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 칼럼..진정 소름이 돋네요.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13192.html역사교과서 국정화란 무엇인가? 그것은 5년 동안 국정을 위임받은 ‘한시적’인 정부가 한 나라 전체의 역사, 한 나라의 서사를 단 하나의 관점으로 볼 것을 강요하는 일이다. 어떤 선생이 <위대한 개츠비>를 읽는 자신의 관점을 ‘올바르다’고 말하면서 다른 해석은 모두 틀렸다고 강의한다면, 그런 강의는 당장에 없어져야만 한다. 그런 문학 강의는 역설적으로 문학을 죽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역사라는 서사에 대한 관점과 해석과 비평 역시 같다. 역사는 뒤흔들 수 없는 사실과 변화하는 시대정신에 유연하게 열려 있어야 하며, 오직 그럴 때만 역사는 살아있을 수 있다. 하나의 관점으로 해석된 이야기의 강요는 결국 이야기를 죽이는 일이다.
문학이 항상 열린 해석의 자유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1980년대 영문학에서의 ‘정전논쟁’이 보여주듯이, 문학은 ‘가르칠 텍스트와 배제할 텍스트’를 나누는 정치적 입장이 싸우는 전쟁터이기도 하다. ‘무엇을 가르칠 것이냐’의 문제는 언제나 관점과 관념을 장악함으로써 현실을 장악하려는 정치적인 문제다. 문학에서 이 정치적인 싸움은 학자들의 독립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정치적 입장 차이가 불가피한 문제라면, 그 입장이 자유롭게 표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게 결국 학문적 자유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신만이 옳다고 강요하는 순간 민주주의는 사라지며, 그와 더불어 문학도 역사도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