사서 먹어볼 걸 후회했답니다.
제주도 풍경이야 억새로 가득차서 더 이상 예쁠 수 는 없었지만 정말 음식값은....
곽지과물해변에서 먹은 문어 들어간 라면. 1만원인데 문어가 실해서 보자마자 탄성이었지만 즐기고 별 맛은 없어서 그냥 제가 집에서 전복이랑 바지락 넣고 끓인 라면이 더 맛있었고요
어딜가나 파는 성게 미역국은 1만원...이건 아니지 않나요?
진짜 성의없지요 ㅜㅜ
성인 둘에 초등1학년 아이가 먹는거라 사실 사서 먹어도 그 가격이 그 가격이었겠지만 대식구면 진짜 진지하게 해먹는 거 강추하고 싶어요.
그래도 그 동안 못 먹어봤던 낚시로 잡은 은조기도 먹어봤고 제주한우도 질기긴했지만 신선하게 먹어보고 아침에 *누에 제주 우유 넣어서 커피도 만들어 먹어보고 제일 맛나게 먹었던 건 흑. 돼. 지.
역시 해먹어야 이렇게 먹는다며 질릴 정도로 먹고 또 먹어 봤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있어서 식당가면 자리에 앉아 먹지도 못하는데 숙소에서 해 먹으니까 편하게 먹을 수 있어서 그건 좋더라구요
내년에 또 가게 되면 해볼려구요. 약간 귀찮고 돈도 그렇게 많이 절약하지는 못하지만 아이데리고 가서 편하게 먹고 새로운 것도 도전해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어차피 점심은 나가서 먹어야 하니까요
급히 쓰느라 오타가 있어도 이해해 주세요. 여하튼 도전해 보는게 즐거운 거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