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 한탄 글에요.
현재 20대 후반 벌써 곧 서른이네요.
오늘 아빠랑 전화하고 울컥한 마음에 회사에서 내내 얼굴이 씨뻘개지도록
울음 꺽꺽 참고 속이 답답하여 글 남겨요.
11살때부터 엄마아빠 별거하셨고
엄마 해외사세요.
아빠가 저희 힘들게 키웠어요.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30살 중반에 딸 둘 데리고
보통의 남자가 생활한다는건 쉬운 일이 아니죠.
워낙 감정표현을 안하셔서 몰랐지만
지금 결혼할 나이가 되어 곰곰히 생각해보니 저같음 못했을것 같네요.
각설하고.
그리 부족하지도, 풍족하지도 않았어요. 아빠가 공무원이셨는데
16살에 제대하시고 지금까지 반 백수세요.
사실 이것저것 사업은 아니지만 일 도와주고 정기적으로 쉬엄쉬엄 나가는 곳은 있지만
정말 30만원 정도 용돈벌이에요.
워낙 술을 좋아하시고 사치 절대 없어요. 다만 술 마시는것 제외.
고등학교 2학년때 할아버지 치매 걸리려서 대학교 2학년때까지 저희집에서 모셨어요.
작은집이 있고 고모들도 있는데 작은 엄마, 고모부들이 반대에 반대를 해서
겨우 큰 집인 하지만 며느리는 없는 저희집에서 아빠가 모셨고
전 학교 다니면서 두끼정도 시장봐서 살림했죠.
대학교 입학때에, 아빠는 저 초등학교때부터 20살부터 독립하라고 귀에 못 박히도록 말씀하셨는데
그게 정말이어서 수시 합격한 뒤 남들은 신나할때 11월부터 편의점 알바했고
등록금은 아빠가 반, 외할머니가 반 대주셨어요.
아빠한테 받은건 대학 내내 알바하면서 생활비 조로 다 갚았고 (시장이나 마트갈때 제 알바비로 댔습니다)
총 8학기 중 6학기 장학금 받았어요.
나머지 학비는 방학때 과외, 아르바이트하면서 댔습니다.
인서울은 아니고 지방 캠퍼스에요.
그럼에도 학교 생활 열심히 했고 다소 시간이 자유로운 과외와 알바라서 학교 엠티며, 친구들 술자리며
갈만큼 다 갔습니다.
막학기에 취업난에 너무 힘들었고 대기업 너무 가고싶었지만
사실 그때부터 전 집에서 대주는게 없었고 핸드폰 3개월 밀리니 덜컥 겁이 나서
대기업 반년 준비하다 바로 중소기업 들어가서
2년차에요. 월 160 받아요.
비교는 아니지만 저보다 공부못했던 애들도 그때 꾸준히 준비해서 대기업 간 아이도 있고
그냥 중소 간 애들도 있어요.
어학전공이지만 유학 꿈도 못 꿨었어요.
그러다 약 2년전 (회사 신입때)
아빠랑 사이가 많이 틀어졌어요. 원인은 돈.
아빠는 한달 30씩 내놓으라고 했고, 동생은 20씩 내놓으라고 했어요.
전 그게 너무 이해가 안 갔고.
집도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 1시간씩 떨어져서 있고 교통이 너무 불편하고 매일 매일 싸우는게 지쳐서
정말 도망치듯이 집에서 나와 지금 자취 2년차에요.
동생이랑 오피스텔 사는데 보증금이 적어서 (한푼없이 4일만에 얻은 집이라 친구들한테 500만원꾸고 작년에 다 갚았습니다) 월세가 좀 쎄요.
작년까지 꿈도 못꾸다가 (한달에 40씩 돈 갚았어요 친구들한테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 돈이 남으니 해외여행도 (오사카) 다녀왔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우리 오피스텔이 5만원 정도 월세가 내려갔다는 걸 우연히 알게됐고
이참에 2년 지났으니 다시 알아보자했는데
보증금 천만원이 되면 월세 15만원이 줄어든다고 하더군요.
제가 올해 돈을 제대로 모으지 못해 400정도가 있습니다.
100이 모자른데, 고민끝에 누구한테 또 빌릴수도 없고
아빠한테 전화를 했어요. 평소에 연락 자주하고 밥도 먹고 때때로 소소하게 선물 드리고 이젠 부녀지간 좋다고 생각해요.
근데 돈 이야기 나오니까
딱 잘라서 없다는 겁니다. 여유롭지는 않지만.. 천 정도 있는거 알고 있습니다.
근데 정말 어디에 쓰냐, 뭐하는데 빌리냐 가타부터 말도 없이 돈 이야기하지마라. 여행은 잘 다녀왔어?
이러는데 눈물이 왈칵 났습니다.
남들은 저..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친구 부모님들도 대견하다고 하시고. 나름 동생도 부양하면서 살고 있는데..
정말 찢어지게 가난하거나 그런것도 아니고 100만원.. 큰돈이라면 큰돈이지만..
친구들이나 회사 동료들보면.. 금수저들 비교 불가죠..
근데 평범한 집도 카드값 부족하거나 20만원 정도 30만원은 자주 대주시고
심지어 보험비도 대주시고.. 전 아직 실비도 없어요. 여유가 없었어요.. 이제 들려고요.
물론.. 제가 좋은 회사 가서 200만원 이상씩 벌면 돈 벌릴 일도 없었겠지만..
순간 제가 만약 급하게 돈이 필요하면 난 누구한테 의지도 못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결혼은 생각도 안하고 있고요. 저도 그냥 보통 아이들만큼만 도움받고.. 그러고 싶네요..
50대 분들.. 아빠는 평생 연금 받습니다. 190만원 정도.
그런데 100만원 대주기가 그렇게 힘들까요?
아빠도 술 먹으면 대견하다고 고생 시켜 미안하다고 하는데..
참. 답답합니다.
아빠가 저희를 좋아하고 사랑하는건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금전적인 부분에 관해서 엄격하리만큼 철저하세요..
그게 제 욕심일지는 모르지만 서운하네요 조금은
답변 미리 감사합니다.
제가 엄마도, 가까운 어른이 없어서 어떠한 고견도 듣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