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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식 잘 키웠죠?

콩 심은데 콩났나 조회수 : 3,376
작성일 : 2015-10-16 18:08:51

오늘 우리딸이 다니는 학교에 이렇게 대자보 올린다고 해서 82분들과 같이 보려구요..


올바른 역사책은 없습니다. 올바른 행동이 있을 뿐!

 2015년 10월 12일 정부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안을 행정예고 하면서 국정교과서의 명칭을 이른바 ‘올바른 역사교과서’로 했다고 합니다. 역사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기억되고 기록될 수밖에 없으며, ‘올바르다’는 것 역시 관점에 따라 다르게 정해집니다. 따라서 ‘올바른’ 역사교과서는 국정교과서로는 절대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은 5.16쿠데타를 구국 혁명이라고 명명하는 등, 자기 아버지의 행적을 미화하고 있으며, 여당 김무성 대표는 민중들의 저항의 역사를 자학의 역사라 평가 절하한 바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무엇을 올바르게 보고 있는지는 너무도 뻔한 일인 것입니다. 독재를 미화하고, 민중들의 정당한 저항을 부정하는 것, 그것이 그들의 ‘올바름’입니다.

중고등학생 때 한국의 역사를 배울 때면, ‘아, 왜 항상 이 모양인가.’ 생각했습니다. 한 번도 제대로 승리해본 적이 없는 역사 같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 근현대사를 보고 있으면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일제 치하 35년을 독립운동을 했는데, 독립마저 제 손으로 쟁취하지 못한 역사. 반쪽자리 독립 후에도 친일파를 처벌하지 못했던 나라. 4.19혁명, 부마항쟁, 6월 항쟁 등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위해 끊임없이 싸우던 사람들이 있었으나, 항상 완전한 승리를 민중들의 손에 움켜쥐지 못했던 역사. 속 시원한 승리의 결과가 아니라, 운동의 시원찮은 의의만을 배우던 그 기억. 이런 역사를 통해 제가 배운 것은 어쩌면 절망감이었을지도, 패배감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민중들의 힘이 모여도 무언가를 이뤄내기는 힘들 것이라는 회의적인 생각들 말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한국의 역사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항상 부정에 맞선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고, 사람들의 용기 있는 투쟁이 있었기 때문이고, 그래서 그나마 조금은 나아진 시대에 제가 살고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를 두고 정부와 여당은 자학 사관이라고, 편향된 시각이라고 일컫고 있습니다. 이미 잘못이 있었던 사건을 올바른 것처럼 치장한다고 해서 올바른 역사가 될 수는 없는데 말입니다. 식민지의 기억이 치욕스럽다고 해서 일제를 미화할 수는 없는 일이며, 독재체제로 가득한 역사가 부끄럽다고 해서 독재를 정당화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제가 다시 중고등학교 역사 수업을 듣는 학생이 된다고 해도, 부정에 맞선 역동적인 싸움에서 속 시원히 승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또 다시 안타까워할지언정, 그 부정을 올바르다고 배우고 싶진 않습니다. 당연히 지금 제 동생벌인 아이들에게 그 부정을 올바르다고 배우게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진정 올바른 역사관을 원한다면 과거의 잘못을 있는 그대로 보십시오. 그리고 반성하십시오.

정부는 ‘올바른’ 역사책을 내세우면서 올바르지 않은 일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까지 그래왔듯 잘못된 일에 저항해야 합니다. 잘못된 일을 긍정하는 것이 올바른 게 아니라, 잘못된 일을 바로잡으려는 움직임이 올바른 것임을 도통 모르는 것 같은 그들에게 역시 이제까지 그래왔듯 우리들은 행동으로서 보여줘야 합니다.

당신들의 입맛에 맞는 국정국사교과서 편찬, 당장 그만두십시오!

경제 13  ○○○

IP : 218.52.xxx.60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10.16 6:20 PM (223.33.xxx.53)

    심히 부러운 원글님^^
    어쩜 어른인 저를 이리 부끄럽게하나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 2. 자식덕에 고맙단 인사를 다듣고..
    '15.10.16 6:25 PM (218.52.xxx.60)

    오늘은 '내가 제일 잘 낳다'ㅋㅋ

  • 3. fg
    '15.10.16 6:33 PM (175.113.xxx.180)

    직접 대자보 글을 쓴건가요? 넘 멋집니다. 전 헛산 거 같네요 ^^

  • 4. 지금 대학에서
    '15.10.16 6:41 PM (218.52.xxx.60)

    대학생들이 직접 글을 써서 올리고 있습니다. 물론 사정이 있어 자기가 쓴글을 보내면 다른 사람이 대자보에 써서 붙여주기도 합니다.

  • 5. 우와
    '15.10.16 6:41 PM (59.7.xxx.4)

    반듯하게 잘 키우셨네요.
    저도 아이 낳아서 원글님 아이처럼 정의롭고 바르게 키우고 싶어요!

  • 6.
    '15.10.16 6:42 PM (223.62.xxx.93)

    부럽네요 20주예비맘 울컥했어요 ㅎ

  • 7. 6769
    '15.10.16 7:14 PM (58.235.xxx.47)

    요새 생각없는 학생들 너무 많은데~
    참 바르게 키우셨네요
    맘껏~자랑스러워하셔도 됩니다

  • 8. 날나리 날다
    '15.10.16 7:29 PM (1.224.xxx.227)

    이런 생각을 가진 학생이 있다니 놀랍네요.

  • 9. 소피친구
    '15.10.16 7:41 PM (115.140.xxx.29)

    생각이 바르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잘 펼치네요. 부러워요~

  • 10. 윗글도 좀 봐주세요..
    '15.10.16 7:48 PM (218.52.xxx.60)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2004863&page=2&searchType=&sea...
    일본넘들이 100년뒤에 다시 오겠다는 말 착착 진행하고 있었다는 걸 이제야 알겠어요

  • 11. gks
    '15.10.17 3:24 PM (122.128.xxx.217)

    자랑스런 대학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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