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선후배 모임이 있었는데 대치동 사는 엄마입장도 있고 또 대치동 사는 아빠입장도 있었어요.
자연스럽게 교육 얘기로 돌아가면서 대치동에 살면 정말 애들 공부에 좋냐...아이들이 공부 잘하냐...이런 쪽으로 얘기가 나왔어요. 엄마 아빠들은 다 똑똑한데...얘들만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인서울이 목표라는 점은 같았고.
한 명은 작년에 인서울이 안되어 종로학원 다니며 재수하는데...재수 시작하자마자 그 날로 중형차 한 대 값이 바로 나갔다며 올해도 또 안되면 자긴 정말 미칠것 같다는 한 아빠의 하소연이 있었습니다. 대치동에 살면서 재수까지 했는데 인서울이 목표라는 것도 의아한데...자기는 정말 이 동네 정이 안간다며. 삶의 질은 팍 떨어진다고.
이 선배는 엄마들이 자식들의 실패를 기다려주지를 못하는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넘어지고 실패하고 자기가 길을 찾는게 당연한건데...엄마들은 그걸 시간낭비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비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는 거죠.
학원 스케줄을 짜서 돌리면 잘 따라는 주지만 스스로 공부의 동기를 찾지 못하는 애들이 많고 나중에 커서 뭐서 되고 싶고 본인이 정말 원하는 미래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거예요. 모든 결승선이 입시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라는거죠.
남자들은 다 동의하는 부분이였고...여자들은 이래서 아빠들은 교육에서 빠져야 된다고...꿈 꾸냐 하더군요.
한 명은 아내가 돼지엄마라고 합니다. 아이들이 중학교 막 들어갔다고. 그 아빠 말로는 엄마들끼리 모이면 시너지가 있다고 하더군요. 서로 이거해야 된다 저거 해야 된다 보태다 보면 할게 점점 많아진다고. 둘 다 주거로는 만족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반면 엄마들 입장은 그래도 대치동에 사니까 인서울 바라보는거라며 여기 안 살았으면 인서울도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 동안 쓴 돈중에 제일 아까운게 아이들 수학과외비라는 아빠의 말에 결과론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합니다.
부쩍 외지인들이 많이 유입되는데...다른 지역에서 좀 한다 하면 부모가 무리해서라도 옮겨오는 식인데 일이년만 있어보면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 판가름이 나기 때문에 다시 이사를 나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전적으로 주관적이고 일부분의 얘기지만...특목고를 나와서도 성적이 별로인 이유도 선발 방식 자체가 공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모임의 연령대가 다양해서 긴 세월 아이들의 성적이며 입시에 대한 이야기를 줄곧 들어오는데...
공부를 뛰어나게 잘한다던 아이가 비슷하지도 않은 학교에 진학하고...그 친구는 한동안 모임에도 안나옵니다.
입시가 뭔지 이젠 선후배 모임에서도 남자고 여자고 모이면 애들 공부 얘기 뿐이니...참 학부모 간담회도 아니고 애 엄마지만 관심 없는 저는 무료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