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모두가 별로라는 남자와 헤어졌는데.. 왜 이렇게 힘들까요?

ㅎㅎ 조회수 : 3,494
작성일 : 2015-10-28 15:11:07

남자친구와 사귀면서 힘든 쪽은 항상 저였어요.

갑을 관계, 딱 이 말이 맞네요


화가 나면 다 표현하고 퍼붓고 기분 풀릴 때까지 잠수타야 하는 남친

연락이 없는 며칠동안 속 끓이고 힘들어하는 제 생각은 1%도 하지 않았어요

전화, 카톡하면 빡치게 하지 말고 잠이나 자라는 문자.... 그럼 전 아무 말도 못하고 마냥 기다리죠


그는 하고싶은 말은 다 해야했어요. 자기 하고싶은 행동도 그대로 표현했구요

그 말과 행동에 상처 입으면서도, 제가 더 좋아하니 뒤로는 눈물을 흘려도 앞에서는 티를 못냈어요

그 사람이 떠날까봐서요..



둘 다 똑같은 직장인이고, 둘 다 하루 종일 바빴지만

어쩌다 한번 하는 카톡 전화 모두 그 사람의 일정에 맞춰야 했구요...


헤어지자는 말을 한 날도,

저녁 6시까지 전화를 주겠다고 약속한 그 사람이 6시가 넘어가도록 연락이 없자

제가 전화를 두 통 했어요.... 그랬더니 전화 거부를 하더군요

아.. 지금 일이 있나보구나, 조금 기다려봐야지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카톡이 폭풍같이 오네요


너 미쳤냐, 일하는데 왜 자꾸 전화질? 너 왜이렇게 배려가 없냐...

사장님 옆에 계신데 너땜에 혼날 뻔했다

너 때문에 너무 화가 난다... 하며 욕을 하더군요 

욕을 듣고 이별을 결심했어요.. 아.. 이건 아니구나..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요?

제가 너무 모든걸 보듬으려 노력하고, 그 사람을 사랑했기 때문인걸까요?



제가 답답한 성격인건 알아요

하지만 좋으면 숨길 수 없고 눈물 많고 남에게 못된 소리 못하고 정이 많은 성격 탓에

이렇게 제멋대로인 남친을 만나면서도... 항상 져주고 이해해주고 참고 참았어요

 

어떤 말을 할때에도, 서운함을 표현할 때에도

나는 그 사람의 반응을 생각하며 한마디 한마디 신중하게 말을 했지만

그 사람은 그것을 고마워하기보단 당연하게 여기고 기고만장 하더군요..


경제적으로도, 제가 연봉이 더 높고 여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조금씩 더 배려해주고 모든 걸 다 맞춰주었었는데 (처음 만났을때 남친은 취준생이었어요)

제가 미련한 짓을 했던 거죠....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

하지만 사랑하니까 뭐든 해주고 싶었던 마음에 후회는 없어요..



남친은 항상 저에게 말했어요

자기한테 과분한 "좋은 여자"라고..

현명하고 인내심 많고 예쁘고 배려심 많은 여자라고


하지만 그 말이 곧 멋대로 만나기 좋은 "편한 여자" 였다는 걸 깨달았네요



상처가 너무 많고

더 끌고 갔다간 숨이 꼴딱 넘어갈 것만 같아

헤어지자고 제가 먼저 말했지만

남친은 잡지도 않고 바로 '니 맘대로 해라 꺼져줄게' 하며

제 전화와 카톡을 바로 차단했네요



그 사람은 날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데..

이 관계의 끝은 결국 저만 상처받고 저만 모든 걸 잃은 것이네요



다시 연락할 마음도 없고 그럴 기력도 없네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괴로워할 제 모습이 선해서 너무 두려워요



언제쯤이면 괜찮아지나요..?

매일 혼자 덩그러니 집에서 그 사람 생각하며 우는데

아직도 바보같이 보고싶고 그립네요....

그 사람은 잘 먹고 잘 살고 있을텐데 제가 참 어리석어요


털어놓을 가족도 친구도 없어.. 언니들 많이 계신 82에라도 한풀이를 해봐요..




IP : 118.69.xxx.102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다맞는데
    '15.10.28 3:22 PM (121.160.xxx.191)

    원글님 말 다 맞는데요
    딱하나 틀려요

    시간이 갈수록 괴로워할 내모습.... 땡
    시간이 갈수록 조상이 도왔구나 내가 미쳤었나보다 하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내모습 -> 딩동댕

    경험자의 말이니 믿으셔요.
    그 걸레같은 놈이랑 4년이나 질질 끌려다니며 사귀고
    결국 그놈한테 채이는 형식으로 끝났던 내모습이 내인생 최대흑역사네요. 흑흑
    그놈은 저를 개처럼 차면서도, 쟤는 나하고 못 헤어져 하고 확신했던거 같아요.
    다행히 제 곁에 저를 강하게 붙들어준 단짝 선배언니가 있어서
    그 힘든 시기를 그언니랑 정신없이 놀면서 넘겼어요
    그랬더니 그놈이 어느날 후회한다고 다시 찾아왔더라고요 그미친놈이

    저는 지금도 그 선배언니가 저의 조상신이 보내주신 수호천사였을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이 기간만 넘기세요! 뭔가 아주 즐거운 일이나 비싼 취미생활을 스스로에게 허락하시고요!!
    이 기간만 넘기면 그 미친놈의 참모습이 보일겁니다!!! 화이팅!!!

  • 2. 똥개
    '15.10.28 3:24 PM (219.252.xxx.66) - 삭제된댓글

    똥만 싸고 시끄럽게 짖기만 하던 개가 없어져도 허전한 게 마음입니다.
    일종의 매맞는 아내 정서상태셨을 것 같아요.
    구박하면서도 남자가 아주 가끔 잘해주면 평소보다 더 감동이 커짐으로써 오는 사랑받는다는 마약같은 착각, 그 남자에 비해 내가 더 잘났고, 그럼에도 이렇게 착하게 잘해준다는 일종의 오만섞인 자기만족 충족,
    내가 이렇게 착하고 잘하니 남자가 날 사랑하지 않을 리 없다는 자기애가 깔린 사랑의 확신.
    마지막으로 인간은 옆에 괴롭히든 사랑받든 항상 있던 존재가 없어지면 누구나 혼란스럽습니다,
    특히 애인의 경우는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의 충격과 혼란과 혼자인 미래의 공포까지 오겠죠

    그 모든 게 무너지고 충족이 안 되니 님 허전한 건 당연한 겁니다.
    그냥 허전한 거예요. 가을이라 더 그렇구요.
    계속 지나다보면 묻히고 날아가고 덤덤해지고 결국은 다른 것들이 그 공간에 들어갈 것이니 지금 감정도 가만히 주시하면서 그 공허한 자리에 좋은 것을 채워넣는 것만 생각하십시요

  • 3. ...
    '15.10.28 3:26 PM (223.62.xxx.71)

    님과 같이 따뜻하고 좋은사람은 왜 그리 상처를 받아야 하는것일까요...
    저는 남자지만 님 마음이 충분히 이해 갑니다...ㅠ

  • 4. 일방적인 건
    '15.10.28 3:45 PM (115.41.xxx.221)

    악한거예요.

    탁구치듯이
    사랑이라 하지만
    종속관계는 스스로를 학대하는겁니다.

    걱정스러운것은 다른사람을 만나도 계속 나쁜 남자를 만나실꺼예요,
    아니 계속 나쁜 남자로 길들이실껍니다.

    학대를 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면서 자신이 그걸 즐기기도 하더군요.
    앞으로 하나주면 하나를 의무적으로 받는 연습을 의식적으로 해보세요.
    받는 즐거움과 존중받는 즐거움을 느껴보세요.

    학대받고 람부로 여김만 받으면서 살아오셔서 스스로를 낮춰보시는거니
    자신을 높여주세요.

    자신을 스스로 높이지 않으면 세사 모든사람들이 님에게 함부로 대할껍니다.

  • 5. 에구..
    '15.10.28 4:20 PM (14.35.xxx.129)

    그 남자 100% 원글님 다시 찾을겁니다.
    사랑 그렇게 하시는 거 아니예요.

    헤어지자는 말에 대한 남자반응을 보니 그 남잔 원글님을 사랑안한 것이 아니라
    사랑이란 걸 할 만큼 성숙한 사람이 아니네요.
    질풍노도 중딩이 붙잡고 진심 쏟아부으면 뭐합니까.
    그런데 그런 철딱서니를 다 맞춰주셨으니 이제 그 남자는 다른 여자 못 만나고
    다른 여자를 만나도 불행하게 할 겁니다. 자기도 행복하지 못하고..
    꼭 그런 경우를 봐서 압니다.

    남자는 길이 잘 들고 한 번 길들면 좀처럼 바꾸기가 어려운데 원글님이 그 남자를 망쳐 놓은거죠.

    (법륜스님 버전으로)
    참회하셔야 합니다.
    소중한 나를 함부로 방치한 것을
    그리고 상대를 잘못 길들인 것을
    그리고 그 남자가 다른 현명한 여자 만나서 철들기를 기도하셔야 해요.

    원글님도
    당당하게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배우셔서
    다음에는 서로 성장하고 함께 행복한 좋은 사랑 하시길 빕니다.

  • 6. ㅇㅇ
    '15.10.28 7:26 PM (210.221.xxx.7)

    연애가 아니라 학대받으며 세뇌당해서 지금 피폐해진거예요.
    후려치길 매일 당했으니 지금 멍~한거죠.
    걱정마세요!!!!!
    그놈만 띠어내면 인생 고속도로 타실거예요.
    힘내요!!!!

  • 7. ..
    '15.10.28 8:04 PM (175.114.xxx.142)

    자기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걸 인정할 수 없는거예요.
    내 선택이 잘못된게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은 맘이죠.
    시간이 지나면 자다가 하이킥 하실겁니다.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다하니 다른 사람을 만나보시던가요.
    그남자는 분명 다시 연락올겁니다. 그땐 님이 보기좋게 차세요.
    지금 그렇게 매몰차게 님을 개무시해야 님이 맘아파서 다시 매달릴거라 생각하는거죠. 철저히 무반응으로 대응하세요.

  • 8. 터푸한조신녀
    '15.10.28 10:37 PM (211.186.xxx.88)

    시간이 갈수록 더욱 더 그사람이 나쁜놈이었다는걸 깨닫게 되구요.
    님은 후회없이 사랑을 줬기에 미련이 없답니다.
    시간이 흐른뒤에 후회하고 더 그리워할 인간은 그 ㅅㄲ 지요.
    나이 조금 더 먹음 이말 공감할거에요.
    받은쪽이 아쉽거든요.

  • 9. ...
    '16.1.12 12:42 PM (125.128.xxx.219)

    (법륜스님 버전으로)
    참회하셔야 합니다.
    소중한 나를 함부로 방치한 것을
    그리고 상대를 잘못 길들인 것을
    그리고 그 남자가 다른 현명한 여자 만나서 철들기를 기도하셔야 해요.

    원글님도
    당당하게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배우셔서
    다음에는 서로 성장하고 함께 행복한 좋은 사랑 하시길 빕니다.
    //저장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5566 보세 부츠와 브랜드 부츠 한 눈에 봤을때 무슨 차이가 있나요? 6 부츠 2015/10/30 2,112
495565 어제 이대뉴스 나왔나요? 4 2015/10/30 1,151
495564 애들 정치에 이용 vs 공부 시키자 3 뻔한총선결과.. 2015/10/30 490
495563 11월말에 베트남 다낭 여행 어떤가요? 4 새벽 2015/10/30 4,110
495562 '적화통일·북한지령'이라니, 국정화 공론장 해치는 집권당 2 샬랄라 2015/10/30 383
495561 경동 나비엔 온수보일러 써보신분 12 경동 납 2015/10/30 3,314
495560 20대 아가씨를 감금하고 성폭행했는데 집헁유예에 신상 비공개라 7 애엄마 2015/10/30 2,384
495559 하루에 몸무게 변동 몇키로까지 되세요? 14 ... 2015/10/30 10,519
495558 이화여대 총학생회를 격려해줍시다! 24 겨울향 2015/10/30 1,848
495557 자기 연민 속에 사는 사람은 어떻게 대해야 되나요? 5 2015/10/30 1,625
495556 이화여대에 전화해서 항의했어요 24 쪼꼬렡우유 2015/10/30 5,379
495555 가사도우미 일을 시작했는데요 43 춥다 2015/10/30 19,619
495554 아침 드라마 시어머니는 내며느리 궁금해요!! 49 . . 2015/10/30 1,796
495553 헬조선닷컴 사이트가보고 그냥 심란합니다. 1 엉뚱맘 2015/10/30 4,709
495552 여자 목소리로 "Kiss me~" 하고 시작하.. 3 노래제목 2015/10/30 1,655
495551 TED에서 장동우라는 한국 학생 보셨어요? 123 2015/10/30 1,000
495550 동네엄마 관계를 끊어야 할지 유지해야할지 ; 7 // 2015/10/30 5,426
495549 온수매트 좋네요 14 2015/10/30 4,167
495548 시어머니께 말씀드리는것 10 속상 2015/10/30 2,590
495547 직장생활이 다 이런가요.. 5 직장 2015/10/30 1,863
495546 바오 바오. 이케시미야 3 가방 2015/10/30 1,326
495545 부정맥 잘보시는 의사선생님 추천부탁드립니다. 2 .. 2015/10/30 1,329
495544 예비비 공개 전례없다더니…또 드러난 정부의 거짓말 샬랄라 2015/10/30 351
495543 노랗고 칙칙,건성,트러블 얼굴에 파운데이션,홋수 추천 부탁드려.. 1 40대 2015/10/30 963
495542 이시국에 죄송. 강남구청역 근처 주차할 곳 1 직장녀 2015/10/30 1,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