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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몸의 절반이 고민으로 가득 찬,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뭐가 그리 고민이냐고요? 대관절 사람들은 한국 사회에서 산다는 것에 왜 별로 고민이 없을까,가 고민입니다. 그래도 저는 ‘이렇게 사는 건 아닌 것 같은데, 뭐가 문제인지를 잘 모르겠다’는 고민 을 하거든요?
이를 테면 친구들을 만나서 수다를 떨잖아요? 그럼 연예인이랑 정치인 자식들이 놀았더란 얘기, 누구 주식 대박 터진 얘기, 재벌 갑질 얘기, 아몰랑 대통령 씹는 얘기 등등. 맨날 하나 마나 한 신세한탄이니까, 진전이나 답도 없이 시간만 보내는 기분이에요. 차라리 회사 사람들과의 대화는 더 ‘아쌀’한 면이 있어요. 대놓고 속물적으로 자기 이익만 챙기고 사는 못된 사람들 천지거든요. 저희 회사는 만들어진 지 오래된 조직인데요. 회사 사람들이 주기도문 외듯이 하는 소리가 ‘튀면 안돼’, 그리고 ‘뭉개술을 쓰라’는 거예요. 튀면 불이익을 당하기 쉬우니까 입 다물고, 상사가 하기 싫은 프로젝트를 던져주면 ‘네, 네’하면서 슬슬 뭉개래요. 워낙 뭐든 처리 속도가 느려서 그 프로젝트 자체가 사라진다나요. 어차피 월급
은 정해져 있는 데 일을 적게 할수록 ‘개이득’ 아니냐면서요. 그것도 팁이라고, 내 원 참. 저도 참 ‘찌질이’지만, 아무 생각 없이 대세에 편승해서 사는 사람들처럼 살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뭔가 외롭고 공허합니다.
내친 김에 조금 더 들어보실래요? 지난 주말엔 대학 동기 결혼식에 가서 오랜만에 동기들을 만났거든요. 이래봬도 우리가 철학과 동문들인데, 아니 애들 말로는 철학 공부한 게 사는데 베이스를 깔아준 거 같대요. 그런데 하는 얘기는 몇 살에 결혼해야 하고, 신혼 집은 몇 평에서 시작하는 게 좋고, 판교의 땅값이 어떻고, 노후자금 준비는 지금부터 해야 하고 어쩌고 저쩌고. 결론은 이제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갔고, 계층 이동 사다리는 사라졌다면서 우리에겐 탈출의 기회가 없다고 우울한 이야기만 늘어놓더라고요. 그러니까 그 철학 베이스는 어디에 깔아 뭉개고 돈 얘기만 하냐고 차마 묻지는 못했고요. 저까지 그런 답
답한 분위기에 몰입되는 기분이 들어서 피하고만 싶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사람들을 피하다 보면 또 세상과 담을 쌓는 것 같아서 무섭습니다.
TV를 켜도 하루 종일 돈돈돈. 홍석천의 커밍아웃을 결단코 안 받아들이던 사람들이 그가 성공한 CEO가 되니까 칭송하는 것도 섬뜩하게 다가옵니다. 차라리 대놓고 물건을 파는 홈쇼핑이 가장 진실된 거 같아요. 정치적으로 마음에 맞는 사람들을 만나면 좀 나을까 싶어서 정치 토론 카페에도 가입을 해봤어요. 근데 제 눈에는 양쪽 다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 너는 어느 정당을 지지하냐,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고 우리 편이 아니면 적이라면서 저는 박쥐 같은 존재로 어느 쪽에도 끼지 못합니다. 저와 비슷한 고민을 가져서 생각을 나누고 발전시킬 사람도 공간도 만나지 못해서 답답해요. 교수님, 저는 어딜 가면 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나요?
[셜록황 솔루션]
이야, 이런 놀라운 사연을 보내주신 분이 있다니, 저는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에요. 사연 진짜 잘 보내주셨어요. ‘황심소’에서 제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바로 이런 거였거든요. 황심소가 사실은, 바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곳이기를 원했어요, 저는! 이 분이 황심소의 존재 이유가 뭔지, 아주 정확하게 짚어주셨어요. 놀라워요~ 굉장해요~
우선 이 분 사연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어요. 이분의 핵심 고민은 무엇일까요? 간단히 말해서 사람들이 자신의 욕망을 솔직히 드러내지 않고, 비비 꼬아서 엉뚱하게 쓰리쿠션 포쿠션 파이브쿠션으로 아닌 척을 하니까 답답하다는 거예요. 이 분이 지금 주위 분들이 다 돈돈돈 거리고, 그래서 TV 홈쇼핑이 가장 정직하다고 하는 정말 대단한 성찰까지 하신 거예요. TV 홈쇼핑이 뭐예요? 그건 사람의 욕망을 자극하고 충족시키는, 욕망의 최전선이잖아요. 물건을 완판 시키고야 말겠다는 자신들의 욕망을 거침없이 표현하고, 사람들이 거기에 죄책감도 들게 하지 않고요. 그런데 일상 생활에서 사람들이 보이는 욕망은 사실 돈인 것 같은데, 마치 아닌 것처럼 이야기하고. 모든 정치, 사회적 이슈가 알고 보면 돈 얘기인 것 같은데, 국가를 이야기하고, 정의가 어떻고, 복지를, 교육을 이야기 하니까 헷갈려요.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지 않으니까 답답하다는 거예요. 이런 마음을 좀 나누고 싶은데, 사람들은 정작 그 이야기를 하는 것조차 거부하는 것 같으니까 “저만 이상한 건가요? 외로워요”하고, 황심소에 S.O.S를 치신 거죠.
그러니까 우리 사회는 대세가 뭐냐, 그 대세를 따라서 쏠리는 현상이 대단하죠. 하지만 대세와 관계없이 ‘나의 삶을 찾고 싶다’, ‘대세를 따르지 않고 사는 게 너무 힘들다’ 그런 고민이 있는 분들이 찾을 수 있는 곳이 바로 황심소예요. 그래서 황심소에 잘 찾아오셨는데, 이런 거죠. 주변 사람들과 주변 사람들과 문제의식이 어느 정도까지는 공감이 되는데, 그 이상 대화에 진전이 없다.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생기는 고민을 나름대로 돌파할 개선책이나 비법에 대해서 얘기를 좀 해보고 싶다. 한 마디로 ‘좀비 가득한 세상에서 좀비에게 물리지 않고 살아남는 법’을 물어오신 거예요. 지금 대한민국에서 우리가 절망이고, 낙담이고 포기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돌려서 생각해 보면 희망이고 나를 단련하게 해주는 또 다른 기회라는 깨달음을 얻고 싶으신 거예요. 그런데 그 깨달음은 혼자서는 얻을 수가 없어요.
혼자 하면요. 좀비가 떼로 몰려와서 금방 잡아 먹혀요. 좀비한테 물리면 바로 좀비 되는 거예요. 좀비모드라는 게 뭐예요. ‘무기력의 극치에 이르렀다’는 비유예요. 좀비는 살아있긴 하지만 영혼이 없어요. 그래서 우리가 좀비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백신을, 좀비를 인간으로 만드는 치료법을 ‘황심소’라는 게릴라 방송에 담아서 V3무료 백신처럼 뿌리는 거예요. 혹시 보셨어요? 그 영화의 한 장면처럼 “살아남은 자 응답하라! 응답하라! 영혼이 있는 자, 응답하라! 좀비들은 사라져라” 이렇게 끊임없이 전파하고 있는 거예요.
사연주신 분의 마음을 제가 의역해 보자면요. 우리가 각자 가지고 있는 영혼이 약하고, 또 본인이 가지고 있는 영혼의 유지조차 힘들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최소한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요. 적어도 본인이 가지고 있는 영혼을 유지하고, 탄탄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으로 무엇이 있을지 당신이 가진 영혼 양육법은 이런 부분에서 효과가 있을 테니까 이렇게 해보시면 어떨까요, 라고 팁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앞으로 황심소에, 영혼이 있는 사람들의 행동과 없는 인간들의 수작은 어떻게 다른가, 그리고 좀비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나는 이런 비법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 사연을 보내주시면
좋겠어요. 우리 함께, 영혼 있는 자들이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에 대한 가이드북을 만들어보죠.
(참고) 정봉주, 유시민의 정신승리법에서 배우자. 대한민국의 부조리에 맞짱 뜨는 멘탈갑의 자세.
혹시, 당신은 이런 사람은 아니시간요. 호시탐탐 미어캣 모드로 목을 길게 빼고 대세를 살피면서, 어느 쪽이든 내게 디렉션만 달라. 예썰, 하고 바로 그 곳으로 뛰어가겠다, 이런 모드로 살아가고 있지는 아니신가요? 이런 분들을 ‘황크라테스’는 좀비라고 하는군요.
아니, 무슨 그런 심한 말을? 그런데, 그 다음이 놀라와요. 막말을 한 것이 아니라, 좀비와 좀비 아닌 사람을 구분하는 뚜렷한 기준으로 구분을 한다고 하네요. 핵심 구분 포인트는 역시 ‘영혼이 있느냐, 없느냐’래요.
인간을 종이 아니라 하나의 개인으로, 떳떳한 ‘나’로 부를 수 있게 만드는 건 각각의 개성과 특성과 차이를 인정하는 바로 그것, 영혼이죠. 쉽게 말해서 ‘나 꼴린 대로 살 수 있는 자신감’, 그런 거? 영혼이 있는 존재의 특성이지요. 하지만, 영혼이 없는 좀비의 특성은 떼로 몰려다닌다는 거예요. 대세를 따른 다는 것이지요. 헬조선은 누군가 만들어낸 지옥이 아니라 좀비떼가 만든 우리 사회라는 것이지요. 기득권을 가진 그들, 금수저를 갖고 태어났다고 믿는 그들을 미워하거나 그들의 책임을 요구할 것이 아니에요. 그들도 번드러하게 보이지만, 영혼이 없는 좀비라 어떻게 해 줄 수가 없어요. 희망없다는, 미쳐 돌아간다는 이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우리 각자가 좀비떼에 속하지 않는 것이랍니다. 우리 스스로 자신의 영혼을 담보 잡히면서 자발적으로 좀비떼에 속하려 하기때문에 우리가 현재의 헬조선을 만들고 있지요.
아무튼 놀라운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떼로 몰려다니는 것이 가장 좋은 생존법이라 믿습니다. 그렇다 보니, 나도 모르게 좀비가 되지요. 무엇을 얻기 위해 나의 영혼을 저당잡힌 것이 아니라, 나도 모르게 ‘좀비 떼’에 영혼이 흡수되고 말았지요. 좀비떼에 먹히지 않으면서 살고 싶은데, 어떻게 이 나라에서 혼자서도 잘 살 수 있을까요? 외롭게 ‘혼자’가 아니라 자신의 특성을 죽이지 않으면서, 자신의 영혼이 다른 영혼과 함께 서로 어울리면서 서로 인
정하면서 살고 싶거든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황심소’가 그 비법을 알려준다는데, 시즌 2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합시다.
* 팟캐스트 14회 대한민국 사회에서 좀비로 살고 싶지 않아요 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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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펌) 헬조선 대한민국에서 살아남는 방법 모색하기
플래닛 조회수 : 1,655
작성일 : 2015-10-09 21:15:03
IP : 1.240.xxx.23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고민
'15.10.9 9:25 PM (175.113.xxx.180) - 삭제된댓글긴 글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ㅋㅋ 초반은 왠지 비정상회담에 안건으로 내놓으면 될 분위기엿어요
시즌2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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