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티비에서 현미밥이 건강에 좋다, 흰쌀밥 안좋다 그래서 현미밥을 지어먹어봤는데 소화가 안되요 ㅠㅠ
물에 반나절 불려도 안되고 비싸게 주고산 쿠쿠밥솥이 문제가 있는건가 물어도 보고
그나마 조금 효과가 있는 오래 씹어 먹기 외에 어떻게 하면 소화가 잘 되나 찾아보다보니 이런 글도 있네요
긴 글이라서 먼저 출처부터 밝힐께요
가깝고도 먼 한의원이라는 2011년도에 발간된 책인데
저자는 대한한의학회 부회장을 역임한 한의사에요
다 읽고 보니까 문득 서양에서는 현미밥을 먹는지 안먹는지 궁금하네요
현미식은 무조건 좋을까? -《동의보감》과 백미
옛사람들은 쌀을 주식으로 삼으면서 공들여 도정한 쌀을 먹어 왔다. 거무스름한 현미가 뽀얗게 되면서 씨눈이 다 떨어질 때까지 방아를 찧어 이를 옥백미(玉白米)라 했다. 눈처럼 희고 옥처럼 가치 있고 소중하다는 뜻이었으리라. 그러고도 그 쌀을 씻을 때는 소매를 걷어 붙이고 힘껏 문질렀다. 씨눈이 알뜰히 떨어지도록 말이다. 절구에 넣고 찧어서 껍질만 벗겨진 게 현미요, 한참 더 공을 들인 게 정미(精米)요, 백미(白米)다.
오늘날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물은 옛사람의 증험(證驗)을 거치지 않은 거싱 없고, 약초까지도 성질과 효과를 하나하나 밝혀 독약과 이로운 약을 식별해 후세 사람들에게 전해져 왔다.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음식물 중 오래 먹을수록 유익하고 독성이 없는 다섯 가지를 골라 오곡이라 하였으니 보리, 쌀, 조, 콩, 팥을 말한다. 《동의보감》 곡물 편에 "오곡 중에서 인체에 가장 좋은 것이 보리쌀로 보리는 무독(無毒)하며, 기를 돋우고, 내부 기능을 조화하며, 설사를 멈추게 하고, 허약체를 보완하며, 간·심·비·폐·신 오장을 충실케 하며, 오래 먹으면 건강해져서 살결에 윤기가 나며, 열량이 많고 오곡 중 으뜸이 된다. 오래 먹으면 두발이 쉬 희어지지 않고, 중풍이 발생하지 않으며, 가을에 심은 것이 봄에 심은 것보다 좋다"고 했다.
"쌀은 늦게 거둔 것이 제일 좋으며, 일찍 거둔 쌀은 덜 좋다. 즉, 서리가 내린 후에 수확한 쌀이 질이 좋다." "묵은 쌀은 맛은 덜하나 몸에 이롭고 멀겋게 미음을 끓여서 먹으면 장위(腸胃) 등 몸에 좋다. 묵은 쌀이란 1년에서 3년이나 5년까지 된 것을 말한다."
"찹쌀은 많이 먹으면 사람으로 하여금 내열(內熱)을 일으켜 변이 굳어지고, 기혈이 소통되지 않으며, 사지가 무력해지고 풍을 발(發)하니(중풍을 일으키니) 많이 먹으면 안 된다. 오래 먹으면 사람으로 하여금 몸의 탄력을 잃게 한다. 고양이나 개에게 먹이면 사지의 굴신(屈伸)이나 주행력(走行力)이 떨어진다. 근육이 이완되기 때문이다."
"밀은 껍질은 냉(冷)하고 속은 열이 있다"고 했고, "가을에 심어서 여름에 거둔 것은 사계절의 기를 고루 받아서 좋고, 봄에 심어서 여름에 수확한 것은 사계절의 기를 고루 받지 못해 독이 있으며 성질이 냉(冷)하다" 하였다.
역대 의서(醫書) 팔십여 종을 집대성한 《동의보감》에는 곡물이 일백칠 종이 있다고 있는데, 거기엔 멥쌀[粳米]에서 피쌀[稷米]까지 갖가지 쌀의 종류와 용법을 자세히 기술하면서도 단 한 가지 현미란 말은 언급조차 없다. 몰랐기 때문이 아니라 알았기 때문이었으리라.
산새가 산딸기를 먹으면 그 배설물에서 싹이 난다. 씨눈이 소화 흡수가 안 되고 그대로 배설되기 때문이다. 씨눈이 붙어 있는 현미가 씨눈이 떨어져 나간 백미보다 소화와 영양 흡수가 안 됨은 주지의 사실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였듯이 현미 그 자체에 아무리 영양가가 많을지라도 체내에 흡수가 안 되는 한, 영양가는 떨어져도 흡수가 잘되는 백미만 못하다.
현미밥을 한 사발 먹고 소화시키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거니와 다음 식사 때가 지나도록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다. 언젠가 어느 TV에서 현미는 영양가가 많아서 늘 든든하다고 선전한 적이 있으나 실은 그 반대다. 현미가 영양가가 많아서 늘 든든한 게 아니라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물이라서 여간하게 소화력 좋은 위장이 아니고서는 바로 내려가지 않아 가슴이 그들먹한 것이다.
현미밥을 먹을 때엔 백 번 이상 꼭꼭 씹어 삼키라고도 하나, 이 또한 소화가 안 되기에 하는 말이다. 소화 안 되는 음식은 자칫 소화기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고, 또 바쁜 요즈음 백 번씩 씹어 먹기란 그리 쉬운 일도 아니다. 쌀을 현미 상태에서 10분의 1만이라도 도정하면 소화 흡수율이 높아지며 백미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향상된다. 현미의 표면을 싸고 있는 왁스 상태의 물질을 함유한 껍질에 흠집을 냄으로써 소화 흡수에 큰 효과를 내는 것이다.
현미밥을 먹었을 때의 배변량은 백미밥을 먹었을 때의 배변량보다 약 2배가 된다. 이 사실만으로도 현미의 소화율이 불량함을 짐작할 수 있다. 현미밥을 먹은 변을 살펴보면 현미의 표피는 물론 씨눈(배가)까지도 소화 흡수가 안 된 채 그대로 배설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미밥은 한 숟가락마다 백 번 이상 씹어도 표피가 파인 채로 남아 있는 부분이 생겨 내부로 소화액이 스며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현미의 소화 흡수 정도를 실험한 보고서를 보면 4명의 남자에게 1년 동안 현미를 계속 주었는데도 배변량은 여전히 백미 때보다 2배나 되었고, 변을 살펴보니 현미의 표피는 물론 가장 중요한 영양의 보고인 씨눈까지 역시 소화되지 않은 채 배설되어 있었다. 즉 현미밥에 익숙해졌어도 소화 흡수율은 향상되지 않았던 것이다(일본국립영양연구소. 《배아미(胚芽米) 건강법》)
또 씨눈은 영양의 보고(寶庫)인 동시에 독소의 저장고이기도 하다. 모든 종자의 배아는 영양분이 많은 만큼 벌레의 침해를 방어코자 독소도 함께 지니고 있다. 모든 생명체는 어느 것 하나 조물주의 지혜가 담기지 않은 것이 없으니, 태고 때부터 식물이 죽지 않고 번식되어 온 것도 이 씨눈 때문이요, 충해(蟲害)에 멸종되지 않고 생존해 온 것도 이 씨눈 때문이다.
집에서 콩나물을 기르려고 벌레 먹은 콩을 고르다 살펴보면 씨눈을 삥 둘러가며 갉아먹은 흔적이 있을 뿐 씨눈 부분은 건드리지 않았다. 모르고 안 먹은 게 아니라 알고 안 먹은 것이다. 벌레 먹은 팥이나 녹두를 봐도 가운데를 뻥 뚫어 먹을 뿐 씨눈을 파먹은 벌레 자국은 없다. '버러지만도 못 하다' 함은 이를 두고 한 말이 아니었는지.
쌀이 되기까지 벼에 여러 번 농약을 준다. 또 중금속 방사능 등 공해 물질은 현미일수록 많고 백미일수록 적을 것이다. 농약이 없었던 시절에 껍질 째 먹었던 사과나 오이를 이제는 으레 깎아 먹어야 함은 조금이라도 공해 물질에서 탈피하려 함이 아니겠는가. 선천적으로 독기를 지니고 나온 씨눈에 후천적으로 농약에 오염된 게 현미다. 살려고 먹는 주식(主食)이 독식(毒食)이어서야 되겠는가.
건강에 좋다는 말을 듣고 현미밥을 먹다가 중단한 사람이 적지 않다. 현미밥을 먹은 지 1, 2개월 동안은 그런대로 순조롭게 나아가다가 그 이상 계속하면 무기력해지고 빈혈, 비염, 구내염, 시력 감퇴, 천식, 식욕 부진, 심번(心煩: 속이 답답해짐) 등의 증상이 생긴다. 또 현미를 과식하였을 때엔 백미를 과식하였을 때보다 해가 훨씬 크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고 판다곰은 대나무 잎을 먹는다. 영양 가치의 문제보다 그 체질의 적응 여하가 중요한 것이다. 아무리 옷감이 좋아도 몸에 맞아야 의복이라고 하듯 오랫 동안 먹어 우리의 오장육부에 적응된 것이 곧 전통 음식인 것이다. 우리는 예부터 백미를 먹어 왔다. 대대로 백미를 먹어 온 한국인의 장부가 백반에 익숙해진 것은 당연하다. 어쩌다가 밥 대신 떡으로 끼니를 때우노라면 여간 섭섭한 게 아니다. 같은 재료라 해도 떡으로 먹을 때와 빻아서 국수를 만들어서 먹을 때의 맛이 다르고, 같은 밥을 해도 물의 양에 따라 소화가 달라진다. 하물며 공들인 쌀(가공미)과 공들이지 않는 쌀(현미)이 같으랴. 어쩌다 전통을 개고 주식이 바귀어 가는 것도 이상(異常)이려니와 공 안 들인 현미가 공들인 백미보다 값이 더 비싼 것도 괴현상이다.
얼마 전 어느 TV 퀴즈 프로그램에 쌀을 씻을 때 박박 문지르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살살 물을 부어 헹구기만 해야 옳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이는 옛사람들의 실천 방법과 상반되니 두 방법 중 하나는 잘못일 것이다. 배우지 못해 무식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하더라도 모르면서 대중 앞에서 뻔뻔히 오보를 하고도 시정을 못하는 것은 무서운 영향을 일으키는 한심한 작위(作爲)에 불과하다.
신토불이(身土不二)란 말을 흔히들 하지만 음식 역시 전통불이(傳統不二)요, 고금불이(古今不異)한 것이니 대대로 먹어 오던 음식 종류에 따라 지켜온 관습대로 따를 일이다. 전래의 한국 식사법은 뭐니 뭐니 해도 보리밥이나 흰쌀밥에 된장찌개와 김치가 주종이다. 세월이 흘러도 주식과 풍습은 불변한다. 잠깐 사이에 두 번, 세 번 바뀌는 것은 사람들의 알량한 지식에 의한 것뿐이다. 단군 때부터 귀히 여겨온 마늘에 발암 물질이 있으니 먹으면 위험하다고 했다가 2년이 못 되어 항암 성분이 많고 '알리신'이라는 정력소(精力素)가 있으니 먹는 게 좋다고 했다. 언젠가는 한 대학교수가 된장은 발암 물질이 있고 집에서 쑨 메주로 만든 된장은 더 위험하다고 신문에 발표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일본에서 된장엔 항암 성분이 있다고 발표한 지 10여 년이 지난 뒤에야 다시 된장에 항암 성분이 있고 집에서 쑤어서 만든 것이 더 좋다고 발표하는 일이 있었다. 180도의 착각을 범하고도 잘못했다는 발표는 할 줄 모른다.
진실은 오랜 전통과 관습이요, 침묵의 산 증거이니, 누가 새로운 이론을 내세워도 그 논설이 전통에 어긋나는 것이라면 믿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전통이란 고래로 직감력과 본능이 다분한 수많은 옛 사람들이 살아오면서 몇 백 년 혹은 몇 천 년 동안 몸소 체득한 산 경험이다. 어찌 몇 마리의 쥐나 토끼 같은 말 못하는 동물을 이용한 실험이나 본능(력)을 잃은 현대인의 옛 것과 상반된 감상론에 공감이 가랴.
어느 쪽 말이 옳은지 그린지 판단이 잘 안 될 때는 예로부터 모든 사람의 전통이 된 선조들이 남겨준 풍습을 따르는 게 상책이다.
니시마루의 책에 현미와 백미의 가치 차이를 알리는 새와 모이의 실험이 있다. 새에게 백미(白米), 칠분도미(七分搗米), 현미(玄米)를 뿌려 자유롭게 먹도록 했다. 새가 맨 처음 먹은 것은 백미였고, 그 다음 칠분(70%) 도정한 백미를 먹고, 일단 먹기를 멈추더니 사람의 관심을 끌려는 듯한 동작을 보이면서 더 줄 것을 재촉했다. 이를 무시하고 있으니 체념하는 듯 현미를 먹기 시작했지만 중간에 먹다 말고 다음 먹이를 줄 때까지 기다렸다. 현미가 백미보다 영양면에선 우수할지라도 새의 입장에선 맛이나 실익에서 백미가 낫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다.
중국 청대의 식통시인(食通詩人) 원수원(遠隨園)이 쓴 동서(東西) 요리의 명저 《수원식단(隨園食單)》에 "쌀밥은 모든 음식의 기본"이라며 밥을 맛있게 짓는 방법으로 쌀은 백미가 되도록 잘 찧을 것, 쌀을 씻을 때 힘껏 문지를 것, 쌀을 헹군 뜨물이 맑아질 때까지 여러 번 반복해서 씻을 것 등이 쓰여 있다. 예나 지금이나 중국에서도 현미는 먹지 않고, 일본의 한 의학 단체에서는 자연식을 강조하면서도 현미만은 먹지 않도록 하고 있다.
중국 출신의 한의학자 장명징은 《음식에 의한 건강법》이란 저서에서 "현미는 냉성(冷性)이며 몸이 냉하거나 추위를 잘 타는 사람에겐 부적합한 먹거리다. 추운 지방에서 현미를 먹으면 한랭 기후에 현미의 냉성이 보태져 몸이 찬 사람은 더욱 냉해지므로 질병의 회복이 더디다"고 말하고 있다.
현미를 안 먹으면 각기병에 걸린다고 말한 학자가 있었다. 각기병이란 비타민 B1 부족으로 생기고 현미엔 비타민 B1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라 했다. 그러나 도정한 흰쌀밥을 즐겨 먹은 사람들이라고 해서 각기병이 많았던 것도 아니요, 도정한 흰쌀밥일지라도 다소의 비타민 B1은 남아 있으니 흰쌀밥이나마 안 먹고 사는 구미인보다는 그래도 나은 셈이 아니랴.
밥과 함께 먹는 콩, 감자, 두부, 깨, 굴, 계란, 돼지고기, 간, 뱀장어 등의 반찬거리 속엔 비타민 B1이 많이 들어 있고 호밀 속엔 비타민 B1이 현미보다 많이 들어 있다. 밥은 많이 먹고 반찬 양은 적었던 옛날과 달리 다양한 반찬을 싱겁게 만들어 많이 먹는 요즈음의 식생활을 보면 밥이 부식이요, 반찬이 주식이 된 셈이다. 현미밥을 안 먹어서 비타민 B1이 부족하거나 각기병이 될 까닭은 없다.
현재까지 밝혀진 각기병의 주원인은 인스턴트 식품이나 당분의 과잉, 칼슘의 부족, 때론 알코올의 과음, 운동의 부족 또는 과다, 영양실조에서 많이 온다. 아무리 영양분이 풍부해도 균형이 맞지 않으면 영양실조가 된다. 실조는 여러 가지 영양소 중 한 가지가 부족해도 걸리지만, 한 가지가 많아 균형을 잃어도 증상을 일으킨다. 실조를 일으키는 음식물은 굽거나 삶는 등, 불에 익혀 자연 성분의 일부가 감소 또는 파괴된 것이며 인스턴트 식품의 다식(多食), 가공 청량음료수의 다음(多飮) 등도 이를 유발한다. 당분을 ㅁ낳이 먹으면 이를 에너지로 바꾸기 위해 비타민 B1을 소비하므로 당분을 많이 먹어도 비타민 B1 부족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동의보감》에 "다리가 붓는 것은 습각기(濕脚氣), 붓지 않는 것은 건각기(乾脚氣)로 각기병이란 실은 수분 대사가 안 되는 때문이요, 남방 지역의 습기 많은 곳에서 사는 사람에게 잘 걸리고 다리에 기가 정체된 병이니 마땅히 통기(通氣)시키는 약을 써서 기로 하여금 옹체(雍滯)하지 않게 하라"고 하였다.
한솥밥을 먹는 같은 식구라도 누구는 걸리고 누구는 안 걸리는 것이요, 먹는 음식의 질보다 먹고 소화시키는 내부의 기능 이상이나 생활 환경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쌀을 주식으로 먹어도 바다로 둘러싸이고 대륙과 동떨어진 다습(多濕)한 지역에서 사는 일본 사람들에게 많이 있었다.
사람의 치아는 송곳니와 어금니가 있어 잡식성임을 말해 준다. 또 장의 길이는 초식 동물과 육식 동물의 중간쯤 된다. 동양인은 채소를 많이 먹고 고기를 적게 먹어 육식을 많이 하는 서양인에 비해 7:6의 비로 장이 길다.
장에는 많은 종류의 박테리아가 있어 어떤 것은 비타민을 합성하고 소화 흡수를 돕거나 병원균의 감염을 막거나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박테리아의 균형이 깨진 토양에서는 원만한 농산물이 생산될 수 없듯이 대변의 반을 차지하는 장내의 박테리아도 조화가 깨지면서 병의 발단이 된다. 음식물의 영향을 받는 박테리아의 무리들은 음식이 바뀌면 그 구성도 바뀐다. 오랫동안 먹어 온 백미밥을 현미밥으로 바꾸면 이제까지의 박테리아의 구성 조화가 깨지고 이를 새롭게 형성하기 위해 혼란을 일으킨다. 장의 기도 작용을 바꾸느라 애를 쓴다. 따라서 속이 편할 리가 없다.
훈자 지방, 코카서스의 알라이안, 에콰도르의 빌카밤바 등 장수촌 사람들은 모두가 전통적인 단순한 식생활을 지키는 게 공통적인 특징이다. 유렵의 건강촌도 거의 모두 옛날부터 익숙한 음식을 먹으며 장수하고 있다. 학술적으로 규명은 안 됐을지라도 이들은 '의(醫)와 식(食)이 동원(同源)'임을 몸소 체득하고, 해가 바뀌어도 해가 뜨고 지는 방향은 달라지지 않는 것처럼 예부터 먹어 온 음식을 시대가 달라진 오늘도 되풀이해 먹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