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작고 가냘픈 길냥이가 있어요-
성묘로 보이기는 한데 못 먹어 그런지 수척해요-
어쩌다 한 번 씩 보는데 매번 줄만한 것이 없어 지나치다, 그 날은 집에서 먹으려 포장해온 만두가 있었어요-
사람을 겁내긴 하지만 손을 내미니 다가오더라구요-
그래서 만두를 쪼개어 줬는데 먹지를 않아요-
또 그냥 지나치기엔 마음이 아파서
아가야, 조금만 기다려 줄래, 언니가 저 앞 슈퍼에서 참치캔 사다 줄게-
라고 말하고 슈퍼로 발길을 돌리니 그걸 알아들은 건지 졸래졸래 따라오는 거예요-
따라오다 다리에 몸을 부비고, 그래서 만져주니 벌러덩 누워버리고-
어찌나 예쁘던지, 작년과 올해 15년 이상 함께 했던 반려견을 잃고 아팠던 터라 반면 애잔했어요-
그렇게 어찌어찌 슈퍼에서 참치캔을 사가지고 사람들 별로 없는 자리로 데리고 가서 참치캔을 여는데
그 동안에 그 슈렉의 장화신은 고양이처럼 서서 빨리 달라고 냥냥 재촉까지 해요-
먹는 모습 지켜보다 편히 하라고 슬그머니 집으로 돌아왔는데 자꾸 눈에서 아른거리네요-
참, 다름 아니라, 제가 고양이와 생활해 본 적이 없어서요-
고양이들은 길냥이라도 먹을 걸 많이 가리나요?
물론 만두에는 양파나 파 이런 것들이 섞여서 해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어요-
참치캔도 기름기와 염분 때문에 좋지 않다고 얼마 전에 자게에서 읽은 것 같아요-
먹일 만한 게 뭐 있을까 고민해봤는데 참치캔 만한 게 없어서 몇 개 묶음을 사서 가방에 하나 넣어두고 다니고 있거든요-
고양이들 먹는 사료캔 사주면 좋겠지만 이젠 동물병원을 들를 일이 없어서 쉬이 움직여지지가 않네요-
가끔 이렇게 참치캔 주는 건 괜찮겠죠?
예쁜 아이 건강 더 해치는 건 아닌가 염려돼서요-