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둘이 처음 만나게 되었어요.
둘다 이혼상태이고 저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이지만 사회적 지위가 있어서
조심스럽게 대했습니다.
처음 만나서 식사를 하고 2차로 자기 집으로 가자고 하더군요.
장난인줄 알았어요. 전혀 그런 뉘앙스 몰랐구요.
소주 다섯병을 마셨는데 이야기하다, 음악을 듣다.. 차츰차츰 저에게 키스를 시도하더라구요.
저도 싫지 않아서 응해주었고요. 그렇게 여섯 시간을 같이 있었습니다.
저와 섹스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건 들어주지 않았어요.
구체적인 얘기를 들었습니다. 나를 좋아한다고.. 미래를 생각하는 이야기도.
(이건 과히 믿지 않지만 놀랬어요.)
단둘이 만난 첫날 그러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되어서요.
다음 날, 그는 잘 잤냐고 다정하게 문자를 넣어주었지만
손을 잡은 이후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해요.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다면... 하길래 저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며
네.. 저는 괜찮아요. 하고 시치미를 떼고 있는 상태예요.
그 날 일이 전혀 기억이 안나는지, 아니면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지만
제 반응을 떠보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고 그냥 계속 아무렇지도 않게, 괜찮아요.. 이러고 있어요.
본인이 실수한 건지 후회하고 있을까봐.
전해 기대를 안한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라 참 조심스러운데
키스를 한 상태가 되고보니 제 마음이 참 그러네요.
어떻게 하는 게 좋은 건지.
술 마시고 이렇게까지 하는 사람들이 많은가요?
술 마시고 한 행동은 잊어주는 게 맞는 건가요?
(물론 아주 기분이 나빴다면 따지고 다시는 안만나고 하겠지만 감싸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