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베스트글 재혼맘님 글 보면서...

싱글맘 조회수 : 4,878
작성일 : 2015-10-26 12:05:37

저도 그 또래 딸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입니다.

저와 비슷할 때 이혼을 하셨네요.

그리고 저도 조금 있다가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있었던 이혼남이라는 점만 다르네요.


이 사람은 아이를 좋아합니다.

비슷한 또래의 딸이 있었는데, 부잣집 사별남과 재혼하면서 그 집 아이로 키우고 싶다고 데려가서 안 보여준대요.


저는요.

아이를 데리고 재혼하시는 분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전남편 많이 사랑했고, 그의 외도로 이혼하는 과정에서

인간에 대한 남자에 대한 신뢰라는 것 자체가 완전히 사라졌어요.


연애 시작하면서도 그 부분 얘기했습니다. 나는 남자를 믿지 않는다. 그래서 많이 불안해 하거나 혹은 불신할 것이다. 잘 될 거라는 믿음 없다. 그래서 최소한 아이에게 또 한번 그런 일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아서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는 결혼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괜찮겠는가.


저와 그를 닮은 아이를 갖고 싶어했던 그 사람.

제 얘기에 아이 포기하고.

제 딸이 성인이 될 때까지 곁에서 함께만 하기로 했습니다.


그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사람 또한 제 곁에 계속 머무를까, 확신이 없습니다.

몇년을 사랑한다고 하며 함께 동고동락하였지만 (같은 직장이고 사무실은 순환보직이라 계속 만나게 돼요) 항상 조금은 한발은 물러서 있습니다. 아이도 새 아빠 괜찮다고 할 정도이지만 제가 안한다고 딱 잘랐습니다.

아이에게는 일도 바쁜데 명절이네 시댁이네 귀찮다 이렇게만 했으니 좀 웃긴 엄마일지도.


가끔 생각해요. 전남편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저주는

온전히 사랑을 하지 못하는 것이로구나...

용기내어 새로운 삶을 시작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로구나.


구구절절 제 얘기를 쓴 이유는...

이런 겁쟁이가 아닌, 용기와 결단으로 새 출발하신 분들에 대한 부러움과 격려랄까...

잘 사셨으면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재혼하신 분들도, 순간 눈이 확 멀어서

그런 결정을 하신 것은 아니리라 봅니다.

지금은 그렇게 말하고 싶을지라도, 한번의 상처를 이 사람으로 치유하겠다고

법적인 관계를 갖기 위한 결심을 하기는 무척 어려웠을 거예요.

더구나 아이까지 있을 때는...


외도, 중독, 폭력이 아닐 때는 한번 더 물러나서 봐주시고

조금 더 양보하고 처음 사랑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큰 용기 내어 하신 결심, 힘들게 이룬 가정

모든 결혼이 그렇겠지만 재혼가정들은 특히나 더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두서도 없고 요지도 없는 긴 글 죄송하고 민망합니다.

베스트글 재혼맘님, 조금 더 깊게 생각하시고 헤아리셔서 잘 극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IP : 210.178.xxx.1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 .
    '15.10.26 12:09 PM (14.55.xxx.206)

    능력있으면 혼자 사시지 여자들 도대체 왜 재혼을 하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결혼도 한번 해봐서 남편에게 디었을텐데. . .

  • 2. ㅂㅎ
    '15.10.26 12:18 PM (123.109.xxx.88)

    원글 따뜻한 글이네요.
    원글님도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행복한 재혼도 분명 있을 거니까
    재혼을 꿈꾸는 여성분들 용기들 내세요.
    저는 재혼한 사람은 아니지만
    홀로 된 여성분들 재혼하는 거 찬성입니다.

  • 3. ㅁㅁ
    '15.10.26 12:20 PM (115.21.xxx.89)

    좋은글 이네요 .
    저도 재혼한 사람이고 남편에게 아이가 둘 있는데 전부인이 키우기때문에 문제가 없습니다.
    전부인 역시 다른분과 결혼한 상태이구요.
    하지만 남편의 아이들이 사랑스럽고 이쁘고 그렇지 않습니다.
    그냥 조카들 같이 생각하고 잘해주지만 같이 살라고 하면 아무리 내남편이 너무 좋아도
    그건 못할것 같아요.
    아이들도 저한테 별기대 없이 지내서 무리한일도 없고 같이 밥먹고 여행도 가고 하지만
    특히 여행에서 이박째 지나면 피곤하고 지겨워져요.
    이건 할수없습니다. 나도 자식을 안가져봤고 안키워봤기 때문에
    매사에 내가 먼저 라서 그러는것 같아요.
    자식있고 재혼하시는분들 . 배우자에게 같은 부모를 기대하지않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이 강인하고 올바르게 자라도록 엄마가 아빠몫까지 하는수 밖에 없어요.
    그몫을 남과 나누려는 마음 부터가 불행인듯합니다.

  • 4. ,,,,,,
    '15.10.26 12:20 PM (183.96.xxx.181)

    인생사 다 이해 가는데로만 살 수 있다면,
    왜 고통이 있을까요.....

    ' 전 남편이 나에게 건 가장 큰 저주는 온전한 사랑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
    너무 공감되고 와 닿아요.
    전 재혼10년차 거든요..

    결국은 내몫이란 말이죠..내 책임이고요..
    다만 바래봅니다. 내 몫의 책임을 온전히 내가 감당할 용기와 현명함을 가질수 있기를요.

  • 5. 싱글맘
    '15.10.26 12:24 PM (210.178.xxx.1)

    따뜻한 말씀들 감사드립니다.
    재혼맘님 위해 쓴 글인데 제 하소연이 너무 길어 지울까 하였더니
    쌀쌀한 날, 갓 내린 커피 한 잔 손에 주신 것처럼 따뜻하네요.

  • 6.
    '15.10.26 12:25 PM (211.36.xxx.62)

    재혼은 상처치유나 연애감정 보상심리로 결정한 문제는 아니라고 봐요
    초혼보다 더많은 희생과 배려가 수반되는것 같아요
    거기다 아이가 있을경우엔 더더욱요
    전 연애만 하시라고 하고 싶네요

  • 7. 저는
    '15.10.26 12:25 PM (115.41.xxx.221)

    재혼남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는데요
    아버지도 남자니까 성욕을 풀어야된다고 이해는해요

    아이의입장이라면 부모가 재혼하는거는 백퍼센트 이기적이라고 봅니다. 아이는 원부모가 아니면 절대로 행복할수없고아웃사이더입니다.

    자기들 좋자고 가정을 다시 만든거지 자식입장은 특히나 미성년자녀는 부모의 들러리 버리기는 욕먹겠고 책임졌다는 모양새지만 독수공방하며 키워낸 부모님들이 더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미성년자녀가 성년이되면 다들 재혼하셨으면합니다.
    재혼하셔야하고 행복하셔야하지만
    전제조건은 아이가 미성년이라면 좀 늦추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8.
    '15.10.26 12:34 PM (112.149.xxx.111) - 삭제된댓글

    재혼이 죄도 아니고 애 낳으면 무조건 애만을 보며 살아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잘 사는 재혼가정도 많은데, 왜 하냐느니, 성욕이라느니 씨부리는 것들은 대체 부모가 어떻게 키웠길래 그러는 건가요.
    사회가 얼른 성숙해지고, 여권이 신장되어서 재혼가정에서도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걸 얼른 배워야지
    무조건 애가 클 때까지 재혼은 안된다니오.
    이런 자식들을 위해 희생할 필요는 없어요.

  • 9. 그래서
    '15.10.26 12:35 PM (175.195.xxx.73) - 삭제된댓글

    진심의 힘이 느껴지는 조언이네요.혼인 중이든 아니든 부딪칠 수 있는 문제로 고민하는 재혼글을 보며 안타까운 느낌이 있었거든요.이렇게 자심의 처지와 비교하면서까지 힘드 결정을 번복할 때는 신중해야함을 조언해주셨는데 부디 잘 전달됐으면 좋겠네요

  • 10. 저도 싱글맘
    '15.10.26 12:42 PM (175.223.xxx.173)

    아이가 4살인데요
    재혼은 고사하고 남자자체를 만날일이 없어서 애인이 있는 분들 조차 신기해요
    애가 있는데 데이트를 어찌해요???

  • 11. 아휴
    '15.10.26 12:49 PM (175.223.xxx.66)

    애기 4살에 싱글이신 뷴 좋은 사람 찾아보고 연애하고
    행복하게 사세요. 한 번 뿐인 인생 전 남편에서
    벗어나 여자로서 나를 소중하게 여겨주는 사람을
    꼭 만나시길. 그 젊음이 그냥 가는게
    아깝고 애는 애대로 자기 인생 있어요.

  • 12. 솔직히
    '15.10.26 1:20 PM (59.5.xxx.253) - 삭제된댓글

    재혼가정에서 아이들이 상처 안받고 살기는 거의 불가능한것 같아요..
    그치만 뭐 원가정에서도 상처받고 자라는 아이도 많긴하죠

  • 13. suk94sun
    '15.10.26 1:24 PM (211.36.xxx.116)

    좋은글잘읽었습니다
    따뜻한분이세요^^

  • 14. 재혼
    '15.10.26 3:10 PM (223.62.xxx.122)

    맞아요
    친아빠 성폭력도 비일비재하고
    부모같지도 않은 친부모들도 많은데

    재혼가정이라고 무조건 욕하는건 아니라고봅니다

  • 15. 싱글맘님
    '15.10.26 3:18 PM (210.178.xxx.1)

    저도 싱글맘님, 원글입니다.
    그래서 저도 많이 못 만나요.
    이제 아이가 커서 수련회도 가고 캠프도 가고 할 땐 저도 휴가 내서 함께 여행도 가고 합니다.
    그 외는 아이가 친구 생일파티 가거나 할 때 정도 만나서 영화도 보고 하지요.
    아이 4살이면 많이 힘드실 거예요. 저는 사내커플이라 자연스럽게 만나졌지만... 당장 결혼생각 있으신 거 아니면 조금 더 기다리시면 시간이 좀더 생겨요. ^^ 4살 때는 남편과 함께 키워도 정신없고 힘들었는데요.

  • 16. 감사
    '15.10.26 7:09 PM (58.101.xxx.235) - 삭제된댓글

    좋은분이신 것 같네요. 눈팅회원이지만 따뜻한 글 고맙습니다.

  • 17. ..
    '15.10.26 7:26 PM (182.224.xxx.120) - 삭제된댓글

    원글님.. 감사드려요~ ^^

    아까 잠깐 글읽어보고 눈물이 글썽했네요
    네.. 저 어제 베스트 원글이에요..

    원글 님 글 말고도 몇개더 올라왔나봐요
    재혼으로 검색하니 제글 위에 두세개더 있네요


    일상의 사소한 행복 그거였나봐요
    저도 아이를 희생까지 시키면서 재혼을 했었구나 라는 자책도 했었는데 그보다도 더 공감된것이 그랬었구나 싶어요

    홀로 아이키우며 한국땅에서 살아가야하는것과
    아빠나 식구.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너무 간절했고
    경제적으로 어렵지않았지만 둘이벌어 훨씬 좋아진것도 있었기에 나쁘지않다는 생각 이였..

    저 좋아 재혼한것도 맞고요
    더 많은 넓은 시각으로 이런이야기가 편견없이 나눠지기를..

  • 18. ..
    '15.10.27 3:27 AM (182.224.xxx.120)

    원글님.. 감사드려요~ ^^

    아까 잠깐 글읽어보고 눈물이 글썽했네요
    네.. 저 어제 베스트 원글이에요..

    원글 님 글 말고도 몇개더 올라왔나봐요
    재혼으로 검색해서 들어왔던니 제글 위에 두세개더 있네요


    일상의 사소한 행복 그거였나봐요
    저도 아이를 희생까지 시키면서 재혼을 했었구나 라는 자책도 했었는데 그보다도 더 공감된것이 그랬었구나 싶어요

    홀로 아이키우며 한국땅에서 살아가야하는것과
    아빠나 식구.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너무 간절했고
    경제적으로 어렵지않았지만 둘이벌어 훨씬 좋아진것도 있었기에 나쁘지않다는 생각 이였..

    저 좋아 재혼한것도 맞고요
    더 많은 넓은 시각으로 이런이야기가 편견없이 나눠지기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4870 주원 노래도 잘하네요. 나비효과 4 목소리 2015/10/28 893
494869 40대 직장맘님들, 요즘 출근 옷 중 몇년두고 데일리로 잘 입는.. 7 2015/10/28 2,532
494868 런던 2주 여행, 500만원으로 가능할까요? 40 유럽여행 2015/10/28 5,841
494867 이사할때 옷장을 버리고 싶어요. 7 이사 2015/10/28 3,026
494866 5억을 몇달동안 은행에 맡겨야해요. 4 .. 2015/10/28 3,069
494865 35살인데 22살보 보인다는 9 .. 2015/10/28 2,303
494864 소세지햄이 안좋으면 스팸종류는요? 22 샤방샤방 2015/10/28 4,936
494863 야권 첫 원외집회…광화문 광장 시민속으로 4 샬랄라 2015/10/28 428
494862 2학년 받아쓰기 문제 4 아이엄마 2015/10/28 1,133
494861 돈 안드는 콘서트인데 대박게스트 11월1일 서울광장(김제동,법륜.. 2 미야미 2015/10/28 1,385
494860 심형탁..오래전 베스트극장 49 글쎄요 2015/10/28 3,593
494859 2월 연휴때 오키나와 가려고 하는데... 2 blood 2015/10/28 1,704
494858 인천에 환갑 식사 할만한 좋은 식당 추천해주세요 1 .. 2015/10/28 1,850
494857 생리가 이상해요ㅠㅠ 3 서러워 2015/10/28 3,072
494856 배가 조이지 않는 스타킹있을까요..? 3 2015/10/28 1,272
494855 강용석, 뻔한 걸 친위대 한번 해보고 싶어서... 가을 2015/10/28 693
494854 거북목 에 좋은 배개는 뭔지요? 13 건강 2015/10/28 2,884
494853 2015년 10월 28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5/10/28 493
494852 동반자살 김현지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1 소울퀸 2015/10/28 5,584
494851 조성진의 파리국립음악원 어시가 이런말을 했군요 23 조아 2015/10/28 15,298
494850 노화현상으로 코골이 생긴 분 안계신가요? 2 2015/10/28 1,377
494849 님을 그리며 2 부엉이 바위.. 2015/10/28 518
494848 아버지 친일안했다-새누리당김무성 해명 알고보니 친일행각 다빼놓음.. 집배원 2015/10/28 800
494847 와인파티 하는 집을 방문하는데요 15 파티 2015/10/28 2,637
494846 미국 주소 글 보다 4 미국 2015/10/28 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