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조성진군이 쇼팽콩쿠르 우승한 거에 대해서는 김연아 금메달만큼이나 화제가 되고 축하가 넘쳤는데
비슷한 연배의 젊은 피아니스트 문지영에 대해서는 82에서 너무하다싶을만큼 말이 없네요.
올해 9월 부조니 콩쿠르에서 우승했지요.
문지영은 여수의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에서 태어나 6세부터 피아노의 꿈을 키우기 시작합니다.
부모님이 장애인이라서 아이가 왕따라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동네 피아노 학원에 보내기 시작했는데
아이가 그대로 피아노에 미쳐버리더랍니다. 하루종일 피아노학원에서 살다가 집에오면 멜로디온으로 연습
집에 있는 오래된 업라이트 피아노로는 도저히 소리를 받칠수 없어서 학원과 교회의 그랜드 피아노로 연습했답니다.
초등 6학년때 선화콩쿨에서 대상을 받아 선화예중 우선입학대상자가 되었지만 집안형편상 진학포기
동네 중학교에 진학했지만 인생을 피아노에 걸어보겠다고 결심, 자퇴하고 검정고시로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칩니다.
홈스쿨링 학력으로 나가는 대회마다 휩쓸기 시작하자 영재발굴 시스템에서 지영의 재능을 포착,
한예종 김대진 교수의 가르침을 받게 되고 한예종에 수석입학했습니다.
대학교 2학년이 되었지만 저렇게 한결같이 팽팽하게 긴장한 자세로 음악을 대하는 학생은 처음 봤다고
스승인 김대진 교수가 지극한 기대를 표시했더군요.
조성진이 평탄한 환경에서 진심 피아노를 즐기면서 자랄 수 있었다면
문지영은 가난속에서 보다 이를 악무는 면이 있지 않았을까요.
부조니 콩쿠르는 1위 수상자를 잘 내지 않기로 유명한 콩쿠르입니다.
60회의 대회가 치러지는 동안 1위 수상자는 27명뿐이라네요. 격년제로 전환한 2001년 이후로는 1위 수상자가 단 3명...
9월에 부조니에서 우승하고 10월에 쇼팽콩쿠르에 출전한걸 봐도 이 피아니스트가 얼마나 독종인지 알겠어요.
한달만에 세계적인 대회를 거푸 치르기는 아무래도 무리였는지, 쇼팽콩쿠르 예선에서 기권했습니다만
예선에서의 연주만으로도 뛰어난 실력으로 화제가 되었어요...
문지영이 부조니 말고 쇼팽콩쿠르를 노렸다면 결선은 조성진과 문지영의 한판승부가 되었으리라는 예측이 많습니다.
조성진이 감각적이고 화려하다면 문지영은 묵직하게 가슴을 때리는?
조성진은 낭만파 음악에 강하다면 문지영은 스스로 고전파 음악에 강하다고 자평한다는군요.
조성진과 함께 우리에게 이렇게 장한 피아니스트도 있다는걸 기억해주세요. ^^
문지영의 부모님은 뭘 드시고 이렇게 장한 딸을 낳으셨는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