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 후로 회사일도 좀 바쁘고 이래저래 정신이 없었네요...
이번여행은... 제가 늘 꿈꾸던 컨셉으로 떠나고자한 것이라.. 우아하고 편안한 여행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첨엔 두명이 가려고 했는데.. 동행하고 싶어하는 친구가 한명 더 있어서 세명이 출발합니다.
제차는 뉴카렌스구요.. 여행컨셉덕분에 짐이 어마어마합니다.
일단 휴대용접이식 의자가 3개... 휴대용 좌식의자도 3개.. 두꺼운 돗자리.. 각자의 담요..
코펠, 작은후라이팬, 모카포트, 휴대용가스렌지 2개.. 언제라도 먹을 수 있는 비상식량 (컵라면, 햇반, 생수, 김, 계란등등)
일회용 그릇과 젓가락 숟가락까지... 아이스박스에는 밑반찬도 조금 들었구요..
게다가 음악씨디도 한보따리... (제차가 구형이라.. 그리고 씨디의 소리를 더 사랑하므로..)
아! 와인과 와인잔... 각자의 텀블러들... (종이컵에 먹으면 맛이 이상해지는 거 같아서요..)
여기까지 들어보니.. 인생살이가 쉽지 않은 아줌마들이라는 게 보이시나요? ㅎㅎ
거기다 세 여자의 옷보따리까지... 싣고 나니 정말 이삿짐 차같더군요..
그렇게 출발합니다... 많이 설레고 약간 걱정도 하면서...
첫번째 목표지는 개심사였습니다...아! 저희는 일산에서 출발합니다...
개심사까지 가는 동선에 고속도로가 끼어 있었으나 인정해주기로 합니다... (앞으로는 고속도로는 안갈거예요)
출발이라.. 그동안 못다했던 수다로 정신이 없더군요...
고속도로를 벗어나 개심사를 향하여 가던중... 정말 예쁜 곳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방 언덕이 마치 제주도나 유럽인듯... 나즈막하고... 와우! 정말 예쁘더군요..
내려서 장소를 정하고.. 주섬주섬 의자며 이것저것 꺼냅니다... 여기가 우리가 있을 곳이라면서..
음악을 틀어놓고 일단 커피를 뽑고...첫날은 날씨가 쌀쌀해서 각자 두터운 외투를 입고...웃으며 사진찍고... 얘기하고
서러운 얘기를 하면 편들어주고... 그렇게 추억이 쌓였습니다.
지금도이곳이 이번 여행의 가장 좋은 곳중 하나입니다.. 시간이 지나 어둑어둑해지고.. 가지고 간 캔들도 몇개 켜고..
밥도 먹고... 빗방울이 후두두 떨어져서 결국 짐을 쌌습니다.. 하지만 이미 개심사를 방문하기는 늦어버렸죠...
개심사는 쏘쿨하게 패스~~~~
저녁을 지나 깜깜해지는 길을 달려... 안면도로 향합니다..
하지만 아까 그 언덕의 잔상이 오래오래 남습니다...
정말 원더풀~~~~한 곳이었습니다.
지금 사진을 다시 보니 마치 그림위에 저희 사진을 합성해 놓은 듯 보이네요.. 그렇게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안면도에 도착한 시간은 밤입니다.
숙소를 알아보고 (주말이 아니므로 느긋하게 서너군데 돌아보고 ) 마음에 드는 숙소를 정했습니다.
숙소는 아담하고 정갈하고 따뜻했으며... 창으로 바다도 보이더군요...단 계단이 계단이...
이런 순간에는 집에 두고 온 남편과 아들이 몹시 아쉽습니다.. 짐보따리 들어올리느라 거의 몸살날 판이지요...ㅎㅎ
설레던 첫날을 보내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누구는 잠 못들고.. 누구는 자다가 깨고... 그렇게 뒤척이며 아침을 맞았습니다.셋다 늦잠형인 관계로 느즈막히 일어나 간단한 아침을 먹고 준비하면 벌써 체크아운시간이더군요..
다시 길을 나서서 일단 꽃지해수욕장쪽으로 갑니다. 그쪽에서 점심을 먹을거라서요...
꽃지 해변에서 바라본 안면도의 바다는... (이 날 바람이 좀 많이 불어서 파도가 많이 쳤습니다.)
스무살 무렵에 바라보던 동해바다의 파도와 많이 닮아있었습니다... 그런 바다와 첫대면을 하는 순간
이상하게 울컥하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왜인지는 지금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상하게 그 시절의 아픔들이 확 떠올랐던 것 같습니다.
그런 바다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다시 자리를 펴고... 가슴절절한 음악을 틀어놓고 차문을 다 열어놓았지요..
뜨거운 티를 마시면서.. 각자의 상념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바람이 너무 강해서 추워지더군요..
이제 점심을 먹자면서... 다시 출발!
지인이 추천해준 승진회집으로 갔습니다.. 여기서 지리를 꼭 먹어야한다고 신신당부를 하더군요..
우럭에 미역이 들어간 지리는 아주 시원하고 맛있었습니다... 새우구이는 별로...였구요..
새우를 먼저 먹고 나니 배가 불러 지리를 많이 남겼습니다... 주인아주머니께 포장을 부탁드렸더니..
국물도 넉넉히 넣어서 싸주셨습니다... 이후 이 지리는 세끼 정도 저희 밥상을 풍부하게 해주었답니다..
늦은 점점심을 먹은 후라.. 다시 길을 떠납니다.. 이제 군산으로 고고씽
군산은 이성당빵집이 첫번째 목적지입니다...
한 번 꼭 가보고 싶었거든요..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빵집이더군요... 빵맛은... 음...
그냥 맛있는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줄서서 먹을 정도는 아니더란 말씀...이지요
군산은 마치 영화세트장 같기도 한.. 그런 곳이더군요... 진짜 일본식 가옥들이 모여있는 곳도 있구요..
저희는 일단 새만금도로를 달려보기로 하고... 가는데.. 이런 해가 뉘엿뉘엿합니다...
새만금도로는 밝을 때 건너야 하는데 말이죠... 결국 캄캄한 새만금 도로를 건너서.. 차를 세웁니다.
다시 군산으로 돌아가 아침에 이도로를 다시 건널 것인지... 아님 이대로 변산으로 갈 것인지...
마음을 정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동전을 던집니다. 앞면이면 돌아가는 걸로... 이게 뭐라고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삼세번 던졌는데.. 앞면이 두번 나왔습니다... 우린 돌아가야하는 운명인거죠...
일단 군산의 숙소를 알아봅니다... 근데 후기도 별로 좋지 않은 일본가옥체험 숙소가 깎아주시지도 않네요..
세아줌마 기분이 나쁩니다... 그냥 변산으로 가자고 급히 마음이 바뀌었다는.. ㅎㅎ 변덕이 죽 끓듯 합니다. 그쵸?
도대체 동전은 왜 던진건지? 어찌되었든지간에.. 결국
세친구중 하나의 젊은시절 추억이 어린 변산으로 고고씽
변산 바닷가에 있는 숙소를 알아보다가... 요즘 풀빌라펜션이라는 것이 유행이란 걸 알았습니다.
사장님께 잘 얘기해서 풀빌라펜션을 저렴하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룸(그러니까 거실이라고 해야하나요) 한쪽에 아주아주 커다란 월풀욕조가 있는 럭셔리한 펜션입니다..
셋다 목욕탕 못가는 아줌마들이라... 처음엔 안 들어가겠다고 버티더니... 결국 따뜻한 물속으로 모두 들어갔지요...
여독이 싸악 씻기는 기분을 만끽하고.. 이날! 친구가 가지고 온 눈썹문신을 했습니다...
짱구눈썹을 만들고 낄낄거리며 사진도 찍고 말이죠...
자고 일어나 보니 한 친구가 일찍 깨서 바다를 바라보며 음악을 듣고 앉았더군요...
그 뒷모습이 왠지 아련했습니다... 변산에서 석양을 봐줘야 한다는데... 시간상 석양을 마주할 순 없을 듯 싶네요..
이곳은 관광지라서... 저희 마음에 쏙 드는 그런 장소는 별로 보이지 않더라구요...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면서
아쉬움을 달래기로.... 천천히 담양을 향하여... 이동하던중.....
으악 ! 저 마을 너무 예쁘다~~~~ 소리를 지르며 들어가보자 들어가보자...
그렇게 들어선 마을은 왕포마을이란 곳이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쓸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