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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버스 기사 아저씨와의 추격전...;;;

깍뚜기 조회수 : 5,144
작성일 : 2015-10-23 18:56:48
버스로 환승하려고 지하철 출구를 나왔는데, 
눈 앞에 보이는 장류장에 버스가 서려는 거예요. 
코앞이지만 뛰어봤자 저건 안 되겠다....
여유롭게 한 차 보내고(?) 
다음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잠시 후 
탈 버스가 눈 앞으로 들어오는데 
분명히 저를 본 것 같은데, 
슬쩍 정류장을 슬라이딩하여 그냥 가버리네요? 

뭐지?

평소같으면 귀찮아서 그런갑다 할 텐데,
맘이 급한 데다가 저거 승차거부인데?
빈정이 확 상해서 뒤쫓았습니다. 
뱃살이 출렁이더군요 -_-;;;  
버스 전방이 약간 정체인다다가 그 앞에 신호등이 있어서 
다행히 제 뜀박질로도 따라잡겠더군요. 
그래도 헉헉.(왕년엔 참 빨랐는데;;;) 
내가 반드시 타리라. 거기 섰거라~~!!!

겨우 
버스 출입문 앞에서 기사 아저씨의 얼굴을 바라보며
입모양으로 문 열어달라고!
아저씨 멈춘 상태에서 막 쌩까시길래;;;
출입문을 두드렸습니다. 

결국 열어주어서 탔죠.
그런데 "쟤 뭐야?" 하는 시선으로     
도리어 저에게 뭐라 하시는 겁니다. 
자긴 잘못한 게 없다. (엥?)
무슨 말씀이냐. 제가 정류장 아닌 데서 태워달란 게 아니지 않느냐.
아니다. 나도 내 사정이 있다. (무슨 사정이요? 제가 싫으세요?)      
분명 승차거부였다. 
아니다. 아니라고. (자꾸 우김)
블랙박스 확인해보시라.(원래 그렇게 집요한 사람아닌데...끙)

저도 확 전의가 불타올라 실랑이를 벌이는데. 
보아하니 승객이 한 두명 있고
기사분도 고의는 아니고 '아차~'하고 지난 것 같았아요. 
왜 '어 저거 사람같이 생겼는데? 어어 그런데 내가 그냥 지나치고 있네? 왜지? 나도 모르겠다' 
이런 시츄에이션이었을 수도. 

그런데. 

기사분이 말끝마다 
아니, 아가씨만 사정이 있는 게 아니라
아가씨 난 잘못한 게 없어요
이 아가씨가 그렇다고 그렇게 쫓아오면
말끝마다 아가씨 아가씨 

으흠? 

진심으로 욱한 기분이 조금 풀리면서...
다음부터는 승차거부하지 말아주세요...

얌전얌전... 
자리에 앉았습니다. 

아줌마로서...
늙었다는 증거겠죠? ㅠㅠ 

IP : 163.239.xxx.196
2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
    '15.10.23 7:03 PM (49.142.xxx.181)

    ㅎㅎㅎㅎ
    뭔가 하고 두번 읽었어요 ㅎㅎ
    아가씨라는 말에 기분이 풀리신거군요
    히힛~
    전 그런말 들은지 하도 오래되어서 ㅠㅠ

  • 2. 00
    '15.10.23 7:03 PM (211.178.xxx.195)

    뭔 얘기를 하려고 하는건지?
    늙었다는 증거?

  • 3. 깍뚜기
    '15.10.23 7:04 PM (163.239.xxx.196)

    아... 아줌마라는 말을 추가했습니다 ㅎ

  • 4.
    '15.10.23 7:04 PM (121.166.xxx.118) - 삭제된댓글

    재밌어요.
    누구실까?

  • 5. dd
    '15.10.23 7:04 PM (175.193.xxx.100)

    아하하하하... 욱껴요.. 그래도 아가씨가 어딘가요? 깍뚜기님 반가워요..^^

  • 6. 포모나
    '15.10.23 7:05 PM (118.218.xxx.46)

    ㅎㅎ 체력 좋으시네요. 저 같음 못 따라갔을꺼에요 ^^ 근데 아가씨~~ 넘 기분 좋은 말이네요 ^^

  • 7. 어..
    '15.10.23 7:05 PM (223.62.xxx.25)

    불법아닌가요

  • 8. 깍뚜기
    '15.10.23 7:07 PM (163.239.xxx.196) - 삭제된댓글

    그러게요. 그말에 확 꽂힌 제 자신이 좀 서글펐어요 ^^

    그나저나 오늘은 또 뭘 먹나요.
    김치찌개와 제육볶음 중에 고민 중입니다 ㅠㅠ

  • 9. 깍뚜기
    '15.10.23 7:08 PM (163.239.xxx.196)

    그러게요. 그말에 확 꽂힌 제 자신이 좀 서글펐어요 ^^;;
    그렇게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 ㅠ

    그나저나 오늘은 또 뭘 먹나요.
    김치찌개와 제육볶음 중에 고민 중입니다 ㅠㅠ

  • 10. 그럴 때 주라고 있는 게
    '15.10.23 7:10 PM (175.197.xxx.23)

    팁.




    ^^

  • 11.
    '15.10.23 7:14 PM (116.34.xxx.96) - 삭제된댓글

    그래요..말로 천냥빚 갚는다는 게 그냥 있는 말이 아니라니까요.ㅎㅎ

  • 12. 아자씨
    '15.10.23 7:14 PM (112.154.xxx.62)

    센스 돋네요

  • 13. 딴얘기
    '15.10.23 7:21 PM (14.100.xxx.30) - 삭제된댓글

    키아누리브스하고 산드라 나온 오래 전 영화 스피드 본 이후로 슬금슬금 출발한 버스 안 탑니다.
    빗겨간 운명 절대로 안세우는 철칙....
    어쨌든 타셨으니 됬죠. 꾸역꾸역 끝까지 존심세우고 문 안여는 기사도 있어요

  • 14. 닉넴 안보고
    '15.10.23 7:24 PM (211.202.xxx.240)

    글을 읽기 시작했는데
    중간쯤 읽다보니 너무 재미있는데 글솜씨가 응?
    마우스 올려서 닉넴 확인
    아 그럼그렇지 호호 거리며 글을 계속 읽다가 아가씨?
    흥 이럼요ㅋㅋㅋ
    잘 읽었습니다!

  • 15. ㅋㅋㅋㅋㅋㅋㅋㅋ
    '15.10.23 7:26 PM (211.48.xxx.173)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16.
    '15.10.23 7:39 PM (175.211.xxx.221) - 삭제된댓글

    와하하하하
    원글님 저도 완전 공감요..
    며칠 전에 좁은 길에서 택시가 지나가면서 빵빵대는거예요. 꼭 저한테 비키라고 하는 것처럼.
    완전 신경질 나서.. 택시를 세웠죠. 기사 아저씨한테 "아저씨 왜 자꾸 사람을 두고 비키라고 빵빵대세요 골목길에서" 라고 항의.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났었는데... 그 기사 아저씨 왈.
    아니 내가 왜 아가씨를 보고 빵빵대요? 아니예요 아냐. 그 앞에 차보고 빵빵댄거예요.
    아가씨 보고 빵 빵 댄거 아니예요..
    자꾸 아가씨 아가씨 그러는데 봄눈 녹듯 화가 사라지더라구요.
    네 알았어요 하며 속으로 웃으면서 돌아왔네요 ㅎㅎㅎ

  • 17.
    '15.10.23 7:40 PM (175.211.xxx.221)

    와하하하하
    원글님 저도 완전 공감요..
    며칠 전에 좁은 길에서 택시가 지나가면서 빵빵대는거예요. 꼭 저한테 비키라고 하는 것처럼.
    완전 신경질 나서.. 택시를 세웠죠. 기사 아저씨한테 \"아저씨 왜 자꾸 사람을 두고 비키라고 빵빵대세요 골목길에서\" 라고 항의.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났었는데... 그 기사 아저씨 왈.
    아니 내가 왜 아가씨를 보고 빵빵대요? 아니예요 아냐. 그 앞에 차보고 빵빵댄거예요.
    아가씨 보고 빵 빵 댄거 아니예요..
    자꾸 아가씨 아가씨 그러는데 봄눈 녹듯 화가 사라지더라구요.
    네 알았어요 하며 속으로 웃으면서 돌아왔네요 ㅎㅎㅎ
    그 아저씨가 감사하기까지 했으니.. 저도 완전 아줌마 마인드인거죠 ㅜㅜㅜㅜ

  • 18. ㅇㅇ
    '15.10.23 7:59 PM (222.237.xxx.54)

    울 동네 지하철 앞 노점 할머니가 꼭 그래요. '학생~~~ 이거하나 사줘~~' 저 40대 아줌마.... 상술인줄은 알지만 센스가 아름다워서 바나나 한보따리 삽니다.

  • 19. ㅋㅋㅋㅋ
    '15.10.23 8:03 PM (218.235.xxx.111)

    재미있네요
    그아저씨

    아가씨란 한마디말로
    위기를 감수했네요 ㅋㅋㅋㅋㅋ

  • 20. ㅋㅋㅋㅋㅋㅋㅋㅋ
    '15.10.23 8:07 PM (5.66.xxx.118)

    중간에 택시 아저씨랑 다툰 분..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1. ㅇㅎㅎㅎㅎ
    '15.10.23 8:18 PM (1.215.xxx.166) - 삭제된댓글

    재밋어요 ^^덕분에 웃읍니다

  • 22. 헤헤
    '15.10.23 9:09 PM (180.230.xxx.163)

    버스 기사 아저씨는 아니지만 우리 동네 오일장 가면 할머니들이 저 보고 "새댁은 뭘 좀 줄꼬?" 이러십니다.
    저는 올해 환갑 할매입니다. 우리 동네로들 이사 오이소.

  • 23. 박장대소
    '15.10.23 9:43 PM (88.77.xxx.248) - 삭제된댓글

    ㅎㅎㅎㅎㅎㅎ 글 진짜 유쾌하게 쓰시네요!

  • 24. 수법
    '15.10.23 9:47 PM (123.98.xxx.23)

    저도 30후반에 건물에 이중주차된 제 차를 방송도 안하고 맘대로 키따고 문열어서 열받아서 싸우는데, 지가 잘못한게 있으니 말끝마다 아가씨 아가씨~~하더군요.
    미안하다 사과안하니 열받아서 아가씨소리도 소용없었네요~~^^

  • 25. ***
    '15.10.24 1:32 AM (39.120.xxx.5) - 삭제된댓글

    ㅎㅎ.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댓글도요.
    원글님 탔던 버스기사님은 나름 센스 있네요.

    저는 얼마전 버스에서 벨 늦게 눌렀다고,
    버스기사한테 굉장히 짜증나는 말투로
    [빨리 눌러야지, 아줌마야~~~]라는 얘기 들은 사람 입니다.
    도저희 그냥 내릴수가 없어서 버스 기사한테 가서 따졌죠.
    분명 버스 정거장 도착전에 벨 눌렀고, 말끝마다 아줌마라고 하지 말라고..
    그런 상황에서 아줌마라는 단어 들으니까 더 열받대요.
    승객이라고 하면 될것을.. 비하하는 투로 그렇게 얘기하니 기분이 아주 나빴어요.
    기사한테 사과는 못 받았고,하차후에도 불쾌해서
    시청 민원게시판에 올렸고, 처리 상황 회신 받았어요.
    버스회사에 민원 전달했고,그 기사에게 서비스 교육 시키겠다고요.

    원글님은 그래도 웃고 끝났네요.
    저도 원글님 같은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하게 되네요.

  • 26. **
    '15.10.24 1:34 AM (39.120.xxx.5)

    ㅎㅎ.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댓글도요.
    원글님 탔던 버스기사님은 나름 센스 있네요.

    저는 얼마전 버스에서 벨 늦게 눌렀다고,
    버스기사한테 굉장히 짜증나는 말투로
    [빨리 눌러야지, 아줌마야~~~]라는 얘기 들은 사람 입니다.
    도저히 그냥 내릴수가 없어서 버스 기사한테 가서 따졌죠.
    분명 버스 정거장 도착전에 벨 눌렀고, 말끝마다 아줌마라고 하지 말라고..
    그런 상황에서 아줌마라는 단어 들으니까 더 열받대요.
    승객이라고 하면 될것을.. 비하하는 투로 그렇게 얘기하니 기분이 아주 나빴어요.
    기사한테 사과는 못 받았고,하차후에도 불쾌해서
    시청 민원게시판에 올렸고, 처리 상황 회신 받았어요.
    버스회사에 민원 전달했고,그 기사에게 서비스 교육 시키겠다고요.

    원글님은 그래도 웃고 끝났네요.
    저도 원글님 같은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하게 되네요.

  • 27.
    '15.10.24 9:03 AM (175.121.xxx.76)

    아저씨가 인생 사는 법을 아시네요
    ㅎㅎ

  • 28. 반가워라.
    '15.10.25 11:28 PM (60.247.xxx.210)

    깍뚜기님, 많이 바쁘신가요? 깍뚜기님의 재치와 재미와 의미 있는 글 자주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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